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취업코치

취업준비생이 등장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합격 소식에 울고 웃는 그들의 모습에 동병상련을 느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영화나 현실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영화에서 찾은 면접 장면을 상황별로 모았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기막힌 실수담과 기발한 대처법을 만나볼 수 있다.

실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취업 전문가들이 전하는 솔루션도 덧붙였다. 스토리를 통해 배우는 면접 비법이다.







면접관이 나한테 관심이 없다면?
-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중

변변치 않은 스펙의 취업준비생 세진(정유미). 부지런히 취업문을 두드리지만 번번이 미끄러지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찾아온 면접 기회에 세진은 긴장한 채 면접장에 들어선다. 옆에 앉은 지원자가 영어로 답변을 이어가는 동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만, 정작 면접관은 세진에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당황한 세진은 “저한테는 질문 안 하세요?” 하고 되묻지만 돌아온 건 “시간이 별로 없다”는 면접관의 싸늘한 반응뿐. 어렵게 면접을 보러 갔는데 정작 자신에겐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황당한 상황,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Solution “거꾸로 면접관에게 질문하라”

집단 면접에서 나에게만 질문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자기소개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뻔한 내용의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로는 면접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진처럼 면접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지 않기 위해선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이미 서류 전형은 끝났고 내가 쓴 자기소개서가 면접관 앞에 펼쳐져 있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땐 다른 방법으로 면접관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면접이 끝나가는데 말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간 관계상 거절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면접이 끝나간다면?
- 영화 ‘가족의 탄생(2006)’ 중

일본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선경(공효진)은 싹싹한 성격에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겸비했다. 한 일본 회사에 지원한 그는 꼭 합격하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지만 기대와 달리 면접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네, 됐습니다. 나가보세요.” 면접관의 한마디로 허무하게 면접이 끝나지만 아쉬운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선경.

면접을 마치고 나왔을 때 자신의 장점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은 대부분의 지원자가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마지막까지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Solution “마지막 질문 기회 놓치지 마라”

이시한 취업컨설턴트는 저서 ‘취업 면접 불패 노트’를 통해 “면접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었을 때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처럼 평범한 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행동이다.
영화에서도 선경은 “여기 들어오려고 3년을 준비했다”며 일본어로 노래까지 불러 면접관을 웃게 만든다. 단 몇 십 초의 시간이라도 자신의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면접장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중

지원자의 면모를 파악하겠다며 의도적으로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세진(정유미) 역시 면접장에서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한다. “남자친구는 있어요?” “취업 공부하느라 연애를 못 했나보죠?”와 같은 사적인 질문에 이어 인기 가수의 히트곡을 언급하며 “여기서 그 노래를 해볼 수 있겠느냐”는 요구까지 받는다.

세진은 멈칫했지만 곧 씩씩하게 일어나 무반주 댄스를 곁들여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영화 속 면접관들은 그 모습을 보며 킬킬거리고, 결국 세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면접장을 박차고 나오고 만다. 가뜩이나 긴장되는 면접, 노래나 춤을 보여달라는 면접관의 짓궂은 요청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Solution “못해도 좋으니 적극적으로 하라”

영화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실제로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웃긴 얘기를 해보라’ ‘노래를 불러봐라’ ‘개인기를 해보라’는 등의 주문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곤란한 상황을 설정해놓고 이 사람이 어느 정도의 끈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목적이다. 영화에서 세진은 면접장을 떠났지만 실제로 면접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면 이 상황을 현명하게 넘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원자에게 노래나 춤을 시키는 면접관들은 수준급 노래(또는 춤) 실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잘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우곤 취업컨설턴트는 저서 ‘면접 스킬 업’을 통해 “면접 도중 자신 없는 행동을 요구한다면 업무에 지장이 없을 만큼 강한 정신력이 있음을 드러내라”고 조언했다.



질문을 받고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진다면?
- 영화 ‘내니 다이어리(2007)’ 중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 애니 브래독(스칼렛 요한슨)은 유명 기업에 취직하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대기업 재무분석 부서에 면접을 보러 간다. 면접관이 꺼낸 첫 마디는 “이 부서는 10명을 뽑는데 8000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자기소개로 설명해보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그는 미소 지으며 “그건 정말 쉬운 질문이네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막상 자기소개를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린 애니.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질문을 받고 대답하려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난감한 상황,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Solution “솔직히 떨린다고 얘기하라”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 너무 긴장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때의 막막함은 경험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애니처럼 “아무 생각이 안 난다”는 말로 면접장을 뛰쳐나올 수는 없는 법.

애니의 경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아니었기에 자기소개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자기소개는 면접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질문이므로 철저한 자기 분석을 거쳐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소개가 아닌 일반적인 질문에서 답변할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는 솔직하게 “많이 긴장해서 당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면접 중에 기억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답변 하나를 잘 못한다고 면접에서 탈락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을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면접 복장이 불량하다고?
-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6)’ 중

다섯 살짜리 아들을 홀로 키우는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시골의 작은 마을 출신에 고등학교 졸업장이 유일한 학력이다. 그런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명 증권회사의 문을 두드렸고 어렵게 인턴십 면접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면접 전날 불법주차 과태료를 체납했다는 이유로 수감되고, 결국 면접 당일 옷을 갈아입지 못한 채 면접장으로 향한다. 반듯한 정장 차림으로 들어서야 할 면접장에 페인트가 잔뜩 묻은 청바지와 점퍼를 입고 나타난 크리스. 그를 본 면접관들의 표정은 떨떠름하기만 하다.

보나마나 최악의 첫인상을 남긴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Solution “솔직히 말하고 양해를 구해라”


외모에 대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강하다. 따라서 면접장에서 복장이나 헤어스타일로 지적을 당하는 일은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너무 튀지 않고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옷, 면접장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지는 복장을 추구해야 한다.

영화 속 크리스의 경우처럼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면접에 임하는 경우,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우곤 취업컨설턴트는 저서 ‘면접 스킬 업’에서 “면접 복장이 적절치 못할 경우 자신의 첫인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걱정된다는 염려를 솔직히 전하라”고 충고했다. 면접관이 첫인상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않도록 일시적인 실수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