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니 인스타그램/@jennieruby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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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젊은층을 중심으로 ‘어글리 슈즈’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편안함에 중점을 둔 투박한 디자인이 특징인 이 신발은 내년에도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지난 10월 “과거 촌스럽게 여겨졌던 신발이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또한 “편안한 신발은 유명인 스타일리스트들의 비밀무기”라며 어글리 슈즈의 유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 추세는 주요 신발 브랜드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투자 매체 디스이즈머니는 독일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이 지난 9월 기준 연간 매출이 15억 파운드(약 2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난 1억 5,9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에 달했다. 또 지난해 10월 신규 주식 공모 이후 주가는 65% 가까이 상승했다.

영국 자산관리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자금·마케팅 책임자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Z세대 소비자들 덕에 버켄스탁의 인기가 높아졌다”며 이 추세는 사라질 조짐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버켄스탁의 성공에는 유명인의 영향도 컸다. 영화 바비에서 마고 로비가 착용한 스웨이드 ‘보스턴’ 샌들은 브랜드의 대표 제품으로 떠오르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후 켄달 제너와 케이티 홈즈 등 유명인의 착용 사진이 공개되면서 대중의 수요는 더욱 높아졌다.
사진=켄달 제너 인스타그램/@kendalljenner
사진=켄달 제너 인스타그램/@kendalljenner
금융 매체 배런스는 “패션 시장에서 디자인보다는 편안함과 실용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관련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호카와 어그를 소유한 데커스 아웃도어는 올해 주가가 약 86% 급등했으며, 스위스에 본사를 둔 온러닝(온홀딩)의 주가는 109% 상승했다.

리테일 컨설팅 회사 A Line Partners의 CEO 가브리엘라 산타니엘로는 “과거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점유율을 독점했으나, 이제는 다수의 브랜드가 시장을 공유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소비자 취향 변화를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 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지난 9월 미국 10대 1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대 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어글리 슈즈 브랜드들이 상위 10위 안에 과반수 포함되었다. 어그(5위), 온러닝(7위), 크록스(8위), 호카(9위), 헤이두드(10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이키가 여전히 선호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나이키 신발의 마인드셰어(고객 점유율)는 2023년 61%에서 2024년 봄 59%로, 현재 57%로 하락했다. 특히 10대 여성 사이에서 두드러진 하락세(-8%P)를 보였다.

이러한 소비자의 취향 변화와 경쟁 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나이키의 점유율 손실은 뉴발란스(+4%P 상승), 아디다스(+2%P), 버켄스탁(+1%P)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못생긴 신발’은 Z세대를 넘어 전 연령대로 확산하며,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배런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신발 브랜드들이 패션 산업의 선두에 서고 있다”며 이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