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멘토링] 최승옥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대리 "홍보기획자는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볼 수 있는 최고의 직무"





최승옥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대리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볼 수 있는 최고의 직무”


홍보대행사의 AE는 기업의 명성이나 이미지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의 자산을 그 조직의 특성과 성격에 맞도록 전문적으로 홍보하는 일을 담당한다. 설명만 들어선 감을 잡기 어려운 이 직무, 홍보대행사 AE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버슨-마스텔러(Burson-Marsteller)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승옥 대리를 만났다.


2013년 5월, 버슨-마스텔러 사무실에 인턴 자격으로 첫 출근한 최승옥 대리. 3개월의 인턴 기간이 지난 7월, 또다시 3개월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1개월 뒤, 연장 기간을 다 채우기 전인 9월 버슨-마스텔러의 정직원이 됐다. 그렇게 지난 3년간 다국적 기업과 국내 기업의 해외 홍보 업무를 담당해왔다.


미국 테네시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최승옥 대리가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졸업 직후였다. 현지 취업을 고려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한국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 취업 시즌과 맞지 않는 시기에 한국에 돌아오는 바람에 공채에 지원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경험을 쌓아 취업할 생각으로 인턴십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한국에서 취업하려니 챙길 것들이 많더라고요. 이력서를 써서 지원하고 연락을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기까지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했어요. 스터디도 해야 했고 어학 성적도 만들어야 했죠. 해외 대학을 나와 영어 성적은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원 단계부터 필수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인턴을 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수많은 인턴 중 홍보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그가 버슨-마스텔러에 지원한 이유는 ‘국내 최초 외국계 홍보 커뮤니케이션 전문 회사’라는 타이틀이었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는 88 서울올림픽 해외 홍보를 계기로 1989년 한국에 자리 잡은 세계적인 홍보 커뮤니케이션 기업이다. 이 같은 배경이 그의 흥미와 비전을 사로잡은 것이다.


“리서치, 모니터링, 번역과 같은 인턴이 주로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먼저 영어 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봤어요. 합격 후 인턴 생활은 굉장히 즐거웠어요. 인턴십을 수행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려는 생각이었기에 오히려 마음 편하게 임했던 듯해요. 많이 배워야겠다는 마음이었죠.”




[직무멘토링] 최승옥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대리 "홍보기획자는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볼 수 있는 최고의 직무"

인터뷰에 함께 한 이정수(한국외대 4) 대학생기자와 최승옥 대리 (사진=이승재 기자)




일과가 궁금해요. AE는 어떤 일을 하나요?


사원 때부터 모니터링은 꾸준한 일과예요. 현재 자동차기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관련 기사를 모두 살펴봐야 해요. 하루에 쏟아지는 자동차 관련 기사가 엄청나죠. 최근에는 수입차나 디젤 이슈도 있고요. 오전에는 이런 기사들을 정리해요. 고객사 관련 기사, 고객사의 한국(로컬)기사, 글로벌 기사, 경쟁사 관련 기사, 업계 관련 기사로 나눠서요. 이렇게 정리한 기사를 고객사에 보내고, 인턴사원과 번역 업무를 진행해요. 현재 번역 업무는 하지 않고요.


모니터링 이후에는 주요 프로젝트나 준비하고 있는 기사 진행 사항을 체크해요. 이외에는 이슈에 맞춰 업무가 생길 때마다 처리하죠.


제안서를 작성하기도 해요. 홍보가 필요한 기업에 제안하거나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제안서를 작성하는 방식이죠. 위기관리나 이슈 매니지먼트, 프로젝트와 같이 제안서의 종류는 다양해요.


이외에 회사 차원에서 위기관리와 관련한 내용을 기업에 가서 교육하기도 해요. 미디어 사고가 터졌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새로운 것을 기획해야 하는 업무네요. 사례 스터디를 많이 해야겠어요


그렇죠. SNS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잘 하지 않는데 업무상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지금도 고객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요. 하다 보니 매일 다른 콘텐츠를 찾아야 하고, 행사가 있으면 효과적으로 행사 소식을 노출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졌어요. 한편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럼 AE에게 SNS콘텐츠 제작 능력도 필요할까요?


