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강 실버라이닝 대표

[2020 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 경연대회 수상팀] 실버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 ‘할배달’로 노인 일자리 창출하는 실버라이닝

△왼쪽부터 최승준 팀원, 정현강 대표, 김은별 팀원.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실버라이닝은 240만 노인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20대가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자 창업 초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난 9월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서비스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실버라이닝은 국내 노인 일자리 수가 부족한데다 그마저도 정부에서 주관하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보니 취약계층 위주로 선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간분야는 일자리가 적기 때문에 고학력자나 직무 경험이 있는 사람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중하위 계층의 노인들이 일할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정현강(25, 고려대 사학·소프트웨어 전공) 실버라이닝 대표는 “배달 대행 시장은 매년 100% 규모로 성장해 손이 항상 부족하다. 동네 지리에 익숙한 어르신들이 근거리에 특화된 도보 배달을 하면 장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버라이닝의 실버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 ‘할배달’은 노인들의 경우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할 수 있고 소소한 용돈벌이가 가능하며,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 비용과 배달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정 대표는 “기존 오토바이 대행사는 1.5km 이내는 다 같은 비용을 받는다. 50m 거리나 1km 거리나 가격이 똑같다”며 “어르신들의 노동력을 저렴하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은 더 적은 비용을 받으려고 가격을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할배달은 평균 직선거리 750m 이내만 배달한다.

무엇보다 오토바이 배달 대행은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단일 주문 건이 아니라 묶음 배달을 한다. 한 배달원이 여러 점주들의 음식을 받아서 여러 고객한테 한꺼번에 배달하기 때문에 배달 시간은 평균 1시간 남짓. 할배달은 단일 배달만 하므로 평균 26분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할배달의 배달료는 최소 2200원부터 최대 2800원으로 기존 3200~4500원보다 저렴하다.

실버라이닝은 할배달 베타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특히 실버라이닝은 노인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교육과정을 매뉴얼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 하루 동안 진행되는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도보 배달에 대한 이해, 서비스 마인드 교육, 모바일 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또 모바일 앱 사용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도우미 앱도 따로 만들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테스트해보니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혼자서도 익힐 수 있도록 도우미 앱을 만들었다. 앱에 익숙해진 어르신들은 가상 배달원 자격시험을 치른다”고 덧붙였다. 노인들은 5개의 가상 배달을 정해진 시간에 완료하면 현장에 투입돼 업무를 시작한다.

실버라이닝은 시범 사업을 했던 서울 성북구 안암동과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가장 먼저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1년 내에 1개 구에서 200명 이상의 노인들에게 월 4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고, 5년 내에 전국으로 확대해 1만 명 이상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배달 대행뿐 아니라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근거리에 특화해 물건 이동의 니즈가 있는 모든 카테고리로 서비스를 확대해 소일거리 매칭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정 대표는 “최종적으로 일거리를 기반으로 시니어를 잇는 커뮤니티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회사명 : 실버라이닝

아이템 : 실버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 ‘할배달’

구성원 : 김은별, 정현강, 최승준

zinysoul@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