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스터디 모임으로 매일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
명확한 시간 정해두면 팀플에 도움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서지희 대학생 기자] 지난해 대학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비대면 수업이다. 비대면 수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 대학가를 관통하는 공통 줄기이기도 하다. 학교별 세부 계획은 다르지만 비대면 수업을 이어서 운영하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혼합해 운영하는 ‘블렌디드 수업’도 눈에 띈다.
복학을 앞둔 정연진 씨.
복학을 앞둔 정연진 씨.
이에 비대면 수업이 낯선 복학생과 신입생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지난 1년간의 휴학 생활을 끝으로 올해 1학기 복학하는 정연진(한양대 식품영양학 3) 씨에게 비대면 수업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을 물어봤다. 또 실기 수업이 상대적으로 많은 음대생의 지난해 학교 생활은 어땠는지 들어봤다.

강제성 떨어져 녹화 강의 밀릴까 걱정

작년, 토익과 자격증 공부를 하며 한 해를 보낸 정연진 씨는 올해 1학기 학교로 돌아간다. 휴학하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도 병행했다. 또 관심 있는 캐릭터 문구 사업을 알아보기도 했다. 정 씨는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어 의미 있는 1년이었다”고 휴학 생활을 돌이켰다.

그러나 복학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따른다고 말한다. 비대면 수업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적인 학교 방침도 걱정이다. 그는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이 어느 비율로 섞여 운영될지 모르니 답답하다”며 “비대면 수업을 할 때 올라오는 녹화 강의를 밀려서 듣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 1년간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며 비대면 수업의 경우 강제성이 떨어져 규칙적으로 학습이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팀플의 효율성에도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정 씨는 “줌이나 메신저로 팀 과제를 진행하게 되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보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의사결정에 제약이 따를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화상 수업 시 종종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한 연결에 따른 끊김 현상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자발적 비대면 스터디 모임으로 극복 가능해

지난 1년간 비대면 수업을 몸소 겪었던 재학생 이성희(가명, 청운대 간호학 3) 씨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팁으로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을 추천했다. 이 씨는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끼리 비대면 스터디 모임을 꾸려 매일 함께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 그날 배운 내용을 바로 복습하면 이해도 쉽고 강의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이러한 모임을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며 “온라인 미참여 시 소정의 벌금을 내는 등 스터디 모임 내부에서 규율을 정해 운영한다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효율적인 온라인 팀플을 위해서는 명확한 시간을 정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저녁’이라는 주관적이고 모호한 시간대가 아닌 ‘오후 6시’와 같은 명확한 시간을 명시함으로써 혼선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전체 회의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길 권했다. ‘한 시간’ 혹은 ‘두 시간’과 같은 기준이 없으면 집중도와 몰입도가 떨어져 자칫 회의 진행이 더뎌질 수 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수업 최소 5분 전에 접속해 수업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소 5분의 여유를 두고 미리 접속해 와이파이 연결 상태 등을 확인한다면 렉이 걸리거나 연결이 끊기는 상황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면 수업 땐 방역 구멍 ‘곳곳’

실습이 많은 음대생은 지난해 어떻게 보냈을까. 음대에 재학 중인 권희지(가명) 씨는 비대면 강의가 1년 넘게 계속될지 몰랐다고 입을 뗐다. 학교도 학생도 모두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합창과 합주와 같은 일부 과목을 제외한 수업은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그중에는 실습이 필요한 과목도 있었지만 잠시 미뤄두고 과제로 대체했다.
사진 제공=CMUSE
사진 제공=CMUSE
작곡을 공부하는 권 씨는 한 학기 동안 전화로 레슨을 받았다. 그는 작곡 수업 과제를 매번 성실히 수행했다. 교수의 피드백대로 보완점을 찾아 수정을 반복하며 결과물을 완성했다. 그러나 권 씨는 교수에게 ‘불성실한’ 학생으로 낙인찍혔다. 대면이 아닌 비대면 레슨을 택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대면 레슨을 받는 게 여건상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비대면 수업을 권장한 과목인데 교수님 자의대로 해석해 억울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권 씨는 대면시험으로 치러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는 규율도 없었다. 교수님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연습실과 시험장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학기 역시 비대면으로 학기가 시작됐다가 중반부에 대면 수업으로 전환됐다. 이때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수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이전에 설치한 아크릴판도 모두 회수했다. 체온 측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다시 비대면으로 전환됐지만, 대면과 섞인 블렌디드 수업이 이어졌다.

당시 공지가 제때 전달되지 않아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권 씨는 “실제로 확진자의 밀접접촉자가 교내에 있었지만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조치가 없어서 더욱 불안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예기치 못한 질병의 창궐로 대학가가 휘청거렸다. 과연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이에 적응해 갈까. 많은 학생들의 바람대로 올해는 학업과 대학 생활 모두를 단단히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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