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연세대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철학과 04학번
양재필 유니드컴즈 대표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마케터가 매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홍보 전략을 짜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100일 동안 로그인 기록이 없는 가입자에게 맞춤 이벤트나 상품 소식 메시지를 만들어 보내는 것도 마케터의 역할이다. 홍보에 쓰일 상품을 선택해 제품 사진을 규격에 맞게 자르고, 이벤트 문구를 기입해 발송하는 것까지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마케팅의 8할은 이러한 수작업이다.
양재필(40) 대표가 설립한 유니드컴즈의 자동제작 솔루션(RPA) ‘킵그로우(Keepgrow)’는 소프트웨어 로봇 외주 업무 대행(BPO)서비스다. 메시지 기반 맞춤형 고객관리 상품, 메시지 광고 자동화 상품을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한다. 즉 100% 무인 아웃소싱으로, 단순작업은 모두 컴퓨터에 일임하고 대신 마케터가 더욱 생산적인 창조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업무대행이나 아웃소싱 시장은 노동력을 판매하기 때문에 스케일업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5년간 RPA·IPA 등 자동화 시장과 인공지능(AI) 기술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유니드컴즈의 100% 무인 소프트웨어 로봇도 탄생할 수 있었죠. 이를 통해 저가격·고품질의 아웃소싱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유니드컴즈의 주요 고객은 국내에만 70만이 넘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마케팅 수수료를 지불하고 오픈마켓에 입점하기보다 개별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주요 대상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계정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클라우드 서버의 로봇 마우스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필요한 버튼을 누르고 빈 칸을 채워줍니다. 사람이 3시간 동안 할 일을 단 3분 만에 끝내죠. 이 같은 작업을 수 천 곳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입니다.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이러한 분산형 오케스트레이션은 유니드컴즈가 유일합니다. 클라우드 로봇 오케스트레이션을 사람으로 비유하면, 일이 몰릴 때 한번에 수 만명을 고용했다가 일이 없으면 해산시키는 것이 손쉽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킵그로우 싱크’를 추가로 선보였다. 카카오톡을 활용해 회원을 유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카카오톡 계정을 연동해 간편하게 쇼핑몰에 가입할 수 있고 쇼핑몰 사업자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킵그로우 리마인드 장바구니’도 있다.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지만 결제로 이어지지 않은 고객에게 상기시켜주는 서비스다. 첫 구매자에게 감사 인사 메시지를 보내거나 무통장 입금 고객에게 입금 정보를 알림으로 발송하는 등의 기능도 모두 자동화 할 수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8년 23억원, 2019년 31억원에 이어 2020년 51억원 매출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2017년 시드투자 7억원, 2018년 프리A 32억원에 이어 현재는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10억원 규모 AI 분야 기술혁신개발사업에도 선정됐다. AI 기반 객체 탐지 엔진 개발을 통해 컴퓨터를 최대한 사람과 동일하게 만들어, 시스템의 오류를 '0'에 가깝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 대표는 “향후 3년간 더 똑똑한 소프트웨어 로봇을 만들고 100만개의 로봇을 클라우드에 띄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관리, 광고마케팅 분야의 아웃소싱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2014년 12월
주요사업: 소프트웨어 로봇을 통한 외주 업무 대행(BPO) 서비스 ‘킵그로우’
성과: 누적투자금액 30억원, 고객 수 1500개 회사(B2B), 매출액 31억원(2019), 51억원 예상(2020), 페이스북 마케팅 기술 파트너 선정, 2017 미래창조과학부 K-Globla 300 선정(2017), AWS 기술 파트너 선정(2018), 2019 기업은행 IBK 창공 2기, 중소벤처기업부 빅데이터 분야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5억) 선정(2019), 중소벤처기업부 AI 분야 기술혁신개발사업(10억) 선정(2020)
tuxi01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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