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에세이의 여왕 다카기 나오코의 귀환!

꿈을 좇아 무작정 상경한

다카기 나오코의 20대 알바생 시절이 펼쳐진다




국내에 다수의 작품이 소개되며 코믹 에세이 분야의 인기 작가로 입지를 다진 다카기 나오코가 무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이었던 자신의 20대 시절을 그렸다.


‘뷰티풀 라이프’는 작가가 홀로 지방 미에 현에서 도쿄에 올라 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며 방황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5년의 과정이 담긴 자전 에세이이다. 그동안 자취, 여행, 취미 등을 테마로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 다카기 나오코가 자신의 쓰디쓴 실패담과 슬럼프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차별화된다.

총 1·2권 중 1권은 다카기 나오코가 스물세 살에 달랑 적금 통장만 들고 도쿄로 올라와 알바와 자취 생활에 적응하느라 우왕좌왕하는 과정을 그렸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고 상경했던 시작은 창대했지만 현실은 알바 면접에서도 떨어지기 일쑤고 통장 잔고는 바닥이라 집세 내기에도 빠듯하다. 다카기 나오코는 100엔 숍에서 안마기를 사고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빌딩의 전망대에서 제 집을 찾아보는 등, 빈털터리여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쿄의 휴일을 즐긴다. 장어덮밥 집 앞에서는 침만 삼키고 지나치는 반면, 그림 도구 매장에서는 돈을 아낌없이 쓰는 모습에서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전해진다.


경품 추첨 행사부터 이상야릇한 물건들을 파는 통신 판매까지 안 해본 일 없는 알바의 달인으로 거듭난 다카기 나오코는 생활비를 쪼개 등록한 일러스트 학원에서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 동료 지망생들을 만나자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아르바이트에 지친 채 밤늦게 자취방에 돌아오면 꿈과 상관없는 하루를 보냈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3년 후인 21세기에는 뭐든 되겠다고 다짐하는 씩씩함이 작가의 스물여섯 살을 궁금하게 만든다.

꿈 하나 믿고 상경한 여자의 공감백배 생활기


다카기 나오코는 힘든 일을 겪어도 그 순간 우울해 할 뿐 다시 타고난 낙천성을 되찾아서 우스우면서도 지켜보는 독자들을 뭉클하게 한다. 알바와 절약이 끝나지 않는 ‘뷰티풀 라이프’ 속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꿈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대가가 대단한 고통과 역경이 아니라 자질구레한 불편에 익숙해지고 사소한 욕구를 미루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다카기 나오코와 그녀의 동료들은 등록금을 벌고 자취방의 월세를 내는 등 꿈을 위한 돈벌이에 허덕이는 이 시대의 청춘과 닮아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또한 실패했을 때 비관하거나 자책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휴식과 소소한 선물을 주는 주인공의 모습은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지친 자신을 보듬는 것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2권은 두 해가 지나 어느덧 도쿄 생활에 익숙해진 스물다섯 살의 다카기 나오코가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에 한발씩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렸다. 아침에는 호텔 조식 서빙을 하고 밤에는 데이터 입력 알바까지 투잡을 뛰면서 생활은 안정됐지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투고하러 갔다가 ‘이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웠느냐’는 질문을 받고 자괴감에 빠지는가 하면, 동갑내기 일러스트레이터의 화려한 행보에 풀이 죽기도 한다.


수많은 실패에도 다카기 나오코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을 응원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끼리 떠난 온천 여행에 지하철 요금만 내고 빌붙고, 고향에서 엄마의 집 밥과 군것질거리를 배가 터지도록 먹으며 휴식을 즐기기도 한다. 마침내 다카기 나오코는 조촐하나마 첫 개인전을 열고, 쌈짓돈을 모아서 산 컴퓨터로 자신만의 일러스트 홈페이지를 만들기에 이른다. 도쿄에서 다섯 번의 벚꽃을 보는 동안 실패를 뒤로 하고 꿈에 차근차근 다가가는 다카기 나오코를 흐뭇하게 지켜보게 될 것이다.

[차례]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4

야간 알바는 시급 3000엔이라고?! 14

우왕좌왕 데이터 입력하기 20

이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웠나요? 29

연약한 손에도 39

설렁설렁 갤러리 돌아보기 49

다섯 식구의 온천 여행 55

생활은 안정됐지만 65

알바 투잡 생활 76

첫 도쿄 개인전 86

오랜만에 고향 집에 가다 101

홈페이지 만들자 115

다시 봄이 왔다 124

후기 134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