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뽑은 '인턴하기 좋은 기업' 베스트 25

“기업만 점수 매기라는 법 있냐? 우리도 매긴다!”

인턴사원으로 일해봤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기업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조목조목 점수를 매겼다. 자신이 경험한 인턴십이 어땠는지를 두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직장 내 분위기, 맡겨진 업무의 전문성, 보수 등의 항목에 대해 점수를 주고 인턴십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만족도까지 내놓았다.

기업들이 매기는 점수에 의해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는 ‘을’ 입장인 사람들이, 이번엔 ‘갑’의 입장에서 채점판을 든 셈이다. 인턴십 경험자들이 기업을 평가해 ‘인턴십하기 좋은 기업(Great Internship Place·GIP)’을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10개 평가 대상 기업 가운데 최상위에 랭크된 25개 기업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직접 일해보니…’ 인턴십 경험자 설문조사 대공개
인턴십 경험자들이 기업들을 평가했다. 가차 없이 점수를 매겼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총 4875명. 이 가운데 24.2%인 1180명의 인턴십 경험자가 채점에 나섰다. 조사는 5월 19일부터 90일 동안 취업 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를 통해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채용시장의 뚜렷한 특징인 인턴십 확산 트렌드를 감안해 기획됐다. 기업들은 수많은 구직자 중에서 적합한 인재를 가려내기 위한 방편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 학점, 영어점수 등 서류에 존재하는 수치가 아니라 실전에서의 업무역량을 미리 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인턴십은 취업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관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 편의를 위한 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를 선점하고 고를 수 있어서 유용하지만 구직자는 인턴십 기간 동안 다른 입사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6개월 안팎의 장기 인턴사원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에 실패하면 타격이 더욱 크다.

수행 업무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CAMPUS Job&Joy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턴십 기간 동안 ‘복사, 전화 응대 등 단순 업무 보조를 했다’는 대답이 전체의 39.7%를 차지했다. 또 80만 원 미만의 쥐꼬리만한 보수, 과도한 업무량·야근 등도 불만 요소로 꼽혔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턴사원들이 기업을 평가하기로 했다. 기업이 인턴사원의 우열을 가려 점수를 매기듯, 인턴십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우열도 가려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인턴십이라고 다 같은 인턴십이 아니다.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 실무 평가 프로그램 등을 갖춘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많은 게 현실. ‘경쟁사가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의 ‘따라쟁이형’, 정부의 인턴사원 임금 지원을 활용해 단기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얌체형’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구직자 사이에서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정 기간 부대끼며 조직의 일원으로 일한 사람들이 체감치를 계량화해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610개 평가대상 기업 중 최상위에 랭크된 25개 기업은 하나같이 활발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포스코가 종합 점수 16.2점(2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또 한진그룹(15.4)이 2위에 올랐으며 한화그룹(15.0), 이랜드그룹(15.0)이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 조사 주체 : 잡코리아, CAMPUS Job&Joy
★ 조사 대상 : 국내 기업 인턴십 1회 이상 경험자
★ 조사 기간 : 2010년 5월 19일~8월 16일(90일간)
★ 응답자 통계 :
- 총 응답자 4875명(남자 1313명, 여자 3562명)
- 유효 응답자(인턴십 경험자) 1180명(남자 387명, 여자 793명)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
일러스트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