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탄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69)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열린 ‘제 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81.2%의 찬성률로 의결했다. 함 회장은 2028년 3월까지 지주 회장직을 이어가게 됐다.

연임이 확정된 뒤 함 회장은 “손님과 주주들로부터 중차대한 소임을 부여받았다”며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함 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주주환원 확대, 비은행 수익성 강화,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등이다.

지난달 27일 하나금융 유튜브에 깜짝 등장한 함 회장은 그룹의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 내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16%(2024년 말 기준) 수준에 그친다. 다른 금융 지주사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30~40%인 점을 고려하면 한참 뒤떨어진 상태다.
주주환원도 확대한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주환원율을 지난해 38%에서 2027년 50%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하나금융은 이날 함 회장에 대해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2015년 이후 그룹 주요 경영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최고경영자(CEO)로 그룹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비은행 수익성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서울은행에 텔러(창구 전담 직원)로 입행해 그룹의 수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면서 전국 영업실적 1위를 달성했고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아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쳐 202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올랐다.

회장 취임 첫해인 2022년 그룹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고 2024년 또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인 3조738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