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 뛰어넘어
HBM 분기 매출 10억 달러 돌파

"반도체 봄 오나" 풍향계 마이크론, 올해 사상 최대 매출 예상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기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 4700억원)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다음 분기에 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1분기(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80억5300만달러(약 11조82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79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7억73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세 배로 급증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 전망치를 86억9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84억8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EPS 가이던스는 1.47~1.67달러로 예상치인 1.79달러를 하회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에 AI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강한 수요가 데이터센터 D램 매출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및 PC용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회계연도 3분기에는 데이터센터 및 소비자 시장 모두에서 D램과 낸드 수요가 증가해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HBM 생산량에 대한 매출 계약은 이미 끝났다"라며 "2026년 생산분에 대한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적 발표를 앞두고 UBS는 마이크론의 D램 및 낸드 메모리 칩에 대한 "개선된 가격 전망"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125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낸드플래시 감산 기조는 이어갈 전망이다. 메흐로트라 CEO는 "낸드 감산을 지속할 것"이라며 "회계연도 2025년 투자는 140억달러(약 20조5600억원)를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