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전형 폐지·역량기반 지원서 강화

1961년 창립한 한국전력공사는 반세기 동안 매출에서만 1만5000배, 발전설비에서 179배 성장하며 한국 최대의 에너지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전력사업 외에 해외 사업에도 눈을 돌려 지난 2009년엔 UAE 원전 4기 수출 성과를 이뤄냈고, 현재는 스마트그리드와 녹색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성장과 혁신이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을 이끌었듯, 채용에서도 회사에 대한 열정과 실행력을 드러내는 이가 환영받는다. 지원자들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역량기반 지원서를 비롯해 전공 필기시험, 인적성 검사, 3단계 면접 등을 거치며 자신의 역량을 평가받아야 한다. “공기업이지만 안정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 지원자를 찾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전력공사 채용 제도

한국전력공사의 신입사원 채용은 졸업 시즌에 맞춰 하반기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신입 공채를 비롯해 행정인턴을 대상으로 한 인턴 제한경쟁 채용, 석·박사급 연구원을 모집하는 전력연구원 채용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총 180명을 모집하며 9월 말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직군별 채용 인원은 9월 말 채용 홈페이지(recruit.kepco.co.kr)를 통해 공지된다. 지난해의 경우 총 61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했는데 사무직이 28명, 기술직 중 토목 분야 4명, 건축 분야 2명, 발전 분야 4명, 원자력 분야가 23명이었다. 지난해 많은 인원을 채용한 원자력 분야는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 토목, 건축, 발전, 배전 분야에서는 소수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전형은 크게 서류, 필기, 면접으로 이뤄진다. 1차 서류 전형은 어학 점수와 자격증, 역량기반 지원서를 토대로 평가하며 2차 필기 전형에서는 각각 100점 만점의 적성 검사와 전공 필기시험을 치른다. 3차 전형에선 개별 면접과 PT 면접, 토론 면접 그리고 인성 검사를 진행한다. 단계별로 체계화된 전형 절차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신입사원 채용에서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는 서류 전형의 자기소개서 항목을 역량기반 지원서로 바꾼 것이다. 자기소개, 성격과 특기사항, 지원동기 및 포부 등을 물었던 전통적인 자기소개서 방식에서 탈피해, 지원자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묻는 네 가지 항목으로 지원서를 구성했다. 이를테면 지원자의 전문성을 파악하기 위해 특기를 묻는 대신 ‘한국전력공사에 들어오기 위해 전문성을 쌓아온 경험’을 서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서류 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선일 한국전력공사 인력개발팀 차장은 “지원자의 글솜씨가 아니라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인턴십이나 별도 경력으로 쌓아왔는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채용 제도의 두 번째 변화는 3차 전형에서 실시했던 논술시험을 폐지한 것이다. 황 차장은 “그동안 시행해오던 논술시험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어 폐지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원자들이 준비를 많이 해오기 때문에 내용상 크게 변별력이 없고, 면접처럼 실질적인 평가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3차 전형에서는 개별 면접과 토론 면접, PT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핀다. 지원자의 인성과 인재상 적합 여부를 평가하는 개별 면접, 논리성과 발표 능력·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판단하는 토론 면접, 문제해결 능력과 기획 및 발표 능력·전문성 등을 파악하는 PT 면접이 하루 동안 치러지며 각 면접의 비중은 같다.

황 차장은 “주로 회사와 관련한 사항이 문제로 나오기 때문에 평소 신문기사 검색을 통해 꾸준히 한전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온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대개 안정적이고 정해진 업무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공기업 이미지와 달리 한전의 업무는 적극성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보다는 진취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가진 열정과 적극성을 면접에서 어필하라”는 조언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없다?’

한국전력공사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문의 중 상당수는 지원 자격 요건을 묻는 것이다. “이 전공으로 이 직군에 들어갈 수 있나요?” “제 어학 점수가 인정되나요?” “이 직군에 지원하려면 어떤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요?” 질문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전공학과 및 자격증, 어학 점수로 평가되는 서류 전형의 복잡한 자격 요건과 평가 방식을 항목별로 쉽게 풀어 정리했다.


