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계정 공유를 가입자 본인과 동일가구 구성원에게만 허용한다는 공지를 냈다.
가족이어도 사는 곳이 다르면 공유를 금지한 조치다.
이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당초 웨이브와의 합병을 통한 거대 토종 OTT 출범에 기대를 걸었지만 지지부진하자 고육책을 꺼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OTT 사업의 본질인 콘텐츠 경쟁력 부분에서 세계 1위인 넷플릭스 정책을 그대로 시행했다가 낭패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티빙 구독자 A 씨는 “최근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2, 폭싹속았수다 등 차별화된 대작 콘텐츠를 선보여 구독자를 끌어오고 있는데 프로야구와 예능 외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는 티빙이 넷플릭스 정책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연간 회원권 구독 기간인 만료되면 티빙을 다시 찾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바인딩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신선한 콘텐츠를 공급해줘야 한다.
최근 큰 비용을 투자한 별들에게물어봐나 감자연구소 등 주력 드라마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CJ ENM 상황을 볼 때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티빙의 정책 변화가 악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4월 공개를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역시 전공의에 대한 싸늘한 시선 때문에 흥행을 장담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된다.
한편 티빙의 정책 변화를 접한 사람들은 “누가 티빙을 공유 없이 보려나”, “넷플릭스 전략대로 되는 듯, 경쟁자들이 공유금지 따라하면 사람들이 하나만 남기고 다 해지하겠지 남기는 하나는 넷플릭스일 것이고” “솔직히 요즘 예능, 드라마, 영화, 스포츠 1-2시간 있다가 유튜브에 하이라이트 편집 올라오고 요약본 올라오는데 괘씸해서 기존 구독자들은 떠날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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