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여행을 즐기려면 가고자 하는 장소를 섬세하게 표현한 지도가 필요하다. 섹스를 상대방의 몸을 통해 교감하는 여행으로 생각하는 당신에게는 아마도 이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그와 그녀의 몸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지도 말이다.
[LOVE] 아름다운 섹스를 꿈꾸는 당신 ‘성감대 지도’를 펴라
지극히 여자의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세상에는 두 가지 타입의 남자가 있다. 섹스를 잘하는 남자와 섹스를 잘 못하는 남자. 그런데 여기서 섹스를 잘하는 남자라 함은 아주 명쾌한 의미를 갖고 있는 표현이다. 여자의 몸을 잘 알고, 그 노련한 상태에서 열정적으로 탐험할 의지를 갖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남자 말이다.

여자라고 다를 건 없다. 어떻게 해야 그 남자가 좀 더 짜릿한 시간을 보낼지, 얼마나 더 쾌락의 순간을 오래 만끽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 여자만이 섹스의 황홀경을 제대로 누리는 법이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몸에 대해 ‘뭘 좀 아는’ 사람만이 충만한 섹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신은 이제 결정해야 한다. 뭘 좀 아는 사람이 되어 당신의 파트너에게 커다란 기쁨을 주고 또 되돌려 받을 것인지, 그저 상대방이 하는 대로 어버버 하며 따라가는 그런 바보 같은 섹스를 할 것인지를 말이다. 만약 전자를 선택할 작정이라면 그 첫 스텝은 상대방의 몸에 대해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녀의 성감대에 대한 끝내주는 학습용 지도를 마련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굴뚝같다.


그녀의 Hot Spot 5
귓불 오래전부터 중국에서는 귀를 매우 성적인 부위로 인식해왔고, 그래서 귀의 성적 가치를 성기에 견주기도 했다고 한다. 여성의 귓불은 매우 예민한 곳이므로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 핵심이다. 귓불에 살짝 살짝 키스를 하거나 입술로 물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는 것이 그 방법. 그녀가 조금 화가 난 듯할 때 귓불을 만져주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사실도 기억해둘 것.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코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코에 신경세포가 많이 몰려 있어서 긴장하게 되면 그곳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바로 신경세포가 많이 몰려 있다는 그 사실! 섹스 도중 그녀의 코에 키스를 하거나, 소파에 함께 앉아 있다가 서로의 코를 비비는 등의 스킨십은 그녀와의 친밀도를 확실히 높여줄 것이다.


입술 아랫입술을 촉촉하게 적시는 키스를 싫어할 여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놀랍게도 아랫입술에는 신경조직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이곳이 젖으면 뇌에서 ‘몸의 다른 곳도 적셔라’라는 명령을 내보낸다고 한다. 그 다른 곳이 어디라고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지?


머리카락 그녀의 풍성하고 기다란 머리카락을 보면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던 적, 한 번은 있을 것이다. 모발 자체에는 신경세포가 있지 않지만 모근 아래쪽에는 신경이 분포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머리카락 모근 부분부터 끝부분까지 사랑스럽게 빗질하듯 만져준다거나 모근 쪽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어준다면 그녀는 아마 따스하면서도 짜릿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엉덩이 등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이어지는 여성 특유의 라인은 아마도 남자들에게 묘한 유혹을 불러일으키는 바로 그 부위일 것이다. 그녀의 힙을 보다 로맨틱하고 노련하게 터치하고 싶다면 무작정 힙에 손을 대지 말고(자칫하면 그녀가 불쾌해할 수도 있다) 등에서부터 천천히 손을 옮겨가면서 그녀의 여성적인 라인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좋다. 등에도 신경세포가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그녀의 쾌감도 두 배로 커질 것이다.



