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를 동기라고 할 수 없고, 선배를 선배라 부르지 못하는 서러움. 애매모호한 경계선에 있는 N수생(재수·삼수·사수생)들의 이야기다. 같이 들어온 동기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깍듯이 모시고, 선배들은 동갑인 후배를 부담스러워한다. 어린 동기들은 알 수 없는 N수생들의 캠퍼스라이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N수생 공감 사연] 재수·삼수·사수생의 마음을 어린 동기들은 모른다
누가 N수생 ‘호칭’ 좀 정해줘~
N수생을 대하는 동기들과 선배들도 곤란하지만, 가장 곤란한 것은 N수생 당사자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동기들이 어려워하고, 선배와는 동갑이지만 친구처럼 대해야 할지 선배로 대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저는 빠른 년생이라 호칭이 더 애매해요. 재수를 할 때는 공부하는 것에만 집중했었는데, 대학교에 입학하고서는 인간관계도 신경 쓰고 있어요.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호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 신○○(중앙대 언어 1)



연장자가 조장을 맡으라고?!
팀 과제를 할 때 다양한 학번이 섞여 있는 경우, 경험이 많은 고학번인 선배가 조장을 맡을 확률이 높지만 동기들과의 팀 과제에서는 나이가 많은 N수생이 조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N수생도 어린 동기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동기끼리만 듣는 수업에서는 나이를 이유로 조장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특히, 신입생 때는 어린 동기들이나 N수생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 말이죠. 이럴 땐 정말 억울해요.”

- 최○○(인천대 경영 2)



성적은 나이순이 아니야
현역으로 입학한 어린 동기들보다 몇 년 뒤처졌다는 느낌과 입시 공부를 더 많이 했으니 학과 공부도 더 잘할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은 N수생을 부담스럽게 한다. 덕분에 학과 공부에 집중하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 또한 크다.


“동기들보다 한 살 많다는 이유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때가 있어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신○○(청주대 경영 1)



동기와 선배 모두 친해질 수 있어
N수생들은 대학 생활 초반에 동기, 선배와의 호칭과 애매모호한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이 기회를 잘만 활용하면 동기와 선배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N수생이라 크게 어려움을 느낀 적도 없고, 특별히 신경 쓰는 것도 없어요. N수생은 그냥 나이 몇 살 많은 대학생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이랑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N수생만의 장점인 것 같아요.”

- 정담온(서울대 아동가족 3)



N수생끼리는 더욱 돈독해져
N수생은 N수생만 경험할 수 있는 N수생들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린 동기들, 선배들과 친해지기는 부담스럽지만, N수생들끼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동질감이 있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학교와 과에 N수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N수생끼리는 힘든 시간을 겪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통해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최경은(인천대 경영 2)


글 김다원 대학생 기자(서울대 소비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