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투자심리, 중기적 하락세 진입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지표 중에서 실물지표들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인데 소비자심리지수, 경제낙관지수와 같은 서베이 지표들은 예상을 하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실물지표와는 달리 심리 또는 서베이 지표는 설문 항목에 미래에 대한 전망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전개될 경제 방향의 예측에 유용하다.

그러나 경제 심리지표들은 주식시장의 성과에 크게 영향을 받기에 펀더멘털과는 괴리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상황이 그러한데 지난 3개월간 주식시장이 횡보 또는 조정장세를 보이자 심리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
[표1]은 미국의 개인 투자자심리(긍정적-부정적) 주간 서베이 지표이다. 지난 3월 12일 발표된 최신 조사에서는 향후 주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19%, 부정적 전망이 59%를 기록하여 부정적 전망이 40% 더 많았다.
이는 2022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정적인 전망으로 역발상 관점에서 본다면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 매우 좋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추세가 안정적이어서 중기적 관점에서 참조할 수 있는 투자심리 52주 이동평균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52주 지표는 작년 10월에 2000년대 초반 이래 최고점을 찍고 하락 중이다. 즉 단기적으로는 좋은 투자 기회일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이제 막 과열된 심리가 해소되는 상황으로 투자위험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표2]는 전년 동월 대비 주식신용투자 증가율(3개월 이동평균)이다. 신용투자는 개인 투자자심리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인데 그동안 상승하던 지표는 올해 2월 하락하기 시작했다. 신용투자 금액 역시 올해 1월 사상 최고치에 이른 후 2월부터 하락전환되었다.
신용투자 증가율은 보통 30% 이상이면 과열이고 30% 이상에서 하락전환하면 주식시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신용투자 증가율 월간 단위로는 작년 11월 34%로 고점을 찍었으나 보다 안정적 추세를 보이는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는 올해 2월 하락전환된 상황이다.

투자심리 지표가 고점에서 하락하는 경우 주가도 같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주가 하락은 소비와 투자 같은 경제 심리지표에 영향을 미쳐 결국에는 실물지표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였다.

현재는 미국 경제의 심리지표 둔화까지 이어진 상황이며 실물지표로의 전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단기 투자심리가 극단적 저점에 있으므로 저점 반등이 가능할 수는 있으나 중기적 심리지표는 부정적으로 추세적 주가 상승세로의 복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