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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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전역한 A 씨는 통장이 총 두 개가 있다. 10대 때부터 썼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2022년 말 입대할 때 만든 KB국민은행 통장이다. 전역 후 A 씨는 여전히 카카오뱅크를 주로 이용하지만 목돈은 국민은행에 맡겨둔다. “금요일에 입대하고 월요일에 바로 장병내일준비적금을 들었다. 이자율 높고 비과세인 데다 만기 시 매칭지원금까지 추가돼 전역하면 약 1300만원 상당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대부분 가입했다.”

군인 전용 체크카드인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앞으로 8년간 매년 약 20만 명의 군 입대자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은행들이 지난해 말까지 발급한 나라사랑카드는 약 575만 장이다(군인공제회).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은행이 단독 사업자(1기)로 선정돼 321만5000장의 카드를 발급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하는 2기는 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운영한다. 지난해 말까지 254만7000장을 발급했다.
장병 월급도 크게 뛰면서 사업의 수익성도 한층 높아졌다. 올해부터 이등병의 월급이 72만원에서 86만원으로 올랐다. 일병은 80만원→96만원, 상병은 100만원→120만원, 병장은 125만원→150만원을 받는다(국방부). 지난해와 비교할 때 14만~25만원 정도 늘어난 만큼 은행들도 상당액의 예금 확보가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는 군인공제회C&C는 기존보다 한 곳 늘어난 3개 은행을 선정하기로 했다. 3월 19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나라사랑카드 금융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내용을 공고했다. 3월 27일 사업설명회를 열고 4월 24일부터 5일간 제안서를 받는다. 이후 이틀간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3기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계약 종료 전 국방부와 병무청 정책에 따라 최대 3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8년 동안 운영할 수 있다.
“20만 군심 잡아라” 나라사랑카드 은행 각축전
경험이 있는 3개 은행은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현 사업자인 기업은행은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장병내일준비적금의 금리를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8.0%로 제시했다. 기업은행은 2기 사업권을 따냈지만 국민은행과 비교해 카드 발급이 훨씬 적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라는 확실한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2019년부터 2024년 7월까지 나라사랑카드 발급 규모는 국민은행 134만8666장, 기업은행 59만3454장이다(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

재탈환을 노리는 신한은행도 올해 1월 같은 상품의 금리를 연 8.0%로 올렸다. 신한은행은 증권·보험사 등 계열사와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과 연계해 해외 주식 상품권과 금융 투자 상품권,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직업군인을 위한 상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육·해·공군 장학재단 후원과 참전용사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나라사랑보금자리’ 후원 등을 통해 군장병 처우 개선에 힘쓰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나라사랑카드 유치 전담조직을 꾸렸다. 지난해 6월부터 장교·부사관·준사관·군무원·사관생도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군 전용 대출 상품(군인행복대출 등)의 금리를 0.4%포인트 인하하고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했다. 매월 최대 1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적금 상품(병역명문가)도 출시했다.

기업은행은 4월 중 직업군인 전용 예금·대출 및 자산 관리 컨설팅 등의 비금융 서비스를 출시한다. 회사 관계자는 “잦은 근무지 이동, 격오지 근무 등 군 복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군 간부들을 지원하기 위해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은 나라사랑카드 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검토 중”이라는 답변으로 말을 아꼈다.
은행들은 ‘신규 고객 유입’과 ‘저원가성 예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나라사랑카드 이용은 전역 후 주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 운영 기간이 줄고 사업자 수가 늘어났지만 미래 고객 확보 관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