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학생 1000명이 뽑은 닮고 싶은 CEO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부진 호텔신라사장, 부동의 1위

금융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공동 1위


<캠퍼스 잡앤조이>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전국(서울·수도권 및 비수도권) 대학생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하고 싶은 기업’과 ‘닮고 싶은 CEO’를 주제로 한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2일 모바일조사를 통해 진행했으며, 설문 대상 기업은 <캠퍼스 잡앤조이>의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에서 선정한 ‘2014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참조했다.

‘2014 대한민국 100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시가총액,매출액,당기순이익의 순위를 종합해 선정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총 6개 부문(제조업,비제조업,IT/인터넷/통신,금융업,공기업,외국계기업)으로 나눠 순위를 매겼다. ‘닮고 싶은 CEO'는 ’일하고 싶은 기업‘ 조사에 활용한 분류항목으로 진행했다. 이외에도 일하고 싶은 기업군에 대해서도 선호하는 순서대로 3개까지 선택하도록 했다.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도 물어봤다.


조사개요

조사 기관 : 오픈서베이

조사 방법 : 스마트폰 앱을 통한 조사

조사 대상 : 전국 대학생 1000명 (남녀 각 500명)

조사 기간 : 4월 22일

기업 분류 : <한경비즈니스> 선정 ‘2014 대한민국 100대 기업’ 기준

표본 오차 : 95% 신뢰 수준에서 ±3.10%P




이건희·이부진·존 리… 부동의 1위

최세훈·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압도적 지지


<캠퍼스 잡앤조이>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닮고 싶은 CEO' 설문조사는 '일하고 싶은 기업' 조사에서 활용한 6개 분야를 통해 진행했다. 순위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분야는 공기업과 금융업부문. 1위와 2위 차이가 채 2%가 나지 않았으며, 공동 순위가 매겨지기도 했다.

2011년 설문조사 때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1위를 차지한 이도 있었다.

바로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3년째 1위를 수성해 눈길을 끌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오는 5월 11일이 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1년째가 된다. 이 회장이 건강악화로 지난 1년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대학생들의 지지율은 여전했다. 이 회장은 제조업부문 CEO 가운데 25%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38%의 응답률을 보였던 지난해 조사보다 13%p낮은 수치지만, 5년 연속 1위에 오르며 대학생 사이에서 CEO로서 독보적 위치에 서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 회장에 이어 2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0.7%)이 올랐다. 5.7%의 선택을 받아 4위를 차지했던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여학생들의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 남학생 가운데서는 6.2%가 서 회장을 선택한 반면 여학생의 경우 15.2%의 응답자가 서 회장을 선택한 것. 화장품 생산기업을 두고 남녀 학생들 간의 관심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불어 앞서 조사한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도 2위를 차지할 만큼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으로 손꼽는 '아모레 퍼시픽'의 수장이니만큼 그에게 갖는 존경심과 신뢰도가 높은 모양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삼성 이후 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한국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28년간 화장품만 바라보며 전문성을 중시해온 서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직원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수평적 의사소통 구조를 갖춰 성장기반을 탄탄히 마련한 것. 그 결과 서 회장은 전 세계 부호 순위 155위(블룸버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며,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제47회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올해 처음 제조업분야 보기로 제시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에 대한 지지도 뜨거웠다. 이 사장은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5위를 차지했던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밀어내고 10.3%의 선택을 받으며 3위를 차지했다. 100여 년간 국내 제약업계의 리더 역할을 해온 유한양행에 대한 대학생들의 신뢰도를 엿볼 수 있는 결과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7위를 차지했으며,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여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톱5에 진입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비제조업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23.1%)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여학생의 26.8%, 남학생의 19.4%의 선택을 받으며 여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해 4위에 이름을 올렸던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는 1%p 상승한 득표율을 보이며 2위로 올라섰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기 위해 기존 점포를 증축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리더십과 추진력이 순위 반등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이어링 대표이사는 처음 순위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임 사장은 남녀 고루 표를 받은 반면, 박 대표는 남학생들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12위로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의 여파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이외의 순위에서는 재미있는 결과도 눈에 띈다. 보기로 제시된 GS홈쇼핑·롯데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 등 쇼핑 카테고리에 속한 기업 중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유난히 남학생들의 선택을 많이 받은 것. 건설·리테일·정유 등을 주력 품목으로 하는 GS그룹의 이미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 글로비스·에스원·GS건설 등을 제치고 순위를 차지한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이사도 눈에 띄는 활약.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카카오의 힘이었을까. 제조업에서 공기업까지 통틀어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은 이는 최세훈·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 대표다.


