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AI 관세 면제” 삼성·TSMC ‘한숨’ 돌리나
미국이 인공지능(이하 AI)과 스마트폰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및 관련 부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핵심 기술과 제품의 흐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상호관세 적용 제외 품목 목록을 공개하고, 컴퓨터 및 데이터 처리 장비, GPU 등 컴퓨터 부품, 반도체 제조 장비, 스마트폰, 반도체 소자 및 집적회로 등 총 20개 품목을 면제 대상에 포함 시켰다.

해당 조치는 지난 5일자로 소급 적용된다.
이번 면제는 백악관이 앞서 2일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세부지침이다. 당시 백악관은 철강 등 일부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반도체는 예외로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면제 대상에 스마트폰과 AI 연산 장비 등이 포함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아이폰의 약 80~90%를 중국에서 조립해 수입하는 애플은 이번 결정으로 145%에 달할 수 있는 관세 폭탄을 피하게 됐다.
또 반도체 제조 장비도 면제됨에 따라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미국 내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 면제가 언제까지 지속 될지는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전용기 내 기자들과 만나 “14일에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고 발언해 시장의 긴장을 키웠다.

중국산 부품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 외에도 여전히 20%의 ‘펜타닐 대응 관련 관세’가 적용하고 있어 중국과의 통상 갈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