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리터치] 만점 자소서의 요건은? ‘아이디어+구체적 접근’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채현욱 군(가명). 채 군의 목표는 금융권 특히, KB국민은행에 입사하는 것이다.

정식 취업에 앞서 은행 업무를 경험해보고자 하계 인턴을 지원했다고 한다.

최고의 서비스 마인드로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은 자소서를 임연빈 위너스잡 컨설팅(www.winners-job.com) 대표의 도움으로 리터치했다.


자기소개(1300바이트 이내)

노란색 심장을 가진 소년

저희 집은 제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부터 멍게 양식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일의 특성상 부모님은 새벽에 일을 하러 가셔야 했고 남동생을 챙겨서 학교를 보내기 위해 저의 하루는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한창 사춘기여서 예민해져 있던 동생에게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자상한 형이자 따뜻한 어머니인 동시에 든든한 아버지가 되어주었습니다. 학교에 가서는 한 반의 살림을 책임지는 반장으로서 우리 반 친구들의 든든한 아버지가 되어주었고 친구들끼리의 분쟁이 있을 때면 중재자로서 분쟁을 해결하였습니다.

항상 남을 배려해주고 거짓됨 없이 진실하게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수많은 친구들이 저를 따르게 되었고 저에게는 ‘어른스러운’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이렇게 저를 따르는 친구들과 이왕 하는 일이면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 최소한 후회하는 마음 없이 최고가 되자는 저의 마음가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저희 반이 축구대회와 중간고사 성적을 모두 1등이 되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일이 한가할 때 부모님께서는 그동안 바빠서 주지 못한 사랑을 듬뿍 주셨고 항상 밥상 위에 올라왔던 멍게를 먹으며 저의 마음은 노란색으로 물들어 갔습니다. 좋은 멍게는 겉에는 주름이 없고 진한 붉은빛을 띠며 속은 꽉 차고 선명한 노란빛을 띤다고 합니다.

올여름 KB의 심벌 마크인 노란색과 같이 저의 노란 심장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차후 KB에서 펼칠 저의 노란색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습니다.

▶멍게 양식업을 하게 된 계기, 환경 등의 내용을 추가한다면 자신의 환경을 더 잘 이해할 것이다.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동생에게 해야 할 역할이 많았던 것을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학교 이야기로 가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동생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킬 때, 지원하는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어떻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읽는 사람이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중재자로서 분쟁을 잘 해결했는지, 그냥 그렇게 이야기만 하는 것인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표현 또한 너무 추상적이다. 지원자들이 이러한 표현을 많이 쓴다.

▶‘어른스러운’이라는 표현은 윗줄에 ‘든든한 아버지가 되어주었고’와 함께 사용하면 더 좋을 듯하다. 현재 문장에서는 앞 문장과 전혀 연관성이 없다.

▶어떻게 쏟아부어서 만들어진 결과인지 설명해야 한다.

Tip…

자소서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은 매끄럽지 않은 내용의 흐름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공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두서없이 쓰고 싶은 말만 적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야기가 삼천포에 빠져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비껴가기 쉽다. 이러한 문맥상의 오류는 본인이 찾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한 번 정도 보여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오류 중 하나다.

대기업은 대부분 입사지원서에 ‘000바이트 이내’ ‘000자 이내’라는 양식규정을 정하고 있는데, 지원자들은 이를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글을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을 배제하기 위한 규정이지 글자 수를 맞추라는 개념이 아니므로 부담 없이 필요한 말만 쓰는 것이 좋다.

멍게와 KB를 연결한 것은 참신하다. 눈에 띌 만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멍게와 심장, KB를 연결한 것은 다소 부자연스럽다. 멍게를 바라보는 고정관념과 중요성(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 안의 내실), 멍게 모양과 심장 모양, 심장과 열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지원동기(1300바이트 이내)

6만 원과 500원의 가치

수능이 끝난 후 고등학교 친구들과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자 제주도 하이킹을 갈 돈 25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인력 시장을 알게 되었고 여행 계획을 모두 세운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인력센터로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갔던 일터가 조선소였으며 그곳에서 저는 아직까지 잊을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었고 하루 동안 흘린 땀의 결실로 6만 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일 동안 일을 하여 24만 원의 돈을 벌게 되었고 하루하루 정말 힘들여 모은 6만 원은 당시 저에게 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자산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한 달에 두세 번씩 통영시 도남동에 위치한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습니다. 어느 날 항상 절 따르던 여섯 살짜리 꼬마 아이가 저를 불러, 오늘 아침 TV에서 누가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봤는데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며 하나만 사주면 안 되냐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저에게는 간식이었던 아이스크림이 그 아이에게는 소망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벌었던 6만 원은 저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초코 아이스크림이었지만 그 누구에게는 간식으로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 분들의 손에 쥔 돈은 각자에게 가장 큰 보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그들의 보물을 맡기러 오는 고객 분들에게 국내 최고 금융기관에 걸맞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인턴십에 지원하였습니다.

