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나는 누가 봐도 ‘상남자’다. 마초의 매력이 줄줄 흐르는…. 그런데 문제가 있다. 화장실, 목욕탕만 가면 상남자의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보란 듯이 자신들의 물건을 내놓는 그들 앞에 서면 난 작아진다. 실제로도 작은 것 같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왠지 창피해서 자꾸만 감추게 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1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 전에도 충분히 몸으로 대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여자친구가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싶어 ‘너를 아낀다’는 핑계로 미뤄왔다. 하지만 본능이 본능인지라,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여자친구도 참기만 하는 나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거리 현수막에서 본 ‘남성’ 의원에라도 가야 할까….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사이즈, 그까이꺼 II
A 키 169㎝의 남자가 170㎝라고 우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고, 세계의 온갖 희한한 통계를 내놓는 ‘타겟맵’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게시물이 ‘남자의 성기 사이즈’인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남자에게 크기는 민감한 문제다. 남자에게 ‘1㎝’는 매우 소중하다.

우선, ‘타겟맵’의 통계를 보자.

여기서 밝히는 아시아 남성의 평균 사이즈는 9.66~11.66㎝. 참고로, 아프리카와 남미 남성의 평균 사이즈는 16.10~17.93㎝란다.

이런 남성 사이즈 관련 글에는 어김없이 자신의 사이즈를 밝히는 댓글이 달린다. 사람들은 1㎝ 차이로 희비를 나누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자들이 사이즈에 집착하는 증거는 각종 야동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 ‘흑인’이니 ‘백인’이니 인종을 언급하며 고객(?)을 끌어들이는 야동들은 사실 인종이 아니라 ‘사이즈’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이러는 이유는 ‘능력 있는 남자’가 곧 ‘정력 좋은 남자’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여자를 만족시키는 ‘정력이 좋은 남자’는 그만큼 성적인 매력을 가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그리고 그 성적인 매력은 남성을 상징하는 ‘물건’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이를 두고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은 “수사자의 갈기가 서열을 정하는 것처럼 성기 크기가 자신의 남성성과 성적 능력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양 줄을 세운다”라고 말했다.

정답은 ‘물건의 크기가 크다고 성적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 반드시 사이즈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허우대만 멀쩡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여자의 가슴이 클수록 잘 느낄 것 같다’는 착각과 같은 것이다.

이 대목에서 놀라운 사실 하나. ‘여자가 성관계에서 만족하기 위해서는 5㎝면 충분하다’는 게 성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는 점이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의 주인’이다. 주인이 좋으면 뭐든 좋기 마련이다. 여자들, 의외로 단순하다.

옛말에 연장 좋다고 일 잘하는 것 아니라고 했다. 연장이 좋다고, 혹은 별로 좋지 않다고 으스대거나 미안해할 필요 없다. 관계는 함께하는 것이지 어느 하나는 만족을 주고 어느 하나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니까.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연애하다 부딪히는 난감한 상황과 고민을 skdwk_@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낭만팬더가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