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한국직업개발원 백성욱 대표 “면접자는 면접관 못 속여”



[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백성욱 한국직업개발원 대표는 서울시 청년취업멘토단으로 수많은 취업 상담과 강연을 하며 다양한 취업 사례를 분석해왔다. 백 대표는 “면접은 속이려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자의 싸움”이라며 “면접관은 면접자보다 경험이 훨씬 많기 때문에 모든 거짓을 눈치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블라인드 면접이라도 자신의 경험이나 경력을 꾸며내거나 부풀리는 것은 금물”이라고 진실성을 강조했다.


현) 한국직업개발원 대표

현) 서울시 청년취업멘토단

전) 서울시 교육청 학교평가위원(3년 연속)


한국직업개발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직업개발원은 4차 산업 및 취약계층에 적합한 직업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고졸과 차상위 계층, 소득 소외계층의 취업 및 일자리 훈련과 일자리 매칭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도 서울시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직업개발원 대표를 맡고 있는 백성욱입니다.


하반기 채용 시즌입니다. 2019년 하반기 고졸 채용 트렌드를 짚어주세요.

앞으로 취업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채용하는 기업의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기업 고졸 채용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대기업만 바라보기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고 느낄 뿐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만 바라보기보다 우수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우수 중소기업의 기준을 제시한다면요.

우수 중소기업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청년내일배움공제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할 수 있죠. 청년내일배움공제를 통해 2년 근무 후에 1600만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1년에 800만원 연봉상승 효과죠. 청년내일배움공제는 그 자체로 금전적인 도움이 되지만 임금체불기업이나 고용상 문제가 있다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우수 중소기업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한국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고졸 취업연계장려금도 중소기업 취업 장려를 위한 제도이니 지원할 기업에서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면 좋습니다.


공기업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취업 전략도 궁금합니다.

공기업 취업 준비를 위해 무작정 NCS(직무능력표준) 문제집을 푸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직업 기초 능력 중 의사소통이나 문제해결 능력, 조직적응력 등에 대해서는 미리 학교생활과 내신을 병행하며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채용 시즌을 맞아 급하게 문제만 푸는 건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공기업은 취업 이후 퇴직까지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할지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공기업을 꿈꾸며 오랫동안 준비해온 학생들이라면 NCS시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5억원을 지원해서 만든 ‘잡담’(job談-직업에 대한 모든 이야기)이라는 학습 플랫폼이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에 맞는 NCS온라인 강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900개에 달하는 NCS직업 정보도 나와 있으니 진로 선택 과정에서 참고하면 좋습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서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할까요.

고졸자가 대졸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고등학생다운 패기와 신선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인 이력서 문항인 취미나 특기는 면접관이 한 번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면접관 앞에서 등산하거나 독서를 할 수는 없잖아요. 취미가 노래라면 구체적으로 ‘랩’이라고 적어보세요. 취미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즉석에서 랩을 해서 증명할 수도 있겠죠. 보여줄 만한 취미가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취미로 삼아 연습하면 됩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특히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표현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경우 사회적 취약 계층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은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우한’이라는 단어에서 부정적인 마음이 드러나니 피해야 합니다. ‘비록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살아왔습니다’라는 표현은 어떨까요. 의미는 비슷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1618] 한국직업개발원 백성욱 대표 “면접자는 면접관 못 속여”



면접에서는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을까요.

진실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과장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죠. 비유하자면 면접은 속이려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자의 싸움입니다.(웃음) 그런데 속이려는 지원자는 경험이 많아도 열 번 이하죠. 반면 속지 않으려는 면접관은 수백 번, 수천 번 면접을 봅니다. 속이려는 자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결국 진실된 모습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면접관에게 자신의 진실성을 보이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요.

관계에 대해서 많이 어필해야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사람을 만났을 때 인사나 의사소통이 부족하고 결과적으로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서도 면접관에게 인사부터 하세요. 그리고 가정이나 동네에서 예의가 바르기로 소문났고 인사를 잘한다고 강조하세요.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면 지금부터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아무리 학력이 높고 많은 자격증을 보유해도 회사에서 인사를 잘하지 못하면 그 직원은 직장에 적응하지 못할 것입니다.


블라인드 채용의 경우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블라인드 채용이라도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잘 압니다.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거짓을 적거나 과장을 말하지 마세요.


진로를 정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조언한다면요.

흥미와 적성에 따라 직종, 진학 여부, 기업 순서로 정하면 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 흥미고 잘하는 건 적성이죠. 단 좋아하는 걸로 돈을 벌 수 없다면 취미로 남겨두세요. 예를 들어 게임을 좋아하는데 프로게이머 될 실력이 안 된다면 취미인 거죠. 흥미와 적성에 맞춰 직업의 분야를 정했다면 그 후에는 진학이 유리할지 안 가도 괜찮은지 판단하세요. 진학했을 때 비전이 밝을지라도 본인의 적성이 공부가 아니라면 취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죠. 늦어도 2학년 2학기까지는 취업 혹은 진학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했다면 구체적으로 기업을 선택하고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됩니다.


hyuk@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