▶제목이 눈에 잘 들어온다는 점은 좋다. ‘무엇인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을 보면 6만 원과 500원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

▶한 문장에 많은 이야기를 적다 보니 문장 흐름이 좋지 않다. 조선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왜 점심이 맛있었는지, 6만 원의 가치는 나에게 어떤 것인지를 나누어서 써보자.

▶왜 남다른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여섯 살짜리 꼬마 아이의 ‘간절한 바람과 상대적인 가치’에 대한 불필요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문장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이 문장이 서두로 가거나, 아이스크림 이야기 없이 진행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Tip…

이 제목은 ‘6만 원보다 500원의 가치가 높다’라는 내용일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자소서의 제목은 본문에 대한 기대감과 내용을 추정하게 해주는데, 여기에 사용된 제목은 내용과 연결되지 않는다. 즉, 읽는 사람의 기대와 부조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 읽는 사람은 혼란이 생기게 마련이다. 조금 비약을 하자면, 인터넷 뉴스에서 일명 낚시라고 불리는 기사와 같은 경우다. 구독자의 기대와 내용의 부조화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마무리하는 글이 아주 좋은 편이다. 은행의 특성과 에피소드, 자신의 사고관을 적절하게 잘 연결하고 있다. 다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인턴십을 한다’는 것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꿈과 지원동기를 혼돈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의 기업으로 가는 데, 인턴으로서 최선을 다해 역량을 펼치겠다’는 정도면 충분하다.


활동계획서(3000바이트 이내)

최고의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저희 국민은행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 분들에게 누구나 편안한 안방과 같은 느낌이 들도록 포근한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배치 후 처음 이틀간은 최선을 다해 배우는 마음으로 근무하겠습니다. 그리고 이틀 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첫 일주일 동안 국민은행을 자주 찾아주시는 고객 분들에게 저의 얼굴을 각인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내 집 안방 같은 편안한 은행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겠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을 열자마자 반겨주고 힘이 되어주는 예쁜 아이와 부인 혹은 부모님처럼 국민은행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고객 분들이 처음으로 볼 수 있는 곳에 서서 환한 미소로 고객 분들을 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주는 저의 이러한 서비스를 보기 위해 국민은행을 찾는 고객 분들이 많아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주는 국민은행을 찾는 모든 고객 분들이 저를 가족같이 여기고 편안한 내 집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도록 하여 ‘내 집 안방 같은 편안한 은행 만들기 프로젝트’ 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8월의 첫째 주부터는 ‘내 집 안방 같은 편안한 은행 만들기 프로젝트’에 이어 최고란 단어를 떠올리면 바로 국민은행이 생각나도록 ‘누구나 부러워할 서비스를 갖춘 최고의 은행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은행 문을 처음 열고 들어왔을 때 저의 환한 미소로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 은행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가 오는 날, 습기가 많은 날이면 고객 분들의 제습기가 되어 찝찝한 기분을 저의 미소 한 번으로 뽀송뽀송한 기분으로 바꿔줄 것입니다.

8월의 둘째 주와 셋째 주는 고객 분들이 또 다른 고객 분들을 데려오게 만들어 항상 활기찬 은행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조그마한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모두 소중한 국민은행의 가족이기에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 서비스할 것이고 이런 고객 분들이 자신의 가족과 친구와 함께 저희 국민은행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8월의 마지막 주에는 ‘情’을 느낄 수 있는 은행을 만들어 제가 없는 동안에도 고객 분들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하계 인턴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계 인턴이 끝난 후에는 CFP와 FRM 그리고 증권투자상담사를 취득하여 프로 금융인으로 거듭난 후 국민은행에 당당히 입사할 것이며, 2010년 여름 제가 퍼뜨린 두 달간의 온기가 식기 전에 돌아와 고객 분들에게 또다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지원자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길 바란다.

▶어떻게?

▶현재의 직원들도 하는 서비스이며 이미 기업에서 추구하는 방향일 것이다. 신선한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

▶무엇을 가지고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상세한 Action Plan이 필요하다.

▶CFP와 FRM, 증권투자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KB에 채용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KB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해야 할 역량과 소양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

Tip…

구체적인 계획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5W(Why라는 질문을 5번 자문하면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는 방법)’를 통해서 자신이 세운 계획에 대한 근거와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주차별(1주차, 2주차, 3주차 등)로 내용을 정리한 것은 바람직하나, 이 내용을 문단별로 구분하면 더 보기 편할 것 같다.

CAMPUS Job&Joy에서 매달 10명에게 자소서 리터치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내가 쓴 자소서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력서와 함께 신청하세요. 비용은 무료입니다. 그중 한 개의 자소서는 CAMPUS Job&Joy에 소개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신청 위너스잡 컨설팅 홈페이지 (www.winners-job.com)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