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MAP

이윽고 5월이 왔네. 봄바람은 살랑살랑 머리카락을 간질이고, 독한 감기약을 먹은 것처럼 알 수 없이 뛰는 심장. 기대했던 중간고사 성적이 아무리 암담하다 해도 별 수 있나? 놀아야지. 5월만큼 잘 놀 수 있는 계절도 없거늘!

‘작은 일탈’을 꿈꾸는 당신에게 딱 어울리는 5월 즐기기 로드맵을 제안한다.

학교 축제 만끽하는 방법부터 서울 곳곳의 숨겨진 명소, 뮤직 페스티벌 정보와 패션 팁까지 푸짐하게. 누군가를 향해 가슴앓이를 하는 당신을 위로할 로맨스 증폭장치는 보너스! 5월엔 당신이 주인공이란 걸 알랑가 몰라.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5월엔 전국의 캠퍼스에서 축제(대동제)가 열린다. 여장남자 선발대회, 노래경연대회,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인기 연예인 공연 등은 수십 년 전부터 대학 축제에서 빠지지 않았던 고정 메뉴. 3~4일 동안 학교가 들썩들썩하는 이때,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딴 일로 바쁜 척하는 이들이 꼭 있다. 하지만 특히 새내기가 이런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엔 눈총받기 십상이니 조심할 것. 올해는 미친 듯이 축제에 녹아들어 보는 게 어떨까. 축제에 일가견 있는 이들이 말하는 ‘5월 제대로 즐기는 법’부터 들어보자.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술 없어도 즐거워! 발상을 바꿔봐”

작년에 우리 과에선 ‘술 없는 클럽’을 시도해봤어. 알코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춤추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처음엔 모두 무척 부끄러워했지. 그런데 그 쑥스러운 상황이 역으로 흥을 돋우더라고! 공개 소개팅 프로그램도 했는데, 실제 그 자리에서 많은 커플이 맺어지기도 했어. 이런 엉뚱한 발상을 축제에 시도한 게 정말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어. 무엇보다 술이 없었기에 모든 프로그램이 별 탈 없이 진행될 수 있었지. 이번 축제에선 발상을 바꿔봐! - 노상엽(부경대 정치외교 4)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친구·선후배 사이 돈독해거나 틀어지거나”

축제를 외면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하려는 것도 문제야. 친구 학교, 친구 과 행사에 다니기 전에 자신의 과에서 여는 주점이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게 어때? 평소에 학과 활동이 부진했다면 이를 만회하는 최고의 기회야. 반면 친구나 선후배 사이가 틀어지기도 쉬운 시기라는 걸 명심해야 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문제가 없겠지? 특히 과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 돈 문제 깨끗하게 처리할 것! - 오인영(부경대 정치외교 3)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재능기부로 따뜻한 축제 만들어봐”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해. 작년에는 특수교육이라는 전공을 살려 과 친구들과 지역의 각 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장애 학생들과 체육대회를 하고, 그 친구들이 만든 수제 비누나 카드를 판매했어. 올해는 선후배들이 함께 팔찌를 만들어서 그 수익금을 시각장애인단체에 기부할 계획을 갖고 있어. 준비하는 내내 얼마나 뿌듯한지, 그 기쁨은 안 해본 사람은 몰라.

- 김선민(인제대 특수교육 3)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크고 유명한 이벤트부터 즐겨봐”

어느 학교든 유명한 이벤트가 있지? 우리 학교에선 ‘관광경영학회’가 여는 행사가 유명해. 푸짐한 상품을 걸고 카지노를 열기도 하고, 호텔조리과에서는 코스 요리를 팔기도 해. 2년 연속 이 행사에 참여해 타 과 학생들과도 거리낌 없이 어울린 덕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어. 대학 친구의 반을 이 행사에서 만났다고 하면 믿어지니?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큰 행사는 어색함이 없어서 더 좋아.

- 박민경(경희대 무역 3)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사소한 관심이 빅 재미를 안겨준다!”

많은 학생이 학교 축제를 무심히 넘기는 것 같아.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이 참 많아. 그저 지나가다 보이는 포스터 한 장에도 재미있고 유용한 이벤트 정보가 많이 숨어 있으니 유심히 들여다보길. 난 축제 기간에 고용노동부에서 주최한 ‘창조캠퍼스’라는 프로그램에서 한복을 무료로 대여해준다는 현수막을 보고 신청했지. 그 덕분에 많은 이의 주목을 받아 축제를 남다르게 즐길 수 있었지. 축제 기간 동안 접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기회들이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줄 거야. - 박다미(충북대 사회 3)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자신을 위한 축제 만들기, 어렵지 않아!”

나는 매년 특정한 테마를 정해 마음 맞는 친구들과 나름의 ‘축제 미션’을 수행했어. 전공을 살려 DIY 액세서리 강습을 열고 그 수익금을 기부했는가 하면, 직접 찍은 사진과 그림을 가지고 작은 전시회를 열어서 일일 큐레이터가 되는 경험도 했어. 이런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들은 축제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지. 나를 비롯한 참여자들에게는 소중한 진로 탐색의 기회였어. 무엇보다 나 자신이 축제의 주인공이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 - 곽진솔(영남대 의류패션 3)



mini interview
“마시고 취해야만 재미있는 건 아니죠!”
이상윤 서울시립대 ‘나눔 축제’ 기획자
[5월 화끈하게 즐기기] 학교 축제 만끽하기
지난해 5월 서울시립대 축제에서는 ‘나눔의 장’을 주제로 하는 또 하나의 축제가 열렸다.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의 장에 다양한 구호단체를 참여시켜 관심을 높이는 게 목적이었다. 이 색다른 축제의 기획과 진행을 담당한 이상윤(서울시립대 도시행정 4) 씨를 만났다.

Q. 나눔 축제가 탄생한 배경은

A. ‘나눔의 실천’이라는 주제가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평소 NGO 활동과 관련해 행사를 열어도 참여자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래서 축제 기간에 하나의 콘텐츠로 축제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기존의 축제 프로그램과 잘 어우러져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어요.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죠.

Q. 프로그램 내용을 소개하면

A. 총 8개의 구호단체가 참여했는데, 우선 이들 단체를 소개하고 알리는 활동에 무게중심을 두었어요.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단체는 앰네스티(AMNESTY)였어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아예 체험부스로 운영했거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인체 조직기증 프로그램이었어요. 장기가 아니라 인체 조직을 기증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50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해 매우 보람 있었습니다.

Q. 대학 축제 이렇게 즐겨라! 조언 한마디

A. ‘어설픔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겉으로는 뻔해 보일지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매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 대학 축제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학생들끼리 준비하기 때문에 어설픔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더 즐겁고 활기찬 것 아닐까요.


글 박미래 대학생 기자(부경대 정치외교 2)·한지연 대학생 기자(아주대 정치외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