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KB금융그룹 3년째 1위, 신세계·SK텔레콤도 질주

캠퍼스 잡앤조이가 창간 3주년을 맞았다. 올해도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창간 기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국(서울·수도권 및 6대 광역시)의 대학생 1000명(남녀 각 500명)이 ‘일하고 싶은 기업’과 ‘닮고 싶은 CEO’를 선정하는 데 참여했다. ‘일하고 싶은 기업’ 리스트는 캠퍼스 잡앤조이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에서 선정한 ‘2012년 100대 기업’을 참조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803개 기업이 대상이다. 비록 실적 부진으로 100대 기업 순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인지도나 관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해 이번 조사 리스트에 추가한 기업도 있다(LG전자 등).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조사 대상 구분을 8개에서 6개로 줄였다. IT와 비IT로 나누었던 ‘제조업’ 부문을 통합했고, ‘은행·지주’와 ‘카드·증권·보험’으로 나누었던 ‘금융업’도 통합했다. ‘IT·인터넷·통신’ 부문은 국가 경제 전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가는 비중을 고려해 따로 묶어 조사했다. 부문별 ‘일하고 싶은 기업’ 중 제조업 부문은 예상하듯 삼성전자가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비제조업 부문 1위에 신세계가 처음 오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닮고 싶은 CEO’ 제조업 부문 1위를 여전히 지켰고,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도 금융기업 CEO로선 유일하게 3년 연속 ‘닮고 싶은 CEO’ 1위에 올랐다.
[창간 3주년 특집] 대학생 1000명이 뽑았다!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의 독주는 어디까지일까. 대학생이 꼽은 일하고 싶은 기업 ‘제조업’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조사에서 ‘제조업-IT’ 부문으로 나눠 조사했을 때 나왔던 67.5%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에는 못 미쳤다. 25.1%로 삼성전자가 ‘제조업’ 부문 1위를, 아모레퍼시픽이 15.0%로 2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제조업-비IT’ 부문에서 현대자동차와 포스코에 밀려 3위에 그쳤던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세가 주목된다. 여대생 조사 결과만 보면 27.2%의 응답률로 삼성전자를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 조사에서 1위(제조업-비IT 부문)에 올랐던 현대자동차는, 올해 조사에서는 제조업 전체 기업 중 6위(5.2%)에 오르는 데 그쳤다. ‘제조업’ 부문 3위에 오른 CJ제일제당과 5위를 차지한 KT&G의 경우 청년들 대상의 활발한 마케팅과 기업 이미지 개선이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비제조업’ 부문에선 신세계가 14.1%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5위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순위 상승이 크게 눈에 띈다. ‘IT·인터넷·통신’ 부문을 따로 떼어내면서, 지난해 조사에서 1위에 오른 NHN이 빠진 영향이다. 2위와 3위는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13.0%)과 아시아나항공(10.9%)이 사이좋게 올랐다.

올해 조사부터 신설된 ‘IT·인터넷·통신’ 부문에선 SK텔레콤이 28.9%라는 높은 응답률로 수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업계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으면서 통신사 중 업계 1등인 SK텔레콤의 호감도가 덩달아 상승한 결과다.

지난해 조사에서 ‘비제조업’ 부문 1위에 올랐던 NHN은 이번 조사에서 근소한 차이의 응답률(26.1%)로 2위에 머물렀다. 통신 양대산맥인 SK텔레콤과 KT(3위, 11.7%)를 제외하면 톱5 중 3개사가 모두 인터넷 포털 기반 기업이다. 갈수록 커져가는 포털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결과. NHN이 2위,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가 4위(9.8%), 다음커뮤니케이션즈가 5위(8.2%)에 올랐다.
[창간 3주년 특집] 대학생 1000명이 뽑았다! 일하고 싶은 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

대학생들이 꼽은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 1위로 ‘업무 만족도’가 꼽혔다. 1000명의 조사 대상 대학생 중 23.6%가 일의 만족도를 최고의 가치로 꼽은 것. 지난해 조사에서 4위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1위에 올랐던 ‘기업의 장래성 및 지속 가능성’은 22.2%의 응답률을 얻어 근소한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고용 안정성’이 15.9%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보수(연봉)’는 15.0%로 4위에 그쳤다. ‘좋은 처우’보다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안정적인 고용이 직장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결과다. ‘개인의 성장 가능성’이 13.2%의 응답률로 5위를 차지한 것도 비슷한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창간 3주년 특집] 대학생 1000명이 뽑았다! 일하고 싶은 기업
한국전력공사 공기업 1등 유지

‘금융업’ 부문은 KB금융그룹이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KB금융그룹은 관련 기업 중 유일하게 20%대(21.5%)의 응답률을 기록해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금융기업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삼성카드(11.4%)와 삼성증권(11.3%)이 각각 2, 3위로 뒤를 이어 금융업에서도 삼성의 저력이 확인됐다. 10.6%의 응답률로 4위를 차지한 IBK기업은행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은행·지주’ 부문에선 톱5 안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 코미디언 송해를 모델로 한 광고 전략이 인지도 상승에 폭넓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하고 싶은 기업 ‘공기업’ 부문에서는 지난해 조사와 마찬가지로 한국전력공사가 1위에 올랐다. 한전의 경우 고질적인 수익 악화로 한경비즈니스 선정 ‘100대 기업’에는 끼지 못했다. 하지만 매출액 등만으론 거대 공룡 공기업답게 대학생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 1위 자리를 지켰다. 고용 안정성, 사원 복지 및 처우 등에서 큰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부문 2위는 한국관광공사가 차지했다. 17.0%의 응답률로, 1위와는 불과 1.8%포인트 차. 재미있는 건 한전의 경우 남학생이 25.2%, 여학생이 12.4%인 데 반해 한국관광공사는 남학생이 10.6%, 여학생이 23.4%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최고 인기 공기업 두 곳의 남녀 선호도 차이가 확연히 갈린 것이다.

‘외국계 기업’ 조사에선 구글코리아가 47.9%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과반인 51.2%가 구글코리아를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았다. 2위를 차지한 넥슨코리아가 8.7%의 응답률을 보인 가운데 한국씨티은행, 한국IBM,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홈플러스 등이 5%대의 응답률로 대동소이했다.



글 장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