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읽는 눈]

취업준비생 A씨는 기다리던 기업의 채용 공고가 뜨면 제일 먼저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는다. ‘회사 소개’를 눌러 사훈, 비전, 최신 소식 등을 꼼꼼하게 받아 적는다. 암기하듯 외우면서 나름대로 예상 면접 질문도 뽑아본다. 거울 보며 답변 연습을 하면서 ‘이 정도면 탄탄하게 준비한 셈이지’ 하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 A씨. 과연 그럴까?

대부분의 지원자가 A씨와 같은 방법으로 입사 시험을 준비한다. 하지만 ‘엑기스’를 하나 빼먹었다. 기업이 가장 주력하는 신제품부터 인재상, 비전까지 30초 만에 파악하는 방법, 바로 텔레비전 CF와 지면 광고다.


MISSION 1 신제품을 속속들이 꿰뚫어라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광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제품 광고. 소비자 입장에서 보고 들으며 ‘그거 괜찮아 보이네’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취업준비생의 자세가 아니다. 예비 신입사원의 눈으로 ‘왜 이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나’ ‘라이벌 기업의 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브랜드가 걸어온 행보와 어떻게 같고 다른가’ 등을 파헤쳐보자.



주목할 광고 - LG전자 헬스케어 정수기

요즘 LG전자에서 밀고 있는 신제품이다. 주요 광고 카피는 ‘플라스틱입니까? 스테인리스입니까?’ 자, 어떤 키워드가 떠오르는가.

‘LG전자가 정수기 사업에 뛰어들었구나’ ‘선두주자인 타사 제품을 의식해 소비자에게 비교를 요구하고 있구나’ ‘플라스틱 수조 대신 스테인리스 수조를 도입한 이유가 따로 있구나’ 등을 생각했다면 당신은 30초 만에 LG전자의 신제품과 새로운 행보를 파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라이벌 기업이 내세우는 제품의 특징, LG전자 신제품의 장단점 등을 알아본다면 남보다 한층 심화된 면접 준비를 하는 셈. 지원한 기업이 의욕적으로 진출한 분야에 대해 깊이 알아보고, 신선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면 주목받을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MISSION 2 기업 문화·철학을 분석하라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기업 PR 광고가 많이 늘었다. 말 그대로 기업 자체의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광고다. 울림이 있는 카피와 스토리로 감성 마케팅을 하는가 하면 기업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여주면서 이성적 판단에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주목할 광고 - 현대중공업

최근 현대중공업이 내놓은 광고의 콘셉트는 한마디로 ‘신뢰’라고 할 수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를 모델로 내세운 점부터가 안정감을 주기 위한 의도. 부드러우면서도 중후한 내레이션으로 현대중공업의 발자취를 소개해 누구에게나 믿음을 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17년 연속 노사분규 한 번 없다는 점(모범적인 노사 관계), 수출이 매출의 90%를 넘는 점(국가 발전에 기여), 많은 병원과 학교를 세웠다는 점(이익의 사회 환원)을 각인시키고 있다. 광고가 아닌 뉴스 보도나 기사로 이런 내용을 홍보하려면 필시 도표와 그래프가 등장하겠지만, 광고를 통해 간단히(?) 해결했다.

기업이 걸어온 역사와 기업 문화, 철학에 대한 관심은 취업준비생의 기본 자세. 이 광고를 통해 얻은 정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탐색한다면 적어도 면접에서 말을 더듬는 일은 없을 것이다.




MISSION 3 인재상을 파악하라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기업들이 저마다 내세우는 ‘인재상’은 약속이나 한 듯 비슷비슷하다. 글로벌 인재, 창의성, 책임감 같은 표현은 100% 등장한다고 봐도 좋을 정도. 하지만 단골 테마라고 해서 대충 지나치면 큰 코 다친다.

뻔한 게 사실일지라도 강조점을 찍는 게 따로 있기 때문. 특히 인재상이 기업의 사훈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광고를 다시 보자.