두 대표는 38.3%의 선택을 받으며 IT/인터넷/통신 계열 '닮고 싶은 CEO'의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10.3%의 응답률을 보이며 4위에 머물렀던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두 대표는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여학생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4.6%가 두 대표를 선택한 것.


지난해 김상헌 NHN 대표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19.4%의 응답률을 보이며 2위로 밀려났다. 1위와 무려 18.7%p 차다. 김 대표는 남학생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지만, 여학생들의 지지율이 14%에 그쳐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헌 NHN 대표는 지난해보다 두 단계 하락해 4위를 차지했으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하성민 전 SK텔레콤 사장에 이어 10.8%의 선택을 받으며 3위를 지켰다. 2013년 12월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권치중 안랩 대표는 5위를 차지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금융업부문에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각각 10.7%의 지지율을 보이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2013년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에게 1위를 내줬다 지난해 다시금 1위를 탈환한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올해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11월 21일 임영록 회장에 이어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우수 고객을 만나고 온라인 소통 채널인 'CEO와의 대화' 코너를 만드는 등 '고객·현장 중심 경영'을 펼쳐 주목받아왔다. 덕분에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홍이 벌어진 이른바 'KB금융사태'이후 5개월 만에 KB금융그룹의 실적이 올랐고, 이 같은 윤 회장의 경영방침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과 더불어 1위를 차지한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CEO로서 면모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한 우리은행이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을 보인 것은 이 행장의 '농구경영' 덕분이라는 평가다. 1분기부터 선제적으로 영업을 해야 2~3분기 때 점수차를 벌려 4쿼터에 독주할 수 있다는 '1쿼터론'이 이행장의 '농구경영' 방침.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1분기의 저금리 구조에서 총 수신 2조5000억 원, 총 대출 5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4위와 5위는 권선주 IBK기업은행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차지했다. 지난해 5위였던 한둥우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은 8위로 밀려났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공기업부문에서는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16.1%)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14.8%)이 차지했다.


공기업의 경우 남녀 지지율의 차이가 눈길을 끌었다. 여학생들의 지지율은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학생의 경우,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에 대한 남학생들의 지지율이 여학생들에 비해 6%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에 오른 박완수 사장은 경남 창원시장을 세 번이나 지낸 행정전문가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이 2014년까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를 했음에도 취임 후 공항의 전략과 비전을 새로 수립하는 등 계속 채찍질을 하며 경영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통하는 조직문화가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대학생들의 표심을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은 간부직원과의 회의를 1100여 명의 직원들에게 생중계하며 의견을 거침없이 주고받기도 하고, 인천공항 홈페이지의 ‘고객의 소리’ 게시판을 읽어 불만사항을 직접 처리하는 등 고객·직원과 소통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조사 때 오영호 사장이 5위에 올랐던 것과 달리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은 8위에 머물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광구 우리은행장 1위

닮고 싶은 CEO 외국계기업부문에서는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34.8%)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2위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9.1%)·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9.1%)과 20%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독보적 존재감을 나타냈다.


‘일하고 싶은 외국계회사’부문에서도 구글은 40.6%의 압도적 선택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CEO에 대한 선호도로도 이어진 듯한 결과. 남학생의 지지율이 높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남녀 모두 고른 선택을 했다.


2위를 차지한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에게는 여학생들의 표가 많았는데, 특히 유한킴벌리는 남학생의 표와 여학생의 표가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많은 지지율을 보인 기업은 한국씨티은행의 박진회 행장, 르노삼성자동차의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 나이키 코리아의 근엽 피터 곽 대표 등이다.


4위는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이사(7.5%)가 차지했으며, 지난해 4위를 차지했던 정병국 한국쓰리엠 사장은 10위로 밀려났다.





글 김은진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