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은 괜찮다?…연말연초 특별 방역대책 비웃는 ‘꼼수 홈파티’ 논란

△(사진 제공=한경DB)

[한경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자제 권고를 발표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파티룸’, ‘에어비앤비’ 등에서 이른바 ‘꼼수 모임’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만 740명을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2021년 1월 3일까지 ‘코로나19 특별 방역대책 기간’을 선포하고 시민들에게 사적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정부 권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인 및 친지들과 연말연시 홈파티를 즐기는 사진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분석 플랫폼 ‘미디언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한 달간 해시태그 ‘홈파티’로 업로드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총 8만 687건으로, 2018년 동일시기(7만 8천227건) 대비 2천 460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파티 등 연말연시 소규모 사적인 모임을 인증하는 게시글은 오히려 늘어났다.


5인 미만은 괜찮다?…연말연초 특별 방역대책 비웃는 ‘꼼수 홈파티’ 논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홈파티' 월간 분석 그래프. 2020년 12월 한 달간 업로드 된 포스트는 8만687건에 달했다.(사진 제공=미디언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홈파티’를 검색하자 관련된 누적 게시글은 110만 건에 달했고, 5명 이상 실내에 모여 음식과 주류를 즐기는 사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홈파티 관련 사진에는 ‘연말파티’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방역수칙준수’라는 태그가 함께 걸려있기도 했다. 사진에는 식탁 가득 올려져 있는 음식 앞에서 마스크 없이 활짝 웃고 있는 5명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더욱이 ‘이 시국에 죄송합니다’라는 자조 섞인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도 1천 개에 육박했다. 정부의 간곡한 방역 수칙 준수 권고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 12월 24일 실시한 ‘성탄절·연말 모임 실시 계획’ 설문조사에서 85.5%가 ‘모임을 취소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5인 미만은 괜찮다?…연말연초 특별 방역대책 비웃는 ‘꼼수 홈파티’ 논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홈파티', '이시국에죄송합니다' 검색 결과.(사진=장예림 인턴기자)


지난 달 24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3349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7.6%가 ‘연말모임을 안 하기로 했다’고 답했으며,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는 응답은 9.7%를 기록했다.

특히 당초 연말 모임을 계획했었던 성인남녀 중 85.5%가 ‘모임을 취소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모임을 취소했다’는 응답은 연령이 높을수록 높았다. 구체적인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 이상이 97.0%로 모임을 취소했다고 답했으며, ‘40대 이상(83.1%)’, ‘30대(79.4%)’, ‘20대(78.0%)’ 순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연말모임을 한다’는 응답은 6.6%에 그쳤으며,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는 응답도 7.9%로 낮았다.


5인 미만은 괜찮다?…연말연초 특별 방역대책 비웃는 ‘꼼수 홈파티’ 논란

△12월 24일 실시한 '성탄절·연말 모임 실시 계획' 설문조사 결과.(사진 제공=잡코리아)


얼마 전 친구들과 온라인 송년 모임을 가졌다는 성 모(24) 씨는 “불필요한 대면 모임을 줄이려고 연말연시 약속을 다 취소했는데, 일부 사람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기는 커녕 대면 모임한 걸 자랑인 것 마냥 SNS에 올려 놓은 걸 보면 가끔 허탈감이 든다”며 “코로나 언제 끝나냐는 말을 하기 전에 스스로의 행동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가족 외 지인들과의 만남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박 모(28) 씨도 “휴대폰 알림으로 하루 종일 보고 듣는게 내 주변 확진자가 또 발생했다는 소식인데 이런 시국에도 꿋꿋이 파티를 열고 인스타에 올리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다”며 “다 같이 조금만 더 참고 조심해서 2021년 새해에는 마스크를 꼭 벗어야 하지 않겠나”고 의견을 전했다.

전문가들도 새해맞이 명소 방문 등 나들이를 자제하고 사적인 모임을 줄일 것을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2월 31일, 새해를 하루 앞두고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새해 연휴가 방역에 있어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통한 감염 예방, 사람 간 접촉 최소화, 검사를 통한 환자 조기 발견이라는 3가지 노력이 어우러져야 감염 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란 감염자가 발생하였을 때 평균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2차 감염자의 수를 나타낸 것으로, 감염 재생산지수가 1보다 커질 경우 최소 한 사람 이상이 추가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편 정부는 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가 2주간 더 연장된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모든 종교활동은 전국적으로 2.5단계에 준해 비대면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jyr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