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주년 특집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단순히 ‘대학 총장’ 출신이라는 해석만으로는 ‘3년 연속 1위’를 설명하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캠퍼스 잡앤조이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전국의 대학생 1000명에게 ‘닮고 싶은 CEO’를 물은 결과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금융업 부문 1위에 올랐다. 2010년부터 KB금융그룹의 수장을 맡고, 1년 후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단 한 번도 수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결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단이 어 회장을 직접 찾아 만났다. “임기가 끝나가니 올해는 안 뽑아주는 거 아닌가 걱정했다”는 어 회장의 인사말에 인터뷰에 함께 한 기자단의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리며 유쾌한 대화가 이어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 수장’이자 ‘대학 총장·교수’ 사이의 간극은 그렇게 허물어졌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대학생 기자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 1위에 오르셨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셨는지요.

어윤대 회장 : 우선 영광이라는 말부터 하고 시작할까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봤을 때,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롤모델로 삼아준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죠.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일하면서 받은 상만 50개가 넘어요. 그중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대학생들이 뽑은 닮고 싶은 CEO’ 1위예요. 작년 인터뷰 때도 같은 말을 했었죠. 올해는 임기가 끝나가니 속으로 ‘이번엔 안 뽑아주면 어쩌나’ 걱정도 했어요.(웃음)

1위의 이유는 첫째,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금융기업이 KB이기 때문일 거예요. KB의 수장이니 그만큼 유리한 것 아닐까요? 또 하나, 대학 총장 경력 때문이겠죠. 신문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다 보니 인지도도 그만큼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내심으로는 ‘지식이나 덕망이 높아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대학생 기자 : 혹시 ‘금융 3종’이란 말을 아시는지요. 금융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필수 스펙을 말하는데, 금융권 입사를 위해 갖춰야 할 조건에 무엇이 있을까요.

어윤대 회장 : KB의 경우 펀드투자상담사 같은 자격증이 입행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은행이에요. 아무 상관없죠. 면접이 훨씬 중요한데, 제일 많이 보는 것이 바로 인성이에요. 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일을 잘해낼 수 있느냐를 보죠. 단순히 자격증으로만 본다면 경영학 전공자가 제일 유리할 거예요. 하지만 실제 입행자의 전공 분포를 보면 여러 분야의 학과가 섞여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바로 인성이에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어요. 금융뿐 아니라 어디든 마찬가지예요. 하나는 건강! 입사 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야 비교 우위에 설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체력이 그만큼 중요하죠. 특히 학교 다니는 젊은 시절엔 간과하기 쉬워요. 둘째, 어학 능력이에요. 유럽을 보세요. 유럽연합(EU)으로 통합돼 비자도 안 받고, 기차로 다 연결돼 있잖아요. 네덜란드를 한번 볼까요. 17세기에 스페인을 꺾으며 강국이 되었고 지금도 잘사는 나라예요.

그럼에도 유럽인들 중 네덜란드 말을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무역, 비즈니스를 위해선 영어가 편하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네덜란드는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와 제2외국어를 공부해요. 고등학교만 나와도 자국어와 영어는 기본이죠. 평범한 사람들도 2~3개 국어가 보통이에요. 네덜란드의 경쟁력이죠. 여러분이 당장 일본, 중국, 혹은 하와이에 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뭐가 제일 불편할까요? 맞아요, 언어예요. 교과목으로,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언어는 생활 그 자체예요. 국제 공용어를 못한다는 건 곱셈을 모르고 수학을 하겠다는 것과 같아요. 어학은 어릴 때, 젊을 때부터 해야 해요.

대학생 기자 : 미래의 잠재 고객인 젊은 층에게 공격적인 투자를 하셨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락스타존’인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어떻습니까.

어윤대 회장 : 그전에 제 얘길 해볼까요. 미국에서 공부하며 처음 국민은행 통장을 만들었는데 그 후로 50년간 이용하고 있어요. 금융사 입장에선 첫 번째 고객과의 접점이 그만큼 중요하단 뜻이에요. 락스타존 초기에는 예금, 송금 같은 단순 업무 위주였어요. 대출이 없으니 애초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였죠. 최근에야 대출 업무도 취급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2~3년 후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경쟁사에서 조사하니 3년 전만 해도 젊은이들에게 해당 은행이 가장 인지도가 높았다고 해요. 그런데 작년부터 KB국민은행이 압도적인 1위가 됐다 하더군요. 락스타존 외에도 농구 타이틀 스폰서 같은 스포츠 마케팅 등 ‘젊은 기업 KB’라는 이미지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어요. 엄청난 홍보 효과죠. 실제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체크카드의 시장점유율 1등이 KB예요. 이 역시 락스타존을 통해 발급됐고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대학생 기자 :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의 구체적인 예가 궁금합니다.

어윤대 회장 : 예를 들어 방학이 되면 락스타 지점마다 고객 한 명을 뽑아 해외여행을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첫해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갔죠. 작년에는 어디였는지 아세요? 남극이에요. 올해는 뉴질랜드·스위스 하이킹 여행이 예정돼 있어요.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게 여행이잖아요. 사파리, 남극, 트레킹 같은 코스는 사회인들도 상상하기 힘든 코스죠. 꿈의 여행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동경과 희망을 주려는 노력이에요.

