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섹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가 언제냐고? 안아주고 키스할 때!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XOXO
Q 세상에서 가장 나를 사랑한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남자친구. 하지만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섹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나를 모른 체(?)하거든. 나는 항상 뒤돌아 누운 그의 등을 하염없이 보고만 있어. 섹스 후 잠드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뭐 피곤이 몰려와서 그런다니까.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나까지 외면하는 건 너무한 것 같아. 볼 일 다 봤다 이건가? 설마, 섹스하려고 나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 남친의 등짝이 제일 싫은 K양


A 퀴즈 하나. 전희는 섹스일까? 합체하고 해체하기까지의 과정만 섹스에 해당할까? 아리송한 이 문제의 정답은 이렇다. 모름지기 섹스란 서로가 성적 자극을 받기 시작한 시간부터 충분한 사랑을 나눴다고 생각했을 때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핵심은 ‘서로’ 느꼈을 때. 이를테면, 남자가 사정을 해도, 여자가 오르가슴에 올랐다고 해도 상대가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면 섹스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대가 부족함을 느낀다면 섹스의 마무리에 신경 쓰는 것이 해답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한다면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질문자의 남자친구처럼 사정 후 바로 등을 돌린다거나 불결하다는 듯 샤워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마무리다. 담배를 태우거나 잠을 청하는 남자를 보고 있자면 여자는 속이 쓰리다. 섹스 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처럼 대하다 볼일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한 남자를 좋아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K양의 남자친구가 해야 할 것은 ‘포옹과 키스’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닭살 돋는 멘트를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섹스 중에 떡볶이를 사달라는 것도 아니다. 잠깐의 포옹과 키스면 충분하다.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여자에게 섹스 후의 키스와 포옹은 ‘섹스=사랑’임을 확인시켜주는 증표가 되기 때문.

또한, 섹스 후의 포옹과 키스는 여자의 부족한 성욕을 채워주기도 한다. 잘 알다시피, 남자와 여자는 절정에 오르는 시간이 다르다. 즉, 남자의 끝은 여자의 끝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말씀이다. ‘로딩’ 시간과 ‘재생’ 시간이 긴 여자는 오히려 둘의 합체 작업이 끝날 때쯤 성욕이 더 왕성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이미 ‘정상’에 다녀온 남자에게 새 시작을 바랄 수는 없으니 키스와 포옹을 통해 또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도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남자는 섹스 후 팔 한 번 드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 남자는 사정 후 곧바로 성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자타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현자타임이 찾아오면 자신의 상태에 집중하느라 미처 여자친구를 신경 쓰지 못하는 것이다. 무심하게 느껴지겠지만 ‘본능’이자 ‘생리적 현상’은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여자가 섹스 후 바로 샤워하는 것도 남자에게는 좋지 않다.

남자든 여자든, 작은 부분이라도 상대를 배려한다면 만족도 99%의 섹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하자. 포옹 그리고 키스는 지금, 샤워와 담배는 조금 뒤에.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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