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20일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카카오톡 탭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등록된 대화 상대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한줄로 나열하는 전화번호부 형식에서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대화 상대가 공유한 사진이나 영상 등 콘텐츠를 보여주는 형태로 바뀐다.
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는 이달 7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단순한 친구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피드 형태로 친구들이 공유한 일상 관련 콘텐츠를 모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이 2010년 출시된 이후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 배경에는 카카오톡 이용 시간 감소 우려가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대신 인스타그램 DM을 활용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이용자 앱 내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으로만 공유하던 일상 콘텐츠를 카카오톡 안으로 끌어들여 '탈카톡' 현상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기존 이용자들은 반발에 나섰다. 카카오톡은 인스타그램과 달리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구조여서 직장 동료나 관심 없는 대화 상대 등 원치 않는 콘텐츠에 무차별 노출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어머니, 직장 상사, 교수, 팀플 동료, 업계 사람 등이 혼재하는 앱애 누가 일상을 올리냐" "보기 싫어서 오히려 체류 시간이 줄어들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카카오는 앞서 2023년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펑' 기능을 출시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