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Extra!

뉴욕의 땅값이 비싸다는 것은 housing price집값으로 알 수 있다. 맨해튼의 rich neighborhood부촌에 가면 80평에 200억 원이 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땅값이 비싸면 땅을 그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마련인데 뉴욕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바로 park공원의 비중이 그 어느 도시보다도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English] 뉴요커들의 자부심 : 아무리 땅값이 비싸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바로: 센트럴파크
우선 맨해튼(크기 : 59.47km²) 안에는 공원이 37개나 된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 좌측으로 100m 정도 가면 리버사이드 파크(Riverside Park)가 있고 우측으로 200m 정도 가면 모닝사이드 파크(Morningside Park)가 있다.

축구 경기장의 크기는 1.5acre인데 리버사이드 파크는 323acre, 모닝사이드 파크는 30acre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는 무려 843acre나 된다. 즉, 센트럴 파크에 부대시설을 제외한 축구 경기장을 562개나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세계 그 어떤 도시보다 뉴욕에 이렇게 많은 공원이 있는 것은 19세기에 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뉴욕의 upper class상류층이 당시 영국을 방문했을 때 대저택들이 어마어마한 garden정원과 forest숲으로 둘러싸인 모습에 자극을 받아 영국의 공원을 뛰어넘을 landmark명소를 짓기로 결심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뉴욕 대부분의 공원은 상류층의 기부금으로 지어졌지만 영국의 상류층과는 다르게 모든 사람이 share공유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훨씬 방대하고 우아하게 지었다는 특징이 있다.

즉, 영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일종의 jealousy시기심에서 비롯된 뉴요커들의 ambitious plan야심 찬 계획이 public공공을 위한 계획으로 거듭나면서 15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English] 뉴요커들의 자부심 : 아무리 땅값이 비싸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바로: 센트럴파크
하지만 19세기 이후 뉴욕의 땅값은 꾸준히 상승해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real estate price부동산 가격을 자랑한다(세계에서 가장 비싼 commercial district상업지구도 맨해튼에 있다). 뉴욕에 공원을 지을 당시 땅값이 지금과 같이 비쌌다면 공원을 이렇게 많이 지을 엄두를 내지 못했겠지만, 신기한 것은 땅값이 아무리 올라도 공원을 없애고 그 자리에 건물을 지을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뉴욕 친구들에게 공원을 없애고 건물을 짓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그것은 foolish무식하고 barbaric야만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뉴요커들이 이처럼 높은 집값을 내면서도 공원을 보존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맨해튼 상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촘촘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시멘트 바다의 물결을 이루는 것을 지나, 갑자기 길고 커다란 센트럴 파크가 푸른 숲을 이루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물론 듬성듬성 다른 공원들이 이루는 푸른 초원도 찾아볼 수 있다. 맨해튼의 모든 공원은 허허벌판에 artificially인공적으로 세워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nature’s ecosystem자연의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변했다. 뉴욕의 공원은 인간이 기계의 힘으로 만든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뉴요커들은 공원이 자신들의 삶에 creative force창조적인 힘을 준다고 말한다.
[English] 뉴요커들의 자부심 : 아무리 땅값이 비싸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바로: 센트럴파크
센트럴 파크에 가면 세계적인 기업의 임원들이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은 채 아침 일찍 binoculars쌍안경을 들고 새들을 관찰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Lake호수에서는 사람들이 모형 돛단배를 유유히 항해시키고, 아이들은 merry-go-round회전목마를 즐기다가 동물원을 찾는다.

하루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조깅을 하기 때문에 건강한 에너지를 도처에서 느낄 수 있다. 뉴요커들이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어하는 로맨틱한 카페가 있는가 하면, 겨울에는 아이스링크에서 무료로 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다. 축구 경기장 5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뻥 뚫린 grass lawn초원 위에서 각자 여가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센트럴 파크의 설계자 중 한 명인 옴스테드(Olmstead)는 공원을 디자인한 신념을 “democratic ideals embedded in the trees and earth(민주적인 이념을 나무와 흙에 심어놓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뉴욕 속의 자연보다 뉴요커들을 더 refine세련되게 만드는 요소는 없다. 패션이나 문화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을 창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150년 동안 꾸준히 실행해온 뉴요커들만의 세계적인 신념은 따라하기 어려울 것이다.


