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기대 이하에 중국 매출 11.1% 감소
"AI 승인 위해 중국 규제 당국과 협력 중"
바이두, 텐센트 협력 가능성도

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한 팀쿡 애플 CEO./연합뉴스
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한 팀쿡 애플 CEO./연합뉴스
애플이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매출을 냈다. 다만 주력 제품인 아이폰과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 매출이 감소했다.

애플은 4분기 매출 1243억달러와 주당순이익(EPS) 2.4달러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매출 1241억2000만달러, EPS 2.35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691억4000만 달러로, 1년 전(697억 달러)보다 줄었고 예상치(71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분기는 아이폰16 판매가 처음으로 반영되고 최대 쇼핑 대목인 연말 연휴가 포함된 기간이었음에도 매출이 1% 감소한 것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자 애플에게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 매출은 11% 급감한 185억달러로 나타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중국에서 출시되지 않아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아이폰은 중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AI 기능을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팀쿡은 경제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6을 출시했으며,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해 AI 기능을 탑재해오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현재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팀쿡은 "애플 애플리전스를 중국 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협력 중"이라며 "언제 도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일정은 없다(no timeline)"고 밝혔다.
애플이 중국에서 규제에 막혀 AI 기능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화웨이, 아너, 오포 등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기 위해 현지 협력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또 이미 바이두, 텐센트 등 여러 중국 AI 기업들과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애플은 향후 몇 달 안에 저가인 SE 모델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올가을에는 역대 가장 얇은 모델인 아이폰17 에어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는 동안 PC와 태블릿, 소프트웨어 매출은 급증했다. 4분기 맥 매출은 15% 급증한 89억8000만달러로 2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이패드 매출도 15% 증가한 8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 맥과 아이패드 신제품을 출시한 덕분에 이처럼 성장세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앱스토어와 애플 뮤직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 매출은 14% 성장한 26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애플은 애플TV+, 아이클라우드, 앱스토어 등을 통한 서비스 구독 건수가 10억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