<전공>
예체능계인데 사무직 지원할 수 있나? Yes

사무직의 경우 전공 제한이 전혀 없다. 800점의 어학 성적(TOEIC 기준)만 충족한다면 어떤 전공이든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인문계인데 기술직 지원할 수 있나? (자격증이 있다면) Yes

기술직의 경우 전공 제한이 있다. 기술직의 배전·통신·토목·건축·전기·기계·화학·원자력·IT 분야는 각각 지원 가능 학과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비전공자라 하더라도 관련 분야의 기술사 또는 기사 자격증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어학 점수>

토익 점수 750점으로 사무직 지원할 수 있나? No

사무직은 최근 2년 이내 취득한 800점(TOEIC 기준) 이상의 어학 점수가 있어야 지원 가능하다. 기술직의 경우 700점으로 그 기준이 100점 낮다. 토익 점수가 아닌 텝스(TEPS) 또는 일본어(JPT), 중국어(HSK·BCT), 독일어(ZD·ZMP·KDS·GDS), 프랑스어(DELF·DALF), 러시아어(FLEX), 스페인어(FLEX), 아랍어(FLEX) 점수가 있는 경우에는 각각의 성적을 환산해 기준 점수를 넘으면 지원할 수 있다.


해외 대학을 졸업했으면 어학 성적 없이 지원할 수 있나? Yes

해외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지원자는 어학 성적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서류 전형에서 어학 점수가 만점으로 인정된다.


기술직 지원자의 토익 점수가 900점이면 어학 점수 만점 받을 수 있나? Yes

어학 점수는 일차적으로 지원 자격을 부여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고, 그 이후엔 서류 전형의 평가 항목으로 쓰인다. 지원자가 제출한 어학 성적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되는데, 기술직의 경우 어학 점수 900점 이상은 모두 만점으로 인정된다. 사무직은 어학 점수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자격증>

토익스피킹과 오픽(OPIc) 점수 둘 다 있으면 중복 가점 받을 수 있나? No

서류 전형에서 가점 대상이 되는 공통 자격증은 한국사·한국어·IT·외국어 4개 분야다. 각 5점씩 최대 4개의 자격증(총 20점)이 인정되나 같은 분야 자격증은 중복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토익스피킹 7등급과 오픽 IH 점수가 있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가점은 5점이다.

사무직 지원자가 전기기사 자격증 있으면 가점 받을 수 있나? No

사무직 지원자는 사무 분야 관련 자격증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전기기사 자격증,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가점을 받을 수 없다.

전기기사 자격증과 전기공사산업기사 자격증 있으면 중복 가점 받을 수 있나? Yes

동일한 유형의 자격증은 최상위 1개만 인정한다. 예를 들어 전기기사와 전기산업기사 둘 다 있는 경우 최상위 점수인 전기기사 가점(10점)만 인정된다. 그러나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는 다른 유형의 자격증이므로 전기기사(10점)와 전기공사산업기사(5점)가 있는 경우엔 둘 다 인정된다(15점).

※ 어학 점수 환산 및 자격증 가점과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한국전력공사 채용 홈페이지(recruit.kepco.co.kr) 공지사항을 참고할 것.


한국전력공사 연봉 및 교육 제도

신입사원 연봉은 2300만 원이며 별도의 성과급이 주어진다. 한국전력공사는 미래 성장 동력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다양한 교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과 녹색기술 사업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신입사원들도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분야의 경험을 쌓으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 한국전력공사 측의 이야기다. 일례로 단기 해외 교육과정 중 하나인 ‘글로벌 챌린지(Global Challenge)’ 프로그램은 본인이 평상시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현지를 방문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 제도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신입사원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숫자로 보는 한국전력공사 히스토리

1961년 한국전력공사 창립 연도

한국전력공사의 모태는 조선전업과 남선전기, 경성전기다. 전기 3사를 통합해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주식회사를 세웠다. 당시 한국전력공사의 총자산은 134억 원. 현재 자산은 139조5000억 원으로 약 1만 배 성장했다. 매출은 1만5000배 성장한 39조5000억 원. 발전설비는 367MW에서 65,560MW로 179배 늘어났다.


98.1점 한국전력공사 고객만족도 점수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2010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전력공사는 종합점수 98.1점으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이는 전체 164개 공공기관 평균인 88.5점을 크게 상회하는 점수다. 한국전력공사는 조사가 처음 시행된 1999년부터 12년 연속 최고 등급을 기록해왔다.


