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의 달콤살벌 연애 코치

풋풋한 커플을 볼 때면 대학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처음 본 선배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순간 말이다. 아련한 추억으로 느껴질 법도 한 얘기인데, 이상하게도 필자는 그 시간을 떠올리면 목뒤가 뻣뻣해지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왜냐고? 사실 스무 살이 되던 그 해에 필자의 두 눈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었던 그 선배에게 대찬 고백을 하고 곧바로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그리고 그 사건 직후, 선배는 필자보다 엄청 예뻤던 입학 동기와 CC선언을 하고 말았다. 고백하지 말걸! 아니, 그녀만큼 예쁘게 태어날걸!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커플 탄생을 축하해줄 수밖에.

새로운 캠퍼스 커플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한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이성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를 고민하느라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혹은 그녀의 뒷조사를 하느라 하루를 다 보낸다 해도 그 열정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아무 대책 없이 그냥 “좋아한다.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고백한다 한들 누가 말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 연애 코치로서 필자는 그런 무대포식의 고백을 말리고 싶다. 이왕 용감하게 고백할 거라면 성공률을 높여서 고백하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당신의 고백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일단 과한 기대를 접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하는데, 설마 거절하진 않겠지’라는 섣부른 판단 때문에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고백을 화끈하게 해버렸다면 당신의 몫은 그것으로 끝났다는 걸 기억하라. 상대방이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눈길 한 번 주는 것조차 참는 쿨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억하라! ‘역지사지·지피지기’ 정신

그리고 또 한 가지! 고백하기 전, 지피지기의 미덕을 충분히 발휘했느냐를 체크해봐야 한다. 내가 이성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상대인지, 상대방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그저 자기감정이 달아올랐다고 쉽게 고백을 해버리면 십중팔구 실패하고 만다. 고백이란 나란 사람 전부를 상대방에게 ‘제안’한다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없다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짝사랑이 아름다운 건 풋풋하고 순진한 열다섯 살 때나 가능한 일 아닐까. 짝사랑과 고백으로 이어지는 반복구조 속에서 단 한 명과도 제대로 인연을 맺지 못한다면 풋풋함은커녕 칙칙한 짝사랑 라이프가 시작되고 만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그 사람에게 고백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자.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을. 당신이 꿈꾸던 이상형에게 진실한 고백을 듣고 싶은 마음은, 결국 상대방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말이다.

상대방이 꿈꾸던 이상형에 가깝게 당신을 업그레이드해보자. 그리고 용감히 다가가 진실된 고백을 건네보자. 이렇듯 역지사지와 지피지기 정신을 잃지 않는 것, 캠퍼스에서 핑크 빛 연애를 시작하는 최고의 테크닉이다.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연애하려면 낭만을 버려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