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통해 첨단 서비스로 재탄생
세계시장서 뒤처지지 않게 지원 확대해야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국토교통부는 지난 연말 2023년도 기준 공간정보산업 성장률을 발표했다. 공간정보산업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간정보산업은 공간정보를 생산·관리·가공·유통·활용하거나 다른 정보, 기술과 융합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지리정보시스템이나 전자지도, 글로벌 위치 추적, 위치기반 서비스, 더 나아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도 그 기반은 공간정보산업이다. 즉 공간정보산업은 다른 정보와 산업이 융복합함으로써 무엇인가로 재탄생하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공간정보산업의 여러 분야 중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속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은 지적 기반에 실시간 데이터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차가 도로 위에 많은지, 사고가 났는지 등을 예측할 수 있어 정확성과 편리성을 도모함으로써 우리 실생활에 매우 유익한 필수품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공간정보산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외에도 공간정보산업이 만들어낸 상품이나 연구 결과는 매우 많다.

정부는 그동안 공간정보산업 육성을 위해 과거 대한지적공사의 사명을 2015년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 바꿨다. 공사는 기본 업무인 지적 업무를 비롯해 공간정보산업 발전에 대한 연구·개발·교육을 통한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에는 공간정보산업진흥법에 근거해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이 세워졌다. 공간정보산업을 차세대 성장 기반으로 진흥·육성하기 위해 국토부에 의해 설립된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국가가 보유한 공간정보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간정보산업의 민간 영역 지원과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간정보산업 사업체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부가 2023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사업체 수는 2013년 4490개에서 2023년 5955개로 증가했고 매출액도 2013년 6조4573억원에서 2023년 11조78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종사자 수도 2013년에는 4만8644명이었으나 2023년 7만4858명으로 늘었다.

공간정보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박건수 국토정보정책관은 디지털트윈의 핵심 요소인 공간정보는 국토의 지능적 관리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핵심 기반으로 이제는 관련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고 활성화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공간정보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이대섭 국토정보정책과장은 공간정보와 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한다. 국토부 국토정보정책실의 모든 직원이 공간정보산업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지금 이 정도라도 발전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정부는 미래를 위해 공간정보산업이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얼마 전 LX 어명소 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경영 위기 상태라는 소식을 듣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LX는 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이 월급을 삭감하거나 일부 반납하는 등 위기 경영을 하고 있다. 공간정보는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구조로 바뀌어야 육성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점점 더 고급화, 첨단화, 기능화할 것이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산업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발전할 것이다. 기술은 하루아침에 변화한다. 즉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 주도의 공간정보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간 영역에서도 공간정보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을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다른 나라에 기술이 뒤처질 수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