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지지층 결집 속 대권주자별 셈법 다양해

비대위는 선고 직후 “헌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 내부에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갈등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어서다. 압도적 지지율의 대권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4일 헌재(안국역 일대) 앞에 집결한 탄핵 선고 찬반 시위대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직후 에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극단적 행동은 있어선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시위대는 경찰 버스를 부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 당내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탄핵 소추를 두고 입장이 갈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당시 이에 찬성한 바 있고, 안철수 의원도 꾸준히 탄핵에 동의했다.
다만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은 최근 각각 “보수 지지층에게 섭섭함을 드려 죄송하다”, “‘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것은 오해”라면서 다소 입장을 선회했다.
반면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은 헌재 앞 릴레이시위에 참석하는 등 꾸준히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두 번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처럼)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가 재발 되어선 안된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보수 강경파와 ‘콘크리트’ 지지층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로 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장관은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에도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한 데다, 이번 탄핵소추에 대해서도 일찍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서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이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4%로 가장 높았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9%로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 중에서는 선호도 1위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동훈 전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로 그 뒤를 이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각각 1%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유한 후보가 없는 가운데, 대선 경선을 둘러싸고 각자 유리한 방식을 내세우며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오세훈, 홍준표 시장 등 일부 유력 주자가 일명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동안 당내에 큰 혼란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당장 대선이 60일 남았는데, 그 사이에 경선을 제대로 치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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