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물류 혁신 전문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한 사람, 그 이름도 찬란한 ‘택배 아저씨’. 주문을 하고 몇 날 며칠을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다음날 바로 주문한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택배 속도가 빨라졌다. 심지어 해외 직구도 도착까지 채 2주가 걸리지 않는다. 구매 물품이나 구매 장소가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택배가 더 빨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효과적인 물류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물류 혁신’이다.
<YONHAP PHOTO-0011> A picture shows the Fulfilment Centre for online retail giant Amazon in Peterborough, central England, on November 28, 2013, ahead of Cyper Monday on December 2nd, expected to be one of the busiest online shopping days of the year. AFP PHOTO/ANDREW YATES../2013-11-29 00:03:03/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 picture shows the Fulfilment Centre for online retail giant Amazon in Peterborough, central England, on November 28, 2013, ahead of Cyper Monday on December 2nd, expected to be one of the busiest online shopping days of the year. AFP PHOTO/ANDREW YATES../2013-11-29 00:03:03/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택배가 ‘물류’의 전부는 아니야
‘물류 혁신’을 알기 전에 ‘물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혹시 ‘물류’를 ‘물건을 보내고 받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는가?

최근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B2B(Business to Business)보다 B2C(Business to Customer)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즉, 상품이나 재화가 정해진 기업이나 업체가 아닌 각 소비자에게 닿아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매우 복잡해졌다는 이야기다. 소비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물류’의 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에 따라 각 기업에서는 복잡해진 과정을 최적화해 물류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 핵심 업무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물류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현재 대기업의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물류를 수행(1PL, 1st Party Logistics)하거나 그룹 내 별도 물류 기업(2PL, 2nd Party Logistics)을 두는 등 물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물류는 단순한 ‘관리’를 넘어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로 진화해 공급, 제조, 유통, 최종 소비자까지 총체적으로 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한국에 진출하는 이케아와 한국 진출설이 들리는 아마존, 소셜 쇼핑의 규모 확대까지 화제가 되면서 물류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틈새 직무 가이드_물류 혁신 ] ‘현장’에서 시작하라
비용·시간 줄이고 서비스는 늘려라!
‘Reduce Cost, Reduce Lead Time, Improve Quality!’ ‘최소한의 비용으로 짧은 시간 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류 기업 종사자들의 임무 목표다. ‘물류 혁신’은 이를 위해 물류 시스템, 프로세스에서 비용을 줄이고 이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개발하는 직무. △주문관리 프로세스 개선 △창고관리 프로세스 개선 △운송관리 프로세스 개선 △물류 거점 재설계 등이 주 업무다.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물류는 배송 출발 시각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이다. 작은 부문이지만 새로운 개선 아이디어로 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 ‘물류 혁신’을 중요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단순하게 물류 프로세스 중 어느 한 과정을 절약하는 것이 ‘혁신’은 아니다. ‘혁신’은 혁신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물류 혁신 전문가는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많은 기업이 물류 부문에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물류 혁신에 힘써왔다. 하지만 물류전문인력은 부족한 상황. 전국 대학에 설치된 ‘물류’ 관련 학과도 25여 개에 불과하다. 물류 분야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의 경우 ‘물류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기업에 지원하는데, 물류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은 좋지만 대부분의 지원자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별력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류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각 시장의 특성을 파악해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물류 혁신 직무의 특성상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일반 사원이 아닌 팀장급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경력을 쌓지 않으면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물류 혁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물류 기업에서 경험을 쌓거나 산업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글로비스, 삼성로지텍스 등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의 인턴을 통해 경험을 쌓거나 비교적 장벽이 낮은 물류 센터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는 정부에서 운영 중인 청년인턴제나 학교 인턴십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현장에서 경험을 키우거나 실무를 접해보면 막연했던 업무를 구체화할 수 있다.



물류 혁신 전문가에게 필요한 5가지 핵심 역량
● 외국어 능력
시장 규모가 글로벌 수준으로 커진 만큼 외국어 능력은 필수다. 물류는 해외 주재원이 많은 분야. 영어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수월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중국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논리적인 사고력과 분석력
복잡한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사고력과 수학적인 분석력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물류 관련 학과는 학교에 따라 ‘산업공학과’와 연계되기도 하며, 또는 ‘경영학과’ 연계 전공으로 설치된 경우도 있다. 물류는 산업공학과 경영학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두 전공과 관련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 문제 해결 능력
현재 프로세스의 문제를 파악하는 ‘문제인지력’, ‘문제표현력’, ‘문제분석력’과 문제에 대해 개선점이나 대안점을 찾을 수 있는 ‘대안탐색력’이 중요하다. 또 종합적으로 접근해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기초영역 전문 지식
물류는 경영학, 산업공학, 유통, 마케팅 등 복합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종합 분야. 따라서 SCM, 유통·생산·마케팅, 기업정보시스템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산업 관련 이해·응용력
해당 산업에 대한 일반적인 특징과 산업구조를 파악해야 데이터를 분석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산업의 변화 모델을 이해하는 등 산업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mentoring interview
“물류 스페셜리스트가 되어라”

[틈새 직무 가이드_물류 혁신 ] ‘현장’에서 시작하라
손준성 한국생산성본부 SCM팀 전문위원

Q. 물류 혁신 전문가 현황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서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따라서 각 기업에서는 물류 혁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물류 혁신 전문가 과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현재 각 기업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물류 종사자들이며, 혁신 사례를 통해 공부하고 있다.


Q. 물류 분야 전망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물류 분야의 네트워크도 복잡해졌다. 그만큼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연구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하므로 채용 시장은 전망이 밝다.


Q. 물류 분야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물류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장기적인 목표를 정하고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두루두루 평균치를 보이는 인재보다 해당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저마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많으면 기업은 다른 분야로도 나아갈 수 있지만, 다 똑같은 스펙과 능력을 갖춘 인재만 있는 기업은 제자리에 있을 뿐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되도록 저학년 때 부지런히 진로를 찾고 목표를 명확히 한 뒤, 물불 가리지 않고 열정을 쏟아 부었으면 한다.



※ 알림 기업 구석구석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직무가 많다. 취업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캠퍼스 잡앤조이>가 팔을 걷어붙였다.
‘틈새 직무 가이드’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직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 글 싣는 순서
①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② 물류 혁신 ③ CS기획 ④ 인사기획


글 김은진 기자|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