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TI, 성격유형 파악에는 도움···면접서 직접 MBTI를 언급하면 오히려 역효과


- 자소서나 면접에는 관련된 구체적인 경험 제시할 것

“면접에서 MBTI 얘기해도 되나요?”

△캠퍼스 잡앤조이 유튜브 채널 썸네일.

[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최근 MZ세대들이 MBTI에 열광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에서 분석한 MZ세대의 주요 키워드는 자신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다. 자신의 ‘열정적인 중재자’,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등 여러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는 MBTI 유형은 그들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된 것이다. MZ세대는 MBTI 검사를 통해 자신의 유형에 크게 공감하고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는 등 색다른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캠퍼스 잡앤조이 유튜브에 공개된 MBTI 유형별 답변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MZ세대의 자소서, 면접에도 MBTI가 등장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들어봤다. 자소서의 자신의 강·약점 부분은 기업에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기 위한 필수 항목이다. 하지만 평소 크게 고민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자소서를 쓸 때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에 최근 구직자들은 자신의 선택을 기반으로 나온 MBTI(성격유형검사)를 자소서에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심리검사를 통해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없을까.


“면접에서 MBTI 얘기해도 되나요?”


자신의 몰랐던 성격 아는 데는 도움 될지도

직접 MBTI 성격유형 검사를 해본 결과는 ‘INFP’였다. INFP는 열정적인 중재자로 이상주의적이며 감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분석 결과에 나온 강점은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었다. 약점은 지나친 이상주의, 실패나 실망을 받아들이는 데 겪는 어려움, 업무에 대한 비판도 비난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자소서에 녹일만한 장점은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약점은 실패나 실망에 덤덤하지 못한 점 정도가 되겠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찾는데 힘든 구직자들이라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법하다.

최근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구직자 정 모(26)씨는 “MBTI가 분석한 약점에 많이 공감했다. ENFP의 주요 약점이 집중력이 약하고 산만하다는 점인데 실제로도 그렇다. 그래서 MBTI 유형별 단점으로 자소서의 소재를 얻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직자 박 모(24)씨 역시 최근 MBTI 검사로 나온 단점을 활용했다며 “본인이 검사결과에 얼마나 공감하느냐에 따라 자소서나 면접의 진실성이 달라지지 않겠냐”고 소감을 밝혔다.

MBTI,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나

실제로 MBTI는 학교에서 진로 선택이 필요한 특정 시기에 인성 검사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혈액형으로 성격별 장·단점을 따지던 때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개인의 분석이 가능하다. 최근 MZ세대는 이를 자신을 나타내는 정체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혈액형과 다르게 MBTI는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점, 자신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강한 신뢰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재형 한국MBTI연구부장은 “심리측정의 측면에서 MBTI 신뢰도는 높은 편”이라며 “선천적인 선호를 탐색해서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하는 MBTI는 전문가를 통한 검사와 해석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자칫 자신이 속한 환경과 조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상에 확산되어 있는 무료 검사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정식 검사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MBTI검사를 정식으로 제공하는 곳은 한국 MBTI 연구소뿐이다.

김 부장은 “자신의 성격유형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그 부분을 활용하는 것은 찬성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파악과 겸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어떤 측면에서 교집합이 있는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 유형만 일방적으로 드러내는 자소서, 면접 내용은 인사담당자가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면접에서 MBTI 얘기해도 되나요?”

MBTI는 참고만, 실제 자소서나 면접에서는 그에서 파생된 경험 제시하라

유튜브에서 ‘인싸담당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인싸담당자 제이콥에게 MBTI 활용에 관련된 궁금한 점들을 질문해봤다. 그는 먼저 MBTI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찾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각 MBTI에는 성격 분석 결과가 정리돼 나오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해내지 못했던 강점과 약점을 재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소서나 면접 과정에서 녹이려면 발견한 강점과 약점을 쓰는 것에만 그치면 안 된다.

제이콥은 자신의 강·약점을 드러내는 파트는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INFP의 강점으로 설명된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심으로 자소서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저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능력을 통해 최종 제출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던 공모전 팀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합의점을 찾게끔 도왔습니다.’ 와 같이 자신의 강점으로 무엇인가를 극복한 사례, 성취한 경험을 제시하여 근거를 이야기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MBTI나, 유형을 직접적으로 자소서나 면접에서 언급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제이콥은 “MBTI에 대해서 실제로 이해하고 그것을 어떤 의미에서 활용했는지를 이해하는 면접관은 드물다”며 “자소서와 면접에는 최대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를 녹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자소서 정리 Tip

MBTI별 강점과 약점을 소스로 활용할 수는 있음!

중요한 것은 강점과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사례나 경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간이검사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

subinn@hankyung.com

[사진 = 이승재 기자, 조수빈 인턴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