주목할 광고 - SK텔레콤

최근의 SK텔레콤 광고는 ‘SK텔레콤 사원의 하루’를 연상케 한다. 같은 문자를 수만 번 보내는 직원, 유튜브 동영상을 수천 번 보는 직원, 영상 통화를 하며 수천 번 인사를 하는 직원…. 5만5000번의 속도 측정 테스트 장면과 카피가 오버랩되면서 광고는 끝난다. ‘명품에는 5만5000번의 책임이 어울립니다.’

미련할 정도로 같은 테스트를 반복하는 이유는 통신 속도와 품질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주기 위함이다. 이를 SK텔레콤의 인재상과 연결해보자. 실제로 SK텔레콤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고객이 누구이며,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고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밝히고 있다.





광고 카피 응용법
“그때, 대한항공이 저를 불렀습니다!”

기발하고 인상 깊은 카피들을 면접 답변으로 응용할 수는 없을까. 잘만 활용하면 면접장 분위기 환기는 물론 센스 있는 지원자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단 반드시 해당 기업의 카피를 응용할 것. 경쟁사 카피를 사용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기 십상이다.


두산그룹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상황 : 지원자의 경험이 직무와 별 연관성이 없다며 압박 질문을 할 때

#답변 : 현명한 차선의 선택이 이어진다면 한 번의 최선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 8번째 편 활용



NH농협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상황 : 지원자에게 각오를 밝혀보라고 주문할 때

#답변 : 저에게는 여러 가지 호칭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호칭은 ‘NH사원’입니다.

-‘NH 홍삼 브랜드 한삼인’ 박지성 편 활용



대한한공
면접 통과 비결? 광고에 답이 있다
#상황 : 대한항공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물을 때

#답변 : ~(상황 설명), 그때 대한한공이 저를 불렀습니다.

- 대한항공의 ‘그때, 캐나다가 나를 불렀다’ 카피 활용



면접 복장 선택
면접관이 좋아하는 색깔 힌트 CI에 숨어 있다

어떤 옷을 입어야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답은 ‘기업 CI 색’에 있다. CI 색깔은 크게 웜 톤(Worm tone)과 쿨 톤(Cool tone)으로 나뉜다. 먼저 웜 톤의 기업으로는 LG그룹, SK그룹, 기아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붉은색 계통으로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인재상에서도 ‘꿈과 열정’ ‘창의적·진취적 사고’를 중시한다. 이를 감안해 실제 면접에는 편안한 색상의 복장을 선택하자. 정연아 이미지 컨설턴트는 웜 톤 기업의 면접 복장으로 가벼운 느낌의 정장을 추천했다.

“밝은 회색이나 감청색 계열의 비즈니스 캐주얼이 좋아요. 여성은 감청색 재킷 안에 흰색 셔츠나 톱(top), 바지는 베이지색 계열의 면바지를 입어보세요. 남성은 짙은 회색 재킷에 흰색 셔츠, 바지는 검은색이 좋겠어요. 신발은 검정으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쿨 톤에 속하는 푸른색을 사용하는 삼성그룹, 현대그룹, 신한은행‘정도 경영·정직·신뢰’ ‘곧은 성품’을 중시한다. 따라서 실제 면접에서도 진중하고 안정된 태도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가벼운 복장으로 임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정연아 이미지 컨설턴트는 “최선의 복장은 단정한 정장”이라고 말했다.

“여성과 남성 모두 단정한 정장을 입어야 합니다. 여자는 짙은 회색 또는 검은색 계열, 남자는 회색 또는 감청색 계열로 하되 검은색 계열은 피하는 게 좋아요. 넥타이를 푸른색 계열로 포인트처럼 응용한다면 신뢰감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지원자가 이 원칙을 따를 필요는 없다. 활발한 성격인 사람이 옷차림까지 가벼우면 면접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무엇이든 지나치면 역효과를 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글 김현민 대학생 기자(서울시립대 사회복지 3)
글 이주영 대학생 기자(숭실대 문예창작 4)
도움말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