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나쁜 기업 물건 안 사요” 비싸도 ‘가치소비’
개인 신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미닝아웃(Meaning-out·가치소비)'이 Z세대의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여부가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Z세대(만 17∼28세)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경영과 소비 트렌드 인식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단순한 가격보다 기업의 ESG 활동 여부를 소비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가치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응답자의 66.9%는 '조금 비싸더라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63.7%는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나 ESG 관련 부정 이슈로 인해 실제로 구매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논란이 있는 기업에 대한 보이콧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Z세대만의 소비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Z세대가 꼽은 주요 소비 키워드는 절약을 중시하는 ▲짠테크(32.9%) ▲미닝아웃(26.5%) ▲아보하(23.3%) 등으로 나타났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의 줄임말로 평범한 일상에서 소소한 만족과 행복을 찾는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를 의미한다.

특히 Z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기업 ESG 활동의 진정성에도 민감했다. 응답자의 65.4%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ESG를 단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업에 대한 불신이 강했다.

기업의 ESG 경영은 Z세대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2%)이 '취업 또는 이직 시, 지원 기업의 ESG 수준을 확인하거나 입사 여부 결정 시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미래 국가 경제의 주축이 되는 Z세대에게 지속가능경영에 소극적인 기업은 외면받을 수 있다”며 “진정성 있는 ESG 경영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