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청춘이 행복한 여행

휴식 시간조차 취업 준비에 반납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여행은 사치가 됐다. 하지만 청춘에게 여행이 빠지면 섭섭한 법. 그래서 여행자와 여행지의 사람들 모두 행복한 여행, 공정여행을 제안한다. 이번 여름방학 땐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공정여행을 떠날 짐을 꾸려보자. 취업 준비를 못했다고 후회할 일은 절대 없을 것.
[판타스틱한 여름방학 보내기] 나를 성장시키는 발걸음 공정여행 떠나기
Step 1. 오리엔테이션

공정여행이란?


국제여행 인구 9억 명, 우리나라 해외여행자 약 1260만 명. 하지만 내가 떠나는 여행이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 돈 들여서 가는 여행’인데 누구에게 영향을 주겠느냐고 묻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행지의 자연을 훼손하고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 한 명의 여행자가 하루 평균 3.5kg의 쓰레기를 남기고,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주민 한 명이 쓰는 양의 30배에 달하는 전기를 쓰며, 안나푸르나 등반을 위해서는 히말라야 숲에서 매일 세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는 것이 그 증거다. 이런 훼손을 줄이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공정여행이다.

공정여행은 여행길에서 만나는 주민, 동물과 관계 맺기를 통해 여행의 의미를 찾는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전세버스 대신 현지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투어도 지양한다.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숙박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소비 위주의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민과 어울리며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돌아보자는 취지다.

(자료 : EBS 다큐프라임)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어떤 여행지를 가든지 ‘공정’을 찾아 즐기고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면 ‘공정여행’이 된다. 지리산, 강원도, 서울 한복판부터 유럽, 필리핀까지 전 세계가 공정여행지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디로’ 여행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여행하는 것.


[판타스틱한 여름방학 보내기] 나를 성장시키는 발걸음 공정여행 떠나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개인용 물통, 컵, 수저를 준비할 것. 작은 일인 것 같아도 환경을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는 잦은 환승을 지양하고 직항을 이용하며, 여행 코스를 계획할 때 짧은 기간 떠나는 여행보다 오랜 기간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자. 현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지의 언어를 익히고 여행지에 대한 문화, 역사, 경제,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여행자의 기본자세.




주의할 점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온 공정여행은 ‘여행자와 여행 대상국의 국민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을 말한다. 따라서 여행지에서 만난 판매자와 공정하게 거래하고, 공정무역 상품을 구입하거나 지역산물 판매처를 이용하는 것이 공정여행의 원칙. 또 현지민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와 식당을 이용하고, 현지민이 운영하거나 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무분별한 식물 채취나 동물 포획은 절대 금지!



<공정여행 참고 사이트>
세계 최초 공정여행사 리스펀서블트래블(www.responsibletravel.com)
미국의 공정여행 시민단체 윤리적여행자(www.ethicaltraveler.org)
공정여행자들의 네트워크 지속가능한 여행(www.sustainabletourism.net)
한국에 처음 공정여행을 알려준 이매진피스(www.imaginepeace.or.kr)
지구를 생각하는 여행 앱 두발로
청년 사회적 기업 공감만세(www.fairtravelkorea.com)
여행 부문 1호 사회적 기업 트래블러스맵(www.travelersmap.co.kr)



Step 2. ‘진짜’로 떠나는 공정여행

필리핀 문화유산 복원여행
[판타스틱한 여름방학 보내기] 나를 성장시키는 발걸음 공정여행 떠나기
20대 소셜벤처 ‘공감만세’에서 대학생 대상의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6월 23일부터 30일까지 6박 8일 동안 필리핀 이푸가오족 삶의 중심인 ‘계단식 논’을 복원하고, 해체되어 가는 그들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무너져가는 자존감을 찾아주기 위해 떠난다. 이푸가오족의 ‘계단식 논’은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

▷여행일정 : 6월 23~30일(6박 8일)
▷여행경비 : 139만 원
▷문의 : 공감만세(042-335-3600)


곰배령에서의 1박 2일
[판타스틱한 여름방학 보내기] 나를 성장시키는 발걸음 공정여행 떠나기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에서 ‘98+2=1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여행이다. 곰배령에 98명이 가면 2명의 여행 소외계층에게 곰배령 여행을 선물할 수 있는, 나누는 기쁨을 알 수 있는 여행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산림자원 보호지역인 곰배령은 1년에 단 8개월만 입산이 허가되는 곳이다. 원시의 자연이 살아 있는 숲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일정 : 6월 5~6일(1박 2일)
▷여행경비 : 17만2000원
▷문의 : 트래블러스맵(070-4185-1203)


공정여행자가 되는 10가지 원칙

1. 현지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소비한다.
2. 어린이에게 사탕이나 선물, 돈을 주지 않는다.
3. 간단한 현지어를 미리 배워둔다.
4. 현지 물가를 존중한다.
5. 흥정은 적당히 한다.
6. 인물 사진은 허락받고 찍는다.
7. 멸종 위기종으로 만든 제품은 피한다.
8. 문화 차이와 금기를 미리 배우고 존중한다.
9. 현지 드레스 코드에 맞춘다.
10. 현지의 정치·사회 현황을 미리 알아둔다.

자료 : 태평양지역관광협회



생생한 공정여행 후기
[판타스틱한 여름방학 보내기] 나를 성장시키는 발걸음 공정여행 떠나기
- 송수민(충남대 무역 3)

공정여행을 어떻게 알게 됐나?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답답함을 느껴 수능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저렴한 물가에 맛있는 음식, 쇼핑, 관광을 하면서 돈을 펑펑 썼다. 마음껏 즐긴 후 베트남에 살고 있는 친척집으로 갔다. 친척분은 형편이 어려운 베트남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나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더니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이 사는 동네로 데려갔다. 그렇게 베트남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이틀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6개월 뒤 다시 베트남으로 떠났다. 그때는 전과는 다른 새로운 여행,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하고자 결심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이 ‘공정여행’이다.


자신에게 공정여행이 가져다준 변화는?

공정여행을 통해 화려한 여행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보고 들었다. 그래서 원주민과 더 자연스럽고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었다. 공정여행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렸고, 여행을 다니면서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그 지역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공정무역과 공정여행에 대해 공부하면서 더 멋진 미래를 꿈꾸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있다면?

6개월에 걸쳐 인도와 네팔 그리고 동남아시아로 홀로 떠난 배낭여행이다. 네 번째로 떠난 배낭여행이었는데, 두 번째 배낭여행 때부터 공정한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니 노하우가 조금 더 생겼었다. 가장 긴 여행이자 공정여행을 가장 잘 실천한 여행이라 기억에 남는다.


꿈이 있다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아가고 싶다. 지금은 ‘공감만세’라는 공정여행을 진행하는 청년 사회적 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공정한 소비와 여행을 했으면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공정여행을 떠나려는 대학생들에게.

여행을 떠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결국 생각에만 그치는 사람을 많이 봤다. 공정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지금 나의 행동이 현지인들과 현지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만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공정여행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여행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생활이 힘든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여행을 결심했으면 망설이지 말고 떠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떠나길 바란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커뮤니티와 기업을 통해 좀 더 공부하는 것도 좋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니까.



글 김은진 인턴 기자|사진 및 도움말 공감만세·트래블러스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