요즘 가장 중요한 경영의 트렌드가 바로 경영과 문화의 접목이에요. 예술의전당 이사장으로 일할 때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죠. 고객, 식당, 티켓 판매 등 모든 부문에서 아이디어를 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금융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예요. 예술이 함께해야죠. 락스타 지점에서 해당 대학 기악과 학생들이 연주회를 연다든가 랩 공연 콘테스트를 연 것도 모두 이런 시도의 일환이에요.

광고도 그래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씨를 모델로 쓰거나 랩으로 CM송 만드는 것 같은 경우죠. 그만큼 젊은이들에게 브랜딩 파워가 높아진 동력이 됐어요. 이런 노력을 통해 KB가 브랜딩 파워에서 4대 그룹 바로 뒤에 설 정도가 되었죠.

대학생 기자 : 고려대 총장 시절부터 청년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셨습니다. 만약 지금 회장님께서 대학생 신분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하시겠습니까.

어윤대 회장 : 우리 회사 중역들, 임원진들보다 제 사고나 접근성이 가장 젊다고 자부해요. 오랜 시간을 대학에서 보냈기 때문이죠. 대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직장, 즉 구직 스트레스가 대단하겠지만 대학을 마치는 게 직장을 구하기 위한 목표가 돼선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취업은 대학 생활의 결과이지 수단이 아니에요.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 나이가 드니 안 되는 게 두 가지더군요. 우선 눈이 나빠져요. 그러니 책을 빨리, 많이 못 보죠.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정독보다는 엄청나게 다독을 하려고 노력하겠어요. 4년 동안 1000권 정도는 읽어야겠죠. 둘째는 ‘몸짱’을 만들고 싶어요.(웃음)
전공은 수업만 열심히 들으면 따라갈 수 있어요. 학문적 관심이 있다면 더 공부해 학자로 나가면 되죠. 그게 아니라면 책을 많이 읽어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야 해요.

경제, 경영, 심리학 등 어떤 전공이 됐든 석·박사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수학과 통계학이에요. 모든 연구의 기본이 바로 수학과 통계거든요. 학부 때 잘 배워두면 대학원 공부가 저절로 될 거예요. 기본적인 툴을 익히는 게 그만큼 중요하단 뜻이죠. 나이 든 어르신들이 인터넷, 스마트폰 잘 못 다루잖아요. 젊은 직원들은 굉장히 잘하죠. 똑같아요. 기본 툴을 잘 익힌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아야 해요. 그 다음이 몸짱이에요.(웃음)

여유가 있다면 방학 때 공부는 하지 않고 여행만 하겠어요. 유럽이나 미국같이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보다 못한 곳을 찾고 싶어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나 용기를 얻을 수도 있고 인류에 대한 애정, 배려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대학생 기자 : 어떤 CEO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여유가 생기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어윤대 회장 : 집에선 TV를 잘 보는데, 드라마는 평생 본 작품이 몇 개 안 될 정도로 관심이 없어요. 주로 스포츠 채널을 좋아하고, 치매 안 걸리려고 바둑도 많이 보죠.(웃음) 아내가 이화여대 음대 교수예요. 그러다 보니 음악회를 많이 찾는 편입니다. 공연장 가기 전에 위키피디아 같은 곳에서 예습도 해요. 공부하고 보면 그만큼 감상하기도 편하죠. 30분만 투자하면 되거든요.

요사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어요. 오늘 온 여러분 모두 100세까지 살 거예요. 100세 시대죠. 그런데 “집에 누워서 살 바엔, 산에 누워서 사는 것과 아무 차이도 없다”는 거예요. 항상 걸으세요. 하체 운동이 특히 중요해요. 18세기 미인도를 보세요. 지금 기준으로 하면 전부 뚱뚱하잖아요. 요사이는 전부 호리호리하죠. 미인에 대한 가치관 판단이 바뀐 거예요. 10년 후면 ‘건강미’가 미의 기준이 됩니다. 이두박근, 삼두박근이 미의 기준이 된단 뜻이에요. 남자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도 근력운동 많이 해야 해요. 고령화 대책의 핵심도 건강이에요.

대학생 기자 : 금융권 최초로 채용 시 스펙난을 없애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윤대 회장 : 그 결정에 제가 직접 관여하진 않았어요. 인사팀에서 결정한 일이죠. 하지만 나중에 보고를 받고 “잘했다”고 칭찬했어요. 스펙을 보지 않는 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펙이 뭡니까? 예전 과거제도와 다를 게 없어요. 젊을 때 얻은 것 하나로 평생을 먹고사는 개념이죠. 중·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학생도 중장년이 되면 더뎌질 수 있는 거예요. 직장에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성적 좋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스펙을 먹고사는 것처럼 불행한 일도 없죠.