그의 Hot Spot 6

눈에 하는 키스는 다른 곳에 하는 키스보다 한결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원 나잇으로 만나 격정적인 섹스를 하게 된 커플이 입술에는 키스를 퍼붓더라도 눈에 키스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눈에 키스를 한다는 것은 서로의 친밀도가 그만큼 강하고 서로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증거다. 상대방의 눈꺼풀에 조용히 그리고 조금 긴 듯하게 키스를 하거나 손가락으로 살며시 쓰다듬어 주는 것도 좋은 터치법.


가슴 여자의 가슴이 강력한 성감대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이지만, 남자의 가슴도 역시 그럴지에 대해서는 많은 여성들이 반신반의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떡 벌어진 근육질의 탄탄한 그의 가슴, 이제부턴 그저 멋지다고 바라보고만 있지 말고 당신의 손길로 어루만져주라고 권하고 싶다. 가장 먼저 공략할 곳은 바로 쇄골 주변. 키스를 하거나 쓰다듬어 주면 그가 서서히 쾌감을 느낄 것이고, 가슴의 한가운데를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질러주면 그가 한결 릴랙스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니 참고할 것.


손가락 두 사람의 섹스가 한창 달아올랐을 때 갑자기 여자의 입에다 손가락을 넣으려 하는 남자가 있다. 물론 어떤 여자는 기꺼이 그 손가락을 입에다 넣어주려고 할 것이고, 어떤 여자는 ‘너 손은 씻고 이러는 거니?’라고 묻고 싶어지는 불쾌함을 겪게 될 것이다. 손가락 끝에는 신경세포가 몰려 있기 때문에, 또 손가락 자체가 남자의 그것을 상징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손가락은 섹슈얼한 의미를 갖는 부위인 것은 확실하다. 그의 손가락을 천천히, 그리고 섹시하게 빨아주는 당신에게 그가 강렬한 끌림과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될 것임을 기억할 것.


뜬금없이 웬 배냐고? 식스팩이 옹골차게 들어찬 배라면 섹시한 포인트로 인정해주겠지만 지방으로 가득한 러브 핸들이라면 도저히 사랑해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당신이 그다지 섹시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그의 배는 확실히 섹슈얼한 포인트가 맞다. 남자가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배 안쪽의 빈 공간이 수축하고 이 상태에서 꽤 많은 양의 혈액이 페니스를 향해 쏠리게 되며, 그러한 이유로 배 쪽이 남자의 새로운 성감대로 변화하게 된다. 배꼽에서 5cm 아래쪽을 공략하되 잔잔한 키스를 그의 심벌까지 지속한다면 아마도 그는 흥분으로 어쩔 줄 몰라할 것이다.


여성의 발은 뭔가 에로틱한 부위로 여겨져 왔지만 남자의 발은 사실 그렇게 섹슈얼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부위는 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성의학 전문가들은 남자의 발이야말로 진정한 성감대라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왜냐하면 발가락에는 페니스와 연결되는 수많은 신경다발이 몰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 놀랍게도 뇌에서 발의 감각을 관장하는 부분이 발기와도 연결돼 있다는 사실 역시, 그의 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섹스 도중 그의 발가락을 부드럽게 만지다가 조금은 강렬하게 자극을 줘보자. 그 자극이 곧장 그의 그곳에도 전달될 테니 말이다.



허벅지 보통 꿀벅지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성적 대상으로 읽혀 왔던 것은 단연 여자의 허벅지였다. 하지만 남자 역시 허벅지의 자극을 사랑해 마지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허벅지 안쪽을 손바닥으로 쓰다듬거나, 입술로 꼼꼼히 누르거나 비비듯 입맞춤을 한다거나, 허벅지 안쪽 근육을 쥐고 지압하듯 애무하는 것은 모두 그에게는 황홀한 자극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의 그곳에 닿을 듯 말 듯 애간장을 녹이면서 허벅지 애무에 올인해보라. 어느 순간 그가 당신에게 “제발 어떻게 좀 해줘!”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