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컨설턴트 이승이

취업을 하려는 이들은 취업문이 좁다고 아우성이다. 기업들은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한다. 이처럼 제짝을 만나지 못한 이들을 매칭해 서로의 소망을 이뤄주는 커리어 컨설턴트란 직업에 남다른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이가 있다. ‘더조은컨설팅’ 이승이 소장이다.
[Interview] “꿈을 실현해주는 도우미, 바로 커리어 컨설턴트죠”
지난 6월 30일,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제1회 취업컨설팅대전’에서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우수 컨설턴트 선정과 시상식이 있었다. 이 대회는 청년실업 해소의 일환으로 민간 전문 컨설턴트가 신규 대졸 구직자에게 개인별 맞춤형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난다 긴다 하는 커리어 컨설턴트들이 자웅을 겨룬 대회이기도 했다.

“이쪽 직업이 신설 직업군에 속하다 보니 민간 커리어 컨설턴트가 넘쳐나거든요. 그 때문에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커리어 컨설턴트가 생겨나 가장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커리어 컨설턴트로서의 실력이나 자격을 검증할 수 있는 이런 대회가 꼭 필요했죠.” 이승이 커리어 컨설턴트는 이 대회에서 우수상 격인 ‘서울고용지원센터소장상’을 수상했다.

“민간 전문 취업 컨설턴트 40여 명이 2개월간 자신에게 할당된 청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한 후 최종 취업률과 만족도, 컨설팅 내용 등의 최종 결과를 통해 커리어 컨설턴트의 실력을 겨루는 대회죠.”

여기서 이 컨설턴트는 자신이 맡은 6명의 청년 구직자를 모두 취업하게 해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10~12명의 구직자를 담당한 상위 수상자들에 비해 할당된 구직자가 적어 대상, 최우수상에 이어 3위권인 우수상 수상에 그쳤지만 취업률만큼은 최고인 셈이다.

더욱이 이 대회에 참가한 청년 구직자들의 평균 취업률이 59.2%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취업률 100%는 놀라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건설회사, 금융권, 공기업, 부동산 연구원, LG전자 등 구직자들이 취업한 기업도 구직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곳이다.

“비결이요?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개개인의 특성과 장단점을 잘 파악한 후 최대한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나름의 전략들을 컨설팅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구직자의 미래에 대한 꿈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이 주효한 듯해요.”

꿈을 찾아가는 여정, 그 든든한 길잡이

원래 그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중역 비서실에 근무하던 재원이었다. 안정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모험에 가까운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선택한 그녀에 대해 주변의 시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부모님은 제가 선택한 일이니 믿고 지켜보셨지만, 직장 동료나 친구들은 왜 모험을 하는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어요. 자신의 직업은 결국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해낼 수 있는 일이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꿈을 향해 과감히 도전을 시작한 거죠.”

대학 시절부터 유난히 이미지 컨설팅과 강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미지나 컬러 컨설팅을 공부하는 등 꾸준히 자신을 갈고닦았다. 다년간 컨설팅에 대해 공부한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뜻을 같이하는 3명의 동료와 함께 ‘더조은컨설팅’이라는 이름의 컨설팅 회사를 창업했다.

“저처럼 이쪽 일을 너무나 좋아하는 동료들이에요. 뜻이 같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이 전혀 두렵지 않았죠.”

막상 컨설팅 회사를 차리긴 했지만 일이 들어올 때까지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었다. 여러 대학을 쫓아다니며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졸랐다. 컨설턴트로서 지니고 있는 자신의 강점과 비전을 어필하고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발이 부르튼 적도 많아요. 하지만 경력이 없으니까 더 노력하고, 더 많은 열정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죠.”

계속되는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강의기획안이나 컨설팅 기획안을 업그레이드해 대학들을 다시 찾곤 했다. 그 젊은이다운 열정과 노력은 결국 대학들을 감복시켰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도 당신처럼 도전하는 열정과 노력을 가르쳐달라”며 취업 컨설팅 특강을 제의하기 시작했다.

한양대 면접 이미지 컨설팅을 시작으로 전국 각 대학, 종합고용지원센터 등에서 강의 및 컨설팅을 의뢰했다. 그녀가 주로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방법, 입사지원서를 잘 쓰는 방법, 면접에서도 돋보일 수 있는 이미지 컨설팅, 취업을 위해 필요한 전략 및 스킬 등이다. 취업 스킬만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직장 예절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직무 능력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강의나 상담을 할 때면 언제나 그 학생들의 선배나 언니, 누나가 된 심정으로 진지하게 조언해요. 실제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회사 중역이나 인사담당자가 바라는 인재상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서 그런지 학생들이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특히 출신 학교는 좋지만 성적은 좋지 않은 학생,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학생, 명문대는 아니지만 성적 관리와 자기 계발을 착실하게 해온 학생 등 취업을 원하는 이들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맞춤별 컨설팅’의 효과는 두드러졌다.

예를 들면 출신 학교는 좋지만 토익이나 학교 성적은 좋지 않은 학생에게는 학점이나 토익 성적 대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온 여러 가지 일을 자기소개서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이 보고자 하는 건 그 학생의 능력뿐 아니라 성실성이기도 하죠.

그러니 학교 성적 대신 그 학생의 능력과 성실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중요해요.” 이는 이른바 ‘학벌’이 떨어지지만 성적 관리를 착실하게 해온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자기소개서를 통해 어필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하고 싶은 일이나 취업하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그 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라면 그녀 자신이 직접 취재하는 노력까지 곁들인다. 구체적으로 하게 되는 일, 직무의 장단점, 업무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과 인재상 등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
[Interview] “꿈을 실현해주는 도우미, 바로 커리어 컨설턴트죠”
이 컨설턴트는 커리어 컨설턴트로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어지는 컨설팅 스케줄 때문에 사흘 내내 굶는 경우도 있을 정도지만,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기업 실무진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경제나 경기 전반의 흐름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잊지 않는다.

“경제 흐름에 따라, 혹은 시장 유행에 따라 대두되는 취업 분야도 다양하죠.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기업마다 또 경기 흐름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잠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죠.”

“앞으로도 더 많은 이의 꿈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10년쯤 후에는 그 꿈을 이끌어주는 좋은 커리어 컨설턴트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제 꿈도 이루고 싶고요.”


이승이

현대중공업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2006년 ‘더조은컨설팅’을 설립했다. 무역협회, 근로복지공단, 인천일자리종합지원센터, 인천북부 종합고용지원센터,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등을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 무수히 많은 대학에서 강의 및 컨설팅을 진행했다. 현재 ‘한양대 면접 비주얼 컨설턴트’ 겸 ‘더조은컨설팅 이미지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지난 6월 ‘2010 취업컨설팅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