8조 한국전력공사 스마트그리드 사업 투자금액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사업 분야에 총 8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송·배전설비의 지능화, 스마트미터 교체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4000억 원을 투자하고, 이후 2020년까지 2조3000억 원, 2030년까지 3조7000억 원 등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0만 UAE 건설현장에서 달성한 무재해 시간

지난 6월 UAE 원전 건설현장에서 무재해 200만 시간을 달성했다. 2009년 수주한 UAE 원전4기 건설 사업은 총 계약금액이 2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원전 사업이다. 제1호기 원전은 오는 2017년 준공될 예정이다.

1기업 1나눔 시리즈용.

한전 저소득층 전기설비 교체...

종로구 부암동.

/허문찬기자  sweat@  20091028
1기업 1나눔 시리즈용. 한전 저소득층 전기설비 교체... 종로구 부암동. /허문찬기자 sweat@ 20091028
>>한국전력공사 인사담당자에게 묻다<<

한국전력공사 채용 제도와 입사 후 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모아 인사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문 취합은 취업 커뮤니티 ‘취업의 달인(cafe.naver.com/jobtong)’ 회원들의 협조로 이뤄졌다.


Q 신입 공채 일정과 규모는?

A 올해는 9월 말부터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신입 공채와 행정인턴 제한경쟁 채용, 전력연구원 채용을 합해 18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직군별 채용 인원은 9월 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Q 채용 경쟁률은 얼마나 되나?

A 채용 규모에 관계없이 대체로 7000명에서 1만 명 정도가 지원하는데 1차 전형의 1단계(어학 점수, 자격증) 평가로 채용 예정인원의 20~50배수 정도를 선발한다. 2단계 역량기반 지원서 평가로 다시 절반 정도의 지원자를 거른다. 지난해 신입 공채의 경우 총 1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무직 145 대 1, 원자력 분야 56 대 1, 발전 분야 130 대 1 등이었다.


Q 2차 전형에서 치르는 한전형 적성 검사는 무엇인가?

A 전문기관에 의뢰해 만든 8가지 유형의 문제로 구성된다. 언어유추력, 수추리력, 공간지각력 등으로, 유형이 궁금하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적성 검사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지원자의 역량이 한국전력공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기 위한 전형이므로 단시간에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은 아니다.


Q 2차 전형의 전공 필기시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전공 필기시험은 직군별 전공 지식 문제와 상식 문제로 나뉘어 출제된다. 대체로 전공 전반에 걸친 문제가 출제된다. 단순 지식이 아니라 전공 과목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방식이다. 상식시험은 한국사, 철학, 한자, 회사상식 등의 문제가 출제된다. 지난해의 경우 상식 문항의 비중이 10~20% 정도였다.


Q 3차 전형의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A 개별 면접, 토론 면접, PT 면접의 3가지 평가를 실시한다. 개별 면접은 지원자 1명과 면접관 3명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약 20~30분 동안 이뤄지며 지원서를 토대로 질문하는 전형적인 인성 면접 형태다. 토론 면접은 시사적인 주제에 대해 그룹별로 40~5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지원자의 논리성과 발표 능력, 협동 능력을 두루 살핀다. PT 면접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준비할 시간을 준 뒤 5분간 발표하고, 5분간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문제해결 능력과 기획 능력, 발표 능력, 전문성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Q 면접을 잘 보기 위한 팁이 있다면?

A 회사와 관련된 사항을 문제로 출제하기 때문에 평상시 한전 관련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해두면 도움이 된다. 면접에서 지원자의 대답을 들으면 이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뒀는지, 급하게 준비해왔는지가 드러난다.


Q 모든 전형은 제로베이스인가?

A 그렇다. 모든 전형에서 제로베이스로 평가가 이뤄진다. 마지막 3차 전형에서도 면접 점수와 인성 검사 결과로만 합격자를 가린다.


Q 입사 후 근무지 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A 신입사원들은 3주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KEPCO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뒤 근무지로 배치된다. 일반적으로 신입사원은 지방사업부에 배치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발전 분야, 원자력 분야는 해외 사업 인력이기 때문에 본사로 배치된다. 신입사원의 희망과 연고지를 고려해 근무지를 정하지만 대체로 수도권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100%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Q 해외 근무 기회가 있나?

A 그렇다. 17개국에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해외 근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장점 중 하나가 신성장 동력 사업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회사의 모든 정책이 해외 사업이나 녹색 성장 분야로 향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Q 한국전력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에게 조언 한마디?

A 공기업의 이미지는 대개 안정적이고 정해진 업무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업무는 적극성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보다는 진취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 자신이 가진 열정과 실행력을 어필하기 바란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제공 한국경제신문DB·한국전력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