대학생 기자 :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이 바로 금융입니다. 교수와 총장으로 일하신 경험에 비추어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윤대 회장 :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금융기관만큼 좋은 직장이 없는 건 사실이에요. 대학교수보다 월급이 높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안정적이기까지 하니 앞으로도 금융업이 좋은 직장으로 계속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그 안에서 차별화는 이뤄지겠죠.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사원과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복잡한 업무를 하는 사원으로요. 또 앞으로의 금융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바뀔 거예요. 지금은 국내 금융 위주죠. 5~10년 후면 세계 금융과 우리 금융이 통합돼요. 수많은 정보와 고급 지식이 묶이는 것이죠. 직원 하나하나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지식도 차이가 날 겁니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스펙을 먹고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대학생 기자 : 올 초 KB국민은행에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활발한 해외 진출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성과와 계획은 어떻습니까.

어윤대 회장 : 한국의 경제 규모가 GDP로 보면 세계 10위권이에요. 그런데 국제화지수를 보면 금융권이 가장 떨어져요. 외국에 진출해 있는 자산, 인력 등으로 인덱스를 만들면 전체의 4% 수준밖에 안 되죠. 국내 영업이 96%나 된다는 뜻이에요. 반면 미국의 씨티나 영국의 HSBC 같은 곳들은 국내와 해외가 딱 절반 수준이죠. 한국 경제의 경우 대외의존도(GDP 대비 무역량)가 120%가량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죠. 그런데 유독 금융만큼은 국내 지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변화의 준비가 많이 부족하단 뜻입니다. 앞서 얘기한 언어 문제도 같은 맥락이에요. 중국에 가서 중국말 안 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예금하라” 할 수 있겠어요. 금융인에게 요구되는 자격이나 경험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미 금융기관의 국내 자산성장률은 침체기에 들어섰어요.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이 빠르게 늘고 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제화가 필수예요.

가장 필요한 게 인력풀이에요. 영어를 하느냐 못 하느냐로 벌써 비교 우위가 갈리는 거죠.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이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이에요. 이들이 어디서 컸느냐. 남미예요. 이유가 뭘까요? 맞아요. 스페인어를 쓰기 때문이에요. 문화적·언어적 장벽이 없는 곳에서 영토를 넓힌 거죠. 그에 반해 한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은 LA, 오사카의 한인타운밖에 없어요. 심지어 LA 교민도 씨티은행 가지 국민은행 안 가요. 신용도의 차이죠. 펀딩 코스트(자본조달 능력)가 떨어지는 걸 극복하는 게 제일 어려운 과제예요.

대학생 기자 : 곧 임기를 마치시는데, 앞으로 하시고자 하는 일이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요.

어윤대 회장 : 있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어요. 무언가 큰일보다는 작지만 나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어요. 부지런하면 독거노인 목욕 봉사를 할 수도 있고,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한다면 예술의전당 같은 곳에서 내 능력과 네트워크로 많은 사람이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기여할 수도 있겠죠. 작은 일이라도 사회에 기여하고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해요. 캐나다에서 1년간 교수를 했을 때, 그곳으로 이민을 온 친구가 “은퇴 후에는 동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게 꿈”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일을 찾고 싶어요. 대학교수, 은행 회장에 걸맞은 일이 아니라 작은 일일지라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마 그런 일을 하게 될 거예요.

대학생 기자 : 교수와 총장, 금융전문가, CEO까지 두루 경험하셨습니다. 이 정도면 어릴 적 꿈을 다 이루신 건가요.

어윤대 회장 : 아니에요. 어릴 때는 스포츠기자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글재주가 모자라서 안 된 것 같아요. 지금도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죠. 대학생이라면 무언가 하나라도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내 인생의 펀(fun)을 위한 전문가를 말하는 거죠. 최고가 아니어도 좋아요. 꽃을 좋아하고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면 꽃사진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남들한테 큰소리칠 수 있는 한 가지, 그게 굉장히 중요해요. 남들에게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자신감을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어렵지 않아요. 당구 400 친다? 그것도 좋아요. 뭘 하든 전문가가 되세요. 단 하나, 흡연만 빼고요.

대학생 기자 : 끝으로 진로와 미래로 한참 고민 중인 대학생들에게 인생의 멘토로서 들려주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윤대 회장 :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다 다르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다 달라요. 그런데 인생을 죽 지나오면서 보니 ‘착한 사람’이 제일 중요한 인재더군요. 어느 정도 성공하면 대개는 남을 배려하기 어려워지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항상 얘기하는 게 “노력하는 지성인이 돼라”는 말이에요. 물론 쉽지 않아요. ‘노력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학창 시절에 공부 열심히 하는 거? 그걸로 끝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요. 평생 자기의 지식, 즉 부가가치 높이는 일에 열중하되, 아까 말했듯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해요. 속세의 의미로 ‘내 주위에 성공한 사람이 얼마나 많이 친구로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착한 사람이 내 옆에 얼마나 많은가’도 중요해요. 오히려 후자가 훨씬 어려운 길이에요.



진행 김상헌 한국경제매거진 이사│정리 장진원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