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범의 패션 제안

요즘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의 김태희 스타일이 화제다. 드라마 제목처럼 프린세스 룩을 선보이는 김태희는 예전에 유행하던 드라마 ‘미스터 큐’ ‘토마토’ 속 김희선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과거의 김희선처럼 드러내놓는 공주 룩은 더 이상 선보이지 않는다.

미니스커트나 발레리나를 연상케 하는 샤 원피스, 여기에 달콤함 지수를 높여주는 헤어 액세서리 정도로 기본만 보여준다. 기존의 과한 프린세스 룩에 집시 느낌의 히피적인 보헤미안 무드가 베이스로 깔려 있기 때문.

프린세스 룩이 이렇게 변했다면 프린스 룩은 어떨까. 인기리에 종영한 ‘시크릿 가든’의 현빈 룩을 보면 재벌집 아들이라는 캐릭터를 룩에 제대로 표현해냈다. 하지만 프린스 룩 역시 화려함만을 담아내진 않았다. 행커치프 대신 볼펜을 꽂은 실용성과 베스트 대신 카디건을 활용한 여유로운 보헤미안 느낌을 첨가했다.

그럼 새로워진 왕자와 공주 룩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려면 어떻게 스타일링하는 것이 좋을까. 김태희의 공주 룩에 도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 먼저 트위드 재킷. 이 재킷은 샤넬 브랜드의 아이콘이지만 청바지와 매치해도 충분히 로맨틱해 보일 만큼 현대적인 프린세스 룩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다.

다음은 체인 줄이 달린 백. 이 백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나 브랜드가 아닌 사이즈다. 자신의 신체에 걸맞은 사이즈를 구입하지 않으면 자칫 공주 룩의 모든 것을 망쳐버릴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스커트. 무릎 위로 올라오는 프릴 장식의 꽃 프린트 스커트가 제격이다. 무릎 정도 길이의 미디스커트 역시 현명한 선택. 김태희가 자주 하는 헤어 액세서리는 각자의 지갑 사정에 맡기겠다.
[Fashion Tip] 보헤미안풍으로 돌아온 프린스 & 프린세스 룩
이제 스타일링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남았다. 포인트는 간단하다. 보헤미안, 즉 쿨한 요소를 놓치지 말라는 것. 지나치게 로맨틱한 공주에 집착하는 것은 ‘구식’이다. 트위드 재킷에 꽃 장식 프릴 스커트를 입었다면 프린트가 담긴 스카프를 가볍게 활용해 믹스&매치하는 것이 좋다.

핑크 컬러의 리본 블라우스를 입었다면 스커트보다는 청바지에 오렌지 컬러의 펌프스를 매치하는 것이 훨씬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린세스 룩에 필수적인 아이템을 두 가지 착용했다면 남은 한 가지는 반드시 여유롭고 심플한 캐주얼 룩의 포인트가 될 만한 아이템을 착용하자.

현빈이 뽐내던 프린스 룩은 어떻게 입는 것이 좋을까. 프린세스 룩과 마찬가지로 우선 요즘 왕자가 되기 위해 기본적인 아이템을 준비하자. 사실 프린스 룩에는 따로 쇼핑할 만한 아이템이 없다.

블레이저, 청바지, 스트라이프 패턴의 넥타이, 컬러풀한 카디건 등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을 것이다. 만약 없다면 핑크나 그린 등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로맨틱한 컬러의 카디건을 구입하길 바란다. 요즘 프린스 룩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니까.

이제 스타일링 팁만 남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일링보다 핏이다. 현빈처럼 멋진 프린스 룩을 위해서는 몸에 꼭 맞는 재킷과 슬림한 핏의 슈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슈트의 재킷은 소매 길이가 손목을 넘지 않아야 하고 길이가 힙을 덮지 않아야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컬러를 활용하는 것. 남자의 옷장에서 금기시됐던 핑크, 오렌지, 그린 등의 컬러를 과감하게 내세울 줄 알아야 한다. 패션 센스를 조금만 업그레이드해 봄 학기 캠퍼스의 진정한 왕자와 공주로 거듭나보자.
[Fashion Tip] 보헤미안풍으로 돌아온 프린스 & 프린세스 룩
이현범 ‘anan’ ‘Esquire’ ‘Numero’ 등의 패션 에디터를 거쳐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케이블 채널 M.net의 ‘트렌드 리포트 필’에 출연 중인 만능 재주꾼이다. 키 작은 남자를 위한 스타일링 북 ‘키보다 커보이는 남자 스타일’의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