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들은 다 이슬만 먹고 사나요?”, “여대는 ‘모태솔로 집합소’라던데 정말인가요?”
여학생들만 다니는 학교 ‘여대’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특히 남자들에게 여대는 베일에 싸인 신비의 영역.
그렇다 보니 옛날부터 별별 추측과 소문이 떠돌 수밖에 없다. 왠지 더 특별할 것만 같은 ‘금남의 구역’ 여대에 대해 ‘레알 여대생’들이 입을 열었다.
[‘여대’가 궁금하다] ‘레알 여대생’이 말하는 여대에 관한 오해와 진실
“여대는 개인플레이가 그렇게 심하다며?”
여대에 다닌다면 적어도 한 번은 들어봤을 얘기다. 여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여대생들이 새침하고 까칠해서 친구를 잘 못 사귈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웃사이더는 어느 학교든 존재하며 어떤 대학생활을 하는가는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여대’라고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혼자 다닐 거라는 오해는 금물!


“여대에 들어오기 전에는 개인주의가 심할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중·고등학교 때 친구 못지않게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간혹 여대에서는 강의 교재나 노트 필기한 것을 안 보여준다는 말이 있는데 100% 거짓말이다. 오히려 수업시간에 놓친 부분이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을 쉬는 시간에 서로 알려주며 도움을 주고받을 정도로 돈독하다.”

- 이가영 성신여대 경제 3


“여대는 공학에 비하면 개인플레이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어떤 대학생활을 보내는가는 자기 하기에 달려 있다. 오히려 사람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단체생활이 갑갑한 사람은 개인생활이 편할 수도 있다. 나를 포함해서 친구나 선후배 중 일부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여대라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과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선후배와의 교류도 활발하니 본인의 성향에 맞는 활동을 즐기면 된다.”

- 임혜준 숙명여대 경영 4


“내숭 떠느라 화끈하게 놀 줄 모르지?”
여대의 행사에서는 여학생들의 내숭을 찾아볼 수 없다. 남학생이 없다 보니 힘쓰는 일, 머리 쓰는 일, 심지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망가지는 것도 모두 여학생들의 몫. 남학생만 없을 뿐 다른 대학교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자들끼리 노는 것이 재미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면 여대 축제에 꼭 와보길 바란다. 내숭을 뺀 털털한 여대생들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학생들과 섞여서 MT를 가면 신경 쓸 일이 많지만 여자들끼리 가면 편하게 MT를 즐길 수 있다. 술 마신 다음 날 부랴부랴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여대의 MT에서는 서로 거리낌 없이 친해질 수 있고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MT뿐만 아니라 술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대는 공학만큼 술자리가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놀 땐 확실하게 논다.”

- 이아름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여대를 다니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놀 때는 주로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한 뒤 카페에 가서 달달한 디저트를 먹거나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남자가 없기 때문에 여자들끼리만 할 수 있는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 또 공학과 달리 시험기간에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쌩얼과 편안한 차림으로 다닐 수 있다. 학교에서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여대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강소희 숙명여대 식품영양 4


“학점 때문에 피 터지게 싸운다며?”
여대와 공학을 동시에 출강하는 교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은 남녀공학에 가면 다들 1, 2등은 할 거예요. 혹여나 학점을 받고 저를 원망하지 말아주세요.” 즉, 여대가 공학에 비해 학점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한창 술 모임이 많고 놀기 바쁜 1학년, 그러나 여대의 1학년들은 노느라 과제나 시험을 포기하지 않는다. 상대평가 과목의 경우, 학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서 출석과 과제, 시험 등 모든 평가 요소를 충족해도 재수강이 뜨는 경우가 있다.


“여대는 폭설이 와도 태풍이 와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는 학생이 드물다. 과제를 내지 않는 학생도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다. 시험기간 전후 할 것 없이 언제나 도서관에는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학점을 받기는 어렵지만 이런 분위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서로 경쟁을 할수록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하나 이화여대 통계 3


“다른 대학교에 다니는 친구와 비교하면 여대가 학점 경쟁이 더 치열하다. 수업시간에 지각, 결석을 한다거나 과제 제출을 늦게 하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열심히 하는 분위기다 보니 학점을 잘 받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살벌한 분위기로 말없이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들 장난도 치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기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공부한다.”

- 윤자영 이화여대 환경공학 3
[‘여대’가 궁금하다] ‘레알 여대생’이 말하는 여대에 관한 오해와 진실
“강의실에 여신들만 가득한 거 아니야?”
여대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은 “여대에는 왠지 청순하고 예쁜 학생들만 다닐 것 같아요. 매일 꾸미고 다닐 것 같은데 피곤하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러나 여대라고 예쁘고 잘 꾸미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여자끼리 생활하다 보니 청순하고 여린 모습보다는 털털하고 늠름한 모습의 여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공학보다는 여자 비율이 높으니 통계적으로 예쁜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학교 축제 때 예쁜 학생들이 너무 많아 놀랐던 경험이 있다. 또 여자들만 모여 있다 보니 이야기의 주제가 뷰티에 관련된 것이 많다. 화장품은 어떤 제품이 좋고, 요즘은 어떤 옷이 유행하는지 등 대화를 하다 보면 미용에 관한 정보도 많이 얻고 꾸미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그렇다고 여대생들이 매일 꾸미고 다닐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약속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생이 과잠을 즐겨 입으며 편한 복장을 하고 다닌다.”

- 오소영 성신여대 미디어영상 연기 3


글 김지은(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3)

황초롱(성신여대 경제 3)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