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 명이 삼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는 어떻게 다를까?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대표로 하는 전자 부문,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 부문, 삼성중공업 등 중화학 부문과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총 67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2009년 말 전체 임직원 수는 28만 명, 총자산은 344조 원에 달한다. 최근 5년 동안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뽑힌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기도 하다.
‘삼성’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좋은 점이 뭘까. 먼저 기업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삼성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기업 내부로 들어가 조직 구조부터 구성원의 특징, 업무 스타일, 업무 강도 등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삼성그룹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구직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곳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면서 환상이 아닌 현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취업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된다.
또 일하는 기간 임직원들에게 직접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업무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면접의 전초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입사시험 때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서 일했던 경험을 녹여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르바이트가 주로 단순 업무인 점을 감안할 때 꼭 업무 능력을 보여줄 수 없더라도, 인사를 열심히 하거나 어떤 업무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인성’을 어필할 수 있다. 소위 ‘사회생활’이라고 말하는 이 업무 태도는 때에 따라 업무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삼성 어느 계열사에선 어떤 아르바이트를 필요로 할까. 광고에 관심이 있거나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주목할 만하다.
이곳에서는 2~3개월에 한 번씩 보고서, 인쇄물의 디자인을 담당할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 주로 포토샵이나 인디자인을 다룰 줄 아는 디자인 전공자를 선호한다.
직원들과 함께 보고서 작업을 하면 아르바이트생도 보고서 뒤쪽에 이름 석 자를 새길 수 있다. 앞으로 광고 회사에서 광고 제작을 하고 싶다거나 출판사에서 편집디자이너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경력이 될 만하다.
삼성의료원의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는 보고서 정리나 행사를 도와줄 아르바이트생을 지속적으로 구하고 있다. 사회과학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 지원하면 좋다. 이곳에서는 ‘임직원 성장 프로그램’과 같은 사람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업무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을 필요로 한다.
지원자 중에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거나 사회학, 사회복지, 교육학 등을 전공한 학생이 많다고 한다. 향후 인문사회과학연구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아르바이트다.
호텔신라에서는 예식 진행 도우미를 필요로 한다. 또 삼성물산에서는 아침에 신문을 스크랩하고 기사 자료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금융 부문에서도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생을 수시로 보충한다. 삼성인력개발원, 삼성테크윈, 삼성전자에서도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자주 모집하는 편이다. 때로는 중국어 통역과 같은 전문 분야의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도 한다.
삼성에서 사무 보조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외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별한 일도 있다. 바로 에버랜드 아르바이트다. 에버랜드는 시즌별로 800명에서 15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 상시 모집을 하지만 특히 방학 기간을 고려해 하계·동계 방학 시즌직을 별도로 500명 정도 모집한다.
아르바이트생은 동물 사육 및 동물 공연 진행을 담당하는 동물원 직군, 놀이기구 운영·퍼레이드 진행 보조·티켓 판매 등을 맡는 파크 운영 직군, 설문조사·판촉 행사의 진행 보조 역할을 하는 마케팅 직군 등에서 일하게 된다.
동물 사육은 동물 관련 학과 학생이 많이 지원하는 편이며 대부분 전공은 상관없다. 캐리비안베이 ‘라이프가드’로 일하기 위해서는 수상안전요원 자격증이 필요한데 이는 에버랜드 측에서 교육과 테스트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시급 이외에도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캐리비안베이 티켓 등을 무료로 지급하며 기숙사를 별도 제공한다.
에버랜드는 비정기적 발탁 제도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2009년에는 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매년 평균 10명 내외로 채용한다.
이와 같은 아르바이트 정보는 ‘영삼성(www.youngsamsung.com)’ 채용/알바란에 정리돼 있다. 영삼성에는 삼성그룹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각 계열사에서도 이곳에 모집 공고를 자주 올린다. 그 밖에 학교 게시판에 의뢰하거나 민간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색 알바 캐리비안베이 가이드 이승하 씨
“업무량 많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아르바이트”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광대 미술대학 시각정보디자인과에 다니다가 지금은 휴학 중인 1990년 생, 이승하입니다.
하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처음엔 에버랜드 공연 가이드로 활동하다가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 성수기를 맞아 지금은 캐리비안베이 가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손님들에게 위치나 편의시설을 안내하고 이용코스 등을 추천하는 일입니다. 미아나 분실물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공을 살려 입시 미술디자인 강사를 1년 정도 했는데, 아직은 젊기 때문에 좀 더 독립적이고 도전적인 사회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는 2개월 정도 됐고요.
알바를 하면서 좋은 점은?
다양한 성향의 손님을 만나고 응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손님이 많고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지만 무엇보다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 만족합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캐스트’라 부르는데 여러 캐스트와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장애인 단체 손님이 오셨을 때 일입니다. 그분들에게 시간대별 공연 정보를 알려 드리고 이외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 달라며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드렸는데 그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몇 번이나 해주시고, 간식도 가져다주셨어요. 무척 뿌듯했습니다.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에게 한마디!
돈을 벌기보다는 나중에 사회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직원들과 지내며 타인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배우고 여러 가지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일하면서 많은 것을 얻어 가면 좋겠습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제공 한국경제신문DB, 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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