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아침마다 차량에 부착된 ‘주차위반 강력 스티커’를 떼느라 곤혹을 겪고 있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총 2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리사무소에 주차비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밤 10시가 넘으면 주차 공간이 부족해 경차 전용 구역이나 이중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주차공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며 “가구당 차량 수를 제한하는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신축 단지는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2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2월 17일, 한 아파트 단지는 주차 공간 부족을 해결하고 불필요한 차량 등록을 방지하기 위해 3대 이상 차량 보유 세대에 대한 주차료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입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적정한 조치인가, 과도한 부담인가
관리사무소 측은 △협소한 주차공간 해소 △차량 등록 제한을 통한 주차 공간 확보 △편법적 차량 등록 방지를 위해 해당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부 세대가 다수의 주차 공간을 점유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평성을 고려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차는 기본권? “필요한 가구도 있다”해당 조치는 커뮤니티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입주민들은 주차료 인상이 과도하다는 입장이고, 반면 가구당 차량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B씨는 “주차 공간 부족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3대째부터 1대당 20만 원 추가는 너무 급격하다”며 “공용 주차타워 확충 같은 대안을 먼저 검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가구당 3대 이상 차량 보유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입주민은 “주차 공간은 한정된 공공재이며, 특정 가구가 다수를 점유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주차료 인상보다는 차량 수 제한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차 갈등, 해결책은?주차 문제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전국 아파트 단지의 세대당 평균 주차 대수는 1.05대에 불과하며, 자동차 보유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입주한 아파트의 주차공간도 세대당 평균 1.23대에 그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차량이 없는 세입자들이 월 주차권을 외부에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외부 차량 유입을 반대하는 반면, 주차권을 구매한 외부인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권리를 주장하며 갈등을 빚는다.
법적 기준도 모호하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주차 금지구역에 차량을 주차하면 경찰관이나 시·군 공무원이 이동을 명령할 수 있지만,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은 사유지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경찰이 강제로 차량을 견인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결국, 주차 문제 해결은 공동주택 관리 주체인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규약에 따르고 있으나, 강제력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간의 원활한 협의와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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