금융 부문 올해의 CEO
[2024 올해의 CEO] KB금융지주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금융업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주가가 2024년 한 해 동안 70% 이상 뛰었다. 10월 25일에는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초 17위였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34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10위권까지 올라섰다. KB금융의 질주를 이끈 것은 양종희 회장의 리더십이었다.양 회장은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 서초역지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은행원으로서 기본 역량을 갖췄다는 얘기다. 이후 KB금융지주가 설립되면서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지주 전략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맡았다. 통상 은행 내에서 전략, 재무, 인사 조직을 거치고 행장이 되던 관례를 비춰본다면 양 회장은 일찌감치 더 큰 조직인 금융지주에서 이 같은 요직을 역임했던 것이다.
2023년 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양 회장은 상생 금융과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상생 금융의 일환으로 2024년 8월 서울시와 손잡고 소상공인의 출산·양육 지원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소상공인은 직장인과 달리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라는 개념이 없어 출산과 육아가 바로 생계활동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출생 대책에서 소외됐던 소상공인을 위한 최초의 ‘민관 공동 맞춤형 저출생 정책’을 시작한 것이다.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지원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양 회장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4년 1분기에는 업계 최초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했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배당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연간 배당금액 총액 1.2조원 수준을 최소한 유지 또는 확대를 원칙으로 운영한다. 배당성향은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아가는 식이다.
탄력적인 자기주식 매입·소각 효과로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이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이룰 수 있게 된다.
KB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 최초로 도입하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은 다양한 AI모델을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이터 관리 및 활용 인프라로 전 계열사의 효과적인 생성형 AI 비즈니스 적용을 위해 설계됐다.
고령화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에 따라 KB금융은 실버타운,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 등 요양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는 기존 보험사들이 제공하지 못한 프리미엄 시니어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그룹사 중 은행과 비은행 사업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균형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양 회장은 “계열사들의 의미 있는 성과를 통해 넘버원 금융 플랫폼에 한발짝 다가섰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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