< Vocabulary >

housing price 집값
‘집값’을 왜 house price가 아니라 housing price라고 표현할까? 한 집의 가격을 일컫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의미에서 집값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 집의 가격은 price of a house라고 표현한다.

rich neighborhood 부촌
rich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형용사로는 affluent, upscale, wealthy가 있다.

upper class 상류층
‘상류층’을 의미하는 다른 표현으로는 elite, high society, privileged class 등이 있다.

garden 정원
‘식물’은 영어로 무엇일까? 정답은 plant다.

forest 숲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영어로는 이렇게 말한다. Look at the forest instead of the trees.

landmark 명소
land는 ‘땅’을 의미하고 mark는 ‘표시’를 의미한다. 땅에 표시를 해둘 만큼 중요한 곳이 바로 ‘명소’다.

share 공유하다, 나누다

이제 ‘공유하다’라고 하면 인터넷에서 하는 파일 공유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파일 공유’는 file sharing이라고 한다.

jealousy 시기심, 질투심

‘질투심’을 의미하는 다른 단어로는 envy가 있다.

ambitious plan 야심 찬 계획

‘계획’이라는 단어 앞에는 여러 가지 형용사를 놓을 수 있다. 계획은 마음으로 세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계획은 어떤 형용사로 수식하고 있는가?

public 공공의
‘공공화장실’은 public toilet이나 public restroom이라고 표시한다.

real estate price 부동산 가격
estate는 ‘소유지’를 뜻한다. 그 앞에 real(진짜)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부동산’을 표현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commercial district 상업지구
‘상업지구’의 다른 표현으로는 business district가 있다. ‘쇼핑지구’는 shopping district라고 하고 ‘학교구역’은 school district라고 한다.

foolish 무식한
fool은 ‘멍청이’를 뜻한다. 특이해 보이는 형용사로 foolhardy가 있다. ‘무모한, 막무가내인’이라는 뜻이다.

barbaric 야만적인
‘야만인’은 barbarian이라고 한다.

artificially 인공적으로
‘인공지능’은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한다.

nature’s ecosystem 자연의 생태계
ecosystem이란 서식하는 생명체와 그 주변 환경의 체계를 일컫는 것이므로 반드시 자연일 필요는 없다. 대도시도 일종의 ecosystem을 이룬다.

creative force 창조적인 힘
‘창조력, 창의력’은 creativity라고 한다. artist에게 creativity는 vitality와도 같은 것이다.

binoculars 쌍안경
‘망원경(눈 하나로 보는 것)은 telescope, 현미경은 microscope라고 한다. 하지만 horoscope는 ‘별자리 운세’를 뜻한다.

lake 호수
‘연못’은 pond라고 한다.

merry-go-round 회전목마
보다시피 영어 표현에는 ‘목마’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 merry는 ‘유쾌한’이라는 뜻이며 빙글빙글 돌아가며 유쾌함을 즐긴다는 뜻에서 ‘회전목마’라는 표현이 만들어졌다.

grass lawn 초원
grass는 ‘풀’을, lawn은 ‘잔디밭’을 뜻한다. 둘이 합쳐져서 ‘초원’을 이룬다.

refine 세련되다
refined manner는 ‘세련된 매너’를 뜻하는 영어 표현이다.


[English] 뉴요커들의 자부심 : 아무리 땅값이 비싸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바로: 센트럴파크
이유진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뉴욕에서 태어나 콜롬비아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언어학을 부전공. 20대 초반 공대를 거쳐 의대로 진학했다가 결국 인문학을 택하는 여정을 겪었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