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9살 의사가 주식 투자에 성공한 방법
20대 의사 달물결의 미국 주식 투자
문성민 지음│한국경제신문│2만원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중 현재 N잡을 하고 있는 비율은 34.1%, N잡을 경험해본 비율은 56.1%라고 한다. 회사만 다니기에는 불안한 현실, 수많은 2030들이 부업을 하고 있거나 찾고 있는 셈이다. 흔히 고소득 기술직이라는 의사라면 다를까.

저자는 의사인 자신도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직업적 안정성 이면에는 고된 노동에 따른 시간 부족과 삶의 질 저하, 불안정한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의사라는 직업의 한계를 넘어 자신의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설계하고자 미국 주식 투자로 눈을 돌렸다.

책은 투자법에 앞서 ‘마인드 관리’를 강조한다. 주식 투자에 대한 저자의 첫 번째 원칙은 ‘마음 편한 투자’다. 돈을 잃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마음 편히 투자를 할까. 뜻밖에도 저자는 ‘스토아철학’에서 그 답을 찾았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으며 이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시경제는 예측할 수 없다. 주식시장이 언제 반등하고 하락할지, 경기가 언제 호황을 맞거나 침체될지 그 시점은 대가라 불리는 사람들도 알지 못한다. 반면 산업 업황의 성장 가능성이나 기업의 내재가치 등은 분석할 수 있고 아는 만큼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재정 상태, 투자 습관 등은 관리 가능한 영역에 있으므로 통제해야 한다.

책은 당연히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다룬다. 투자를 위한 S급 정보는 어떻게 찾는지, 차트나 다양한 매매 기법들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기업의 재무제표는 어떤 것만 확인하면 되는지 등 주식을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정보들이 알차게 소개되어 있다. ‘의사 국가고시를 치기 전까지도 금융 강의와 부동산 경매 공부를 하러 다녔다’는 저자는 자신이 투자를 위해 공부한 많은 지식을 이 책에 꼼꼼히 담았다.

후반부에서는 미국 ETF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기업 하나하나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자영업자를 위해 이 책을 썼고 그들에게 ETF 투자는 좋은 전략이라고 말한다. 왜 미국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지, 좋은 ETF의 조건은 무엇인지, 내게 맞는 ETF는 어떻게 찾는지 등을 안다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수익을 얻으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20대 의사 달물결의 미국 주식 투자’가 다른 투자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책이 전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인 ‘시간의 가치’를 알려준다는데 있다. “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기 위해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고 고백한 저자는 주식 공부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모든 분야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고 자기가 잘 아는 분야, 친숙한 분야 위주로 공부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이라는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산업, 모든 영역을 다 공부하려 하지 말고 몇 가지 산업, 몇 개의 기업만 이해하는 것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에게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시간이다. US의 한 기사에서는 25세에서 35세까지 매달 200달러를 투자한 잭과 35세에서 65세까지 매달 200달러를 투자한 질이 65세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한 적이 있다. 질은 더 오래 투자했음에도 더 먼저 투자를 시작한 잭의 수익금을 단 한순간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투자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더 일찍 시작하고 더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가감 없이 밝히며 독자에게 투자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윤효진 기획편집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