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고부가가치 신사업 전략 밝혀
배당 상향·자사주 소각 통해 주주환원도 강화해

현대건설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주요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했으며, 현대건설은 건설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성장 전략인 ‘H-Road’를 공개하면서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사업 확대 전략과 재무 목표 및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이한우 대표를 비롯해 최영 NewEnergy(뉴에너지)사업부장, 김도형 재경본부장 등이 나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각 사업본부장이 자리한 Q&A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주주와 투자자, 국내외 현장 임직원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통해 현대건설의 비전과 미래 전략을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H-Road’의 세 가지 키워드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 ▲글로벌 키 플레이어(Global Key Player) ▲코어 컴피턴시 포커스(Core Competency Focus)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서 대형원전과 SMR(소형모듈원전) 등 원자력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지난 50년간 기술력을 쌓아온 원전 사업은 에너지 자원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이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선진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SMR, 수소 생산플랜트, 전력망 분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의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또 미래형 SMR로 주목받는 4세대 원자로 MSR(용융염원자로)과 SFR(소듐냉각고속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산업 다변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기술 역량을 응집한 현대건설 고유의 원전 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한미 에너지 동맹을 바탕으로 대형원전(웨스팅하우스), SMR(홀텍)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MSR, SFR을 비롯한 원자력 수소 생산, 원전해체 분야 공동 연구를 이어감으로써 미래 원자력 시장 선도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한우 대표이사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성과가 가시화 됐고,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 부지에 홀텍과 공동으로 SMR-300 1호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진전된 협력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불가리아 신임 내각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추진을 약속 받은 바, 견고한 파트너십을 교두보 삼아 현대건설의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세부 전략은 ‘글로벌 키 플레이어’다. 현대건설은 고부가가치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유력 업체와 함께 현지화 전략을 펼쳐 유럽, 미국, 오세아니아 등 선진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을 세웠다.
특히 에너지 안보 강화를 목표로 인프라 건설 기회가 증대되고 있는 유럽에서 현대건설은 불가리아를 시작으로 스웨덴,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에서 대형원전의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향후 유럽 전역으로 진출 시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 SMR 표준 설계를 확립하는 동시에 현지 주요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려 한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에서는 원전, 태양광, LNG 등의 에너지 부문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마지막 세부 전략은 ‘코어 컴피턴시 포커스’로 경쟁 우위 상품을 고도화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우수한 역량과 실적을 보유한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민첩한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했으며, 유일하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이력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입증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시공실적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건설사로서 전용선단을 운영해 업계 최고의 시공 우수성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실증연구와 설계수행 경험, 글로벌 라이센스사와의 밀접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한우 대표이사는 “H-Road의 세 가지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수주 규모를 현재 17.5조원에서 2030년 25조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에너지 분야 매출 비중을 21%까지 늘릴 것”이라며 “공간을 넘어 시대를 창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인간과 기술, 자연의 조화 속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건설은 ▲에너지 산업 중심 성장 ▲포트폴리오 최적화 ▲수익성 기반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2030년까지 수주 및 매출 목표 40조원(연결기준)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8%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 정책 또한 강화한다. 2025년부터 최소 주당 배당금을 기존 600원에서 33% 높인 800원으로 조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20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을 25%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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