사내에 디자인 하는 분이 있어서 필요할 땐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어요.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만들어나가요.


기업의 홍보팀과 홍보대행사의 차이점은?


기업 홍보팀에서 일해본 적이 없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기업 홍보팀은 구성원 수가 많지 않은 편이에요. 마케팅팀에서 홍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기업에서는 기자들과의 컨텍포인트,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서 홍보대행사를 찾곤 해요.


한편으로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AE는 인하우스(기업 내 홍보 담당)에서 일하기를 희망하기도 해요. 반대로 “다양한 분야를 접해볼 수 있다”며 대행 업무 전문성을 쌓는 분들도 있고요. 각 업무의 장단점이 있으니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설정해 커리어를 쌓는 듯해요. 홍보대행사에서 홍보대행사로 직장을 옮기는 경우도 많고요.



AE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각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기획한 기사가 크게 나올 때 기쁘더라고요. 또, 공연이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 성취감이 높죠.


기업과 언론사를 모두 상대하다 보니 홍보대행사 AE를 ‘슈퍼을’이라고 칭하기도 하던데.


말씀하신 것처럼 힘들 때도 있어요. 보통 ‘홍보대행사는 야근이 많다’는 인식이 많은데, 고객사의 급한 요청이 있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다양한 산업을 들여다볼 기회라는 점은 포기할 수 없는 장점이에요. 저희 회사에서 맡았던 것처럼 88올림픽, 2002년 월드컵, 여수엑스포 박람회 등 국가적인 큰 행사를 홍보할 기획도 있고요.


학교 수업 중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기업이 생각하는 방향이 다를 때를 경험했어요.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제 기획 의도를 설명하며 설득하려고 하지만, 최대한 고객사의 방향에 맞추려고 해요. 잘못된 길이라면 당연히 말씀드려야겠지만,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저희 의견을 보태서 제안하곤 해요.


버슨-마스텔러의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들어오면서 느끼셨겠지만, 굉장히 조용한 편이에요. 서로 안 친한 것처럼 보이죠? 서로 바빠서 터치를 안 하다 보니…. 저희는 친구 같은 느낌이 있어요. 함께 일 하면서 맥주도 한잔씩 하고요. 의무적인 회식이나 야근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회식은 너무 없어서 있었으면 할 정도죠. 업무는 굉장히 유연해요. 오늘같은 금요일에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고, 4시부터는 맥주도 나오죠. 이외에 팀별로 나가서 활동할 수 있게 장려, 지원책도 마련되어있어요. 연말에는 빠짐없이 파티도 해요.



홍보대행사 AE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저도 실행한 부분이 아니긴 하지만, 업무를 하다 보니 기사를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보도자료를 쓸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 기사들의 형태가 어떤지, 정치·경제 이슈가 아님에도 기사가 났을 경우 기사가 쓰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또 하나, 멀티태스킹이 필요해요. 여러 가지 회사를 담당하다 보니 동시에 일을 처리해야 하거든요. 이때 중요한 부분이 ‘디테일’이예요. 작은 실수가 크게 돌아올 수도 있으니 고객사와 소통하며 꼼꼼하게 챙겨야 하죠. 사실 멀티태스킹과 디테일은 제가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이에요.(웃음)



AE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해요. 업무의 영향도 있겠지만, 평소 관심이 많았죠. 그래서 자동차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인하우스에서 일하면서 업무가 제게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고, 두 업무의 차이점은 무엇인지도 느끼고 싶고요.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요.



최승옥

1986년생

테네시 대학교(University of Tennessee) 경영학 전공

2013년 9월 버슨-마스텔러 입사



김은진 기자 (skysung89@hankyung.com)

사진 =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