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하반기 공채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취업에 성공했다면 들뜬 가슴이겠지만, 고배를 마셨다면 쓰린 마음이리라. 하지만 취업에 실패했다고 언제까지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마음을 추스르고 내년 상반기 취업을 향해 다시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올 상·하반기를 통틀어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 과연 무엇이었나 하는 점이다. 수많은 면접관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분명 존재한다. 겨울방학 동안 그 질문들을 마스터한다면 당신의 자신감 배터리는 충전 완료될 것이다.
[공채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인턴십 관련 질문 늘어…경험 잘 정리하는 게 관건
>일러스트 이경국">
2010년은 채용시장 패러다임이 인턴십 중심으로 이동한 해로 기록된다. 특히 면접 질문이 인턴십 경험 및 직무 관련 실전형 질문으로 옮겨갔다. 과거에는 성격이나 성장과정 등 주로 인성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도전 경험, 해외 경험, 인턴십 경험 등을 묻는 질문이 대세다.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 소장은 “인턴십 경험자가 늘면서 면접장에서 경험자와 무경험자에 대한 질문에 차별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이는 실제 면접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턴십 경험이 있는 지원자는 자신의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통해서 얻은 내용으로 답변을 할 수 있지만, 무경험자는 현장 경험이 부족해 추상적인 답변밖에 할 수 없는 불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직무와 실전 관련 질문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서도 인턴십 무경험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무경험자가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정보 분석이나 차별화된 직종 분석인데, 이마저도 인터넷에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상향 평준화돼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채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인턴십 관련 질문 늘어…경험 잘 정리하는 게 관건
최근에는 ‘역량 면접’의 영향으로 단편적인 질문보다는 심층 질문이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면접자는 자신이 경험한 활동에 대해 면접관이 구체적으로 파고들 것을 대비해 그 경험들을 잘 정리해 놓아야 한다. 내년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겨울방학 중에 다양한 경험을 쌓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면접관들이 던진 공통된 질문이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것이다. 김준영 ‘취업면접비법’ 저자는 자신의 책에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라고 강조하면서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할 때 이미 첫인상과 점수를 거의 확정지어 놓는다. 추가 질문들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공채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인턴십 관련 질문 늘어…경험 잘 정리하는 게 관건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페르미 추정’이라고도 불리며, 업무처리 능력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나무는 모두 몇 그루일까?’라고 묻는 식이다.

정답은 면접관도 모른다. 지원자의 문제해결 능력을 보기 위해 던지는 이런 질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굴 표정과 적극적인 의지다. 답을 모르더라도 어떻게든 풀어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약점을 묻는 질문에도 대비해야 한다. 강점에 대해서는 ‘성실하다’와 같이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언급하고 단점은 ‘춤을 잘 못 춘다’와 같이 직무에 관계없는 일반적인 것으로 대답하는 게 좋다.

시의성 있는 핫이슈 관련 질문들도 쏟아졌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생각, 소신 등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적 이슈에 관해 질문한다. 즉, 외교통상부 장관 특채 논란, 배추 가격 인상, KBS 블랙리스트 논란, 도요타 리콜 사태, 천안함 침몰, 스마트폰 돌풍,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새 총리 후보 청문회, 타블로 학력 논란, G20 정상회의, 4대강 사업 논란 등 최근 핫이슈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핫이슈 질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문과 뉴스를 꼼꼼히 챙겨 보고, 질문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생각을 글로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채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인턴십 관련 질문 늘어…경험 잘 정리하는 게 관건
지원자가 면접을 보기 전에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들도 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지원자가 면접 전 꼭 알아야 할 것’을 조사한 결과 ‘개인의 목표 및 삶의 방향’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지원부서 주요 업무’와 ‘전공 지식’이 차지했고 ‘기업의 인재상’ ‘업계 동향 파악’ ‘기업의 개선방안’ 등이 뒤를 이었다.

본인의 목표나 지원부서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준비가 미흡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불안함이 커질수록 외형적인 스펙 쌓기에만 신경 쓰기 쉽다.

하지만 맞춤형 인재 선발이 대세인 만큼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내가 뽑고 싶은 인재인지, 또 그런 인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글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