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시험에 나와! 족집게 경제 상식

Crushed piggy bank over white. computer generated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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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시작해보자구! CDS는 ‘Credit Default Swap’의 약자야. 우리말로는 ‘신용 부도 스와프’라고 하지. 이 순간 신용카드를 떠올렸거나 심지어 ‘미국 경찰특공대(SWAT) 비스무리한 건가’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자기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며 다음 내용을 읽어보길 권해.

Credit은 신용이고 Default는 부도고 Swap는 뭔가를 바꾼다는 뜻 아니겠어? 그럼 짱구를 굴려보자구. 스마트한 친구들은 답을 찾았을 수도 있어. 맞아. ‘부도나 파산의 위험을 신용과 맞바꾼다’는 뜻이야. 그럼 뭘로 맞바꾸느냐? 당근 돈이지.

CDS는 보험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쉬워. 예를 들어 A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했어. 그런데 이를 사들인 B은행은 ‘행여나 A기업이 만기 때 돈을 못 갚으면 어쩌나’ 불안해지거든. 이때 B은행이 C금융회사와 CDS 계약을 맺는 거야. 그러면서 수수료 개념의 보험금을 지불하게 되는 거지. 그게 바로 CDS 프리미엄이야. 만에 하나 A기업이 부도가 나더라도 부채는 C금융회사가 B은행에 물어주게 돼 있어.

CDS는 1990년대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처음 개발한 파생상품으로, 2007년에는 시장 규모가 62조 달러를 넘을 정도로 성장했어.
A JPMorgan office building is shown, Monday, May 14, 2012, in New York. JPMorgan Chase, the largest bank in the United States, said Thursday that it lost $2 billion in the past six weeks in a trading portfolio designed to hedge against risks the company takes with its own money. (AP Photo/Mark Lennihan)
A JPMorgan office building is shown, Monday, May 14, 2012, in New York. JPMorgan Chase, the largest bank in the United States, said Thursday that it lost $2 billion in the past six weeks in a trading portfolio designed to hedge against risks the company takes with its own money. (AP Photo/Mark Lennihan)
국가 ‘부도’ 경고하는 신호등

비단 기업뿐만 아니야. 독립된 경제 단위 중 가장 큰 편에 속하는 ‘국가’도 마찬가지지. 나라에서도 국고채를 발행하잖아. 우리도 1997년 IMF 외환 위기의 굴욕을 겪은 바 있고, 유럽도 PIIGS니 뭐니 하며 국가 부도 사태 직전이야. 당연히 이를 대비한 국가 CDS도 있지. 주로 국고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데, ‘경제 위기네 뭐네’ 하는 소리만 나오면 신문이나 뉴스에 ‘CDS 프리미엄 급등’이란 기사가 꼬리표처럼 딸려오게 마련이야.

이유는 간단해. 금융상품을 팔면 구매자에게 이자를 주지? CDS도 마찬가지야. 예를 들어 그리스의 5년물 국고채 CDS를 샀다고 가정해보자구. 언제 망할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나라의 국채를 사려는 사람이 있겠어? 당근 없지. 그러니 이자, 즉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거야. ‘이자라도 후하게 쳐줄 테니 인기 없는 국채지만 좀 사줘’ 뭐 이런 식인 거지. 반대로 경제가 안정되고 성장 전망이 높은 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당근 하향세를 보이겠지.

다시 한 번 알기 쉽게 정리해볼까. 1. CDS 프리미엄은 기업과 국가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2.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자산에 대한 신용 위험이 커진다. 3. 부도 위험이 큰 기업이거나 경제 위기가 현저한 국가일수록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다. 4. CDS 프리미엄이 갑자기 급등한다면 경제의 이상 신호, 즉 위기가 왔다는 뜻과 같다.

실제로 미국발 금융 위기가 터졌던 2008년 말,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급등했어. 이듬해인 2009년에 들어서야 안정세를 되찾았지. 미쿡애들 때문에 우리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모두 휘청했었지만, 한국의 CDS 프리미엄만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올라 문제가 되기도 했었지. CDS 프리미엄이 과연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는 데 적확한 지표냐 하는 지적이었어.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


글 장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