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커피 한 잔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영어 프로그램 진행자, 스타 강사, 베스트셀러 작가…. 개그맨 김영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부쩍 많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그를 ‘멘토’라고 부르는 20대도 늘고 있다. 아직은 유재석, 강호동과 견줄 만한 ‘1인자’도 아니고 워쇼스키 남매 앞에서 침묵하게 되는 ‘학원 스타일 영어’를 구사하고 있지만 그의 ‘열정’과 ‘도전 정신’은 청춘들을 위한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들이 열정 멘토 김영철과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월요일 오전 9시. 그리 달갑지 않은 인터뷰 시간이다. 남들보다 빨리 하루를 시작하는 기업인도 아니고 9 to 6의 직장인도 아닌 ‘연예인’이 아침 일찍 인터뷰를 잡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아침 일찍 소집된 것이 억울해 조금만 늦어도 불평을 늘어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자의 각오가 무색하게 그는 약속된 시간에 정확하게 등장했다. 일찍 도착해 이미 라디오 녹음을 마치고 메이크업도 하고 오는 길이란다. 손에는 커피 한 잔도 들려 있다. 그가 얼마나 부지런하고 바쁘게 움직이는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굉장히 부지런하신 것 같아요. 아침 일찍부터 인터뷰도 하시고.

성공한 사람 중에 저녁형 인간은 없잖아요.(웃음) 사실 예전에는 부지런한 편이 아니었어요. 지루하고 진부하게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많았죠. 2년 전부터인가 변한 것 같아요.

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계획표를 쓰면서부터예요. 저는 매주 일요일 저녁이 되면 책상에 앉아 일주일간의 일정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둬요. 라디오 녹음, 인터뷰, 행사 등 굵직굵직한 일부터 산책, 두피 관리, 피부과 방문 등 작은 일정까지 세세하게 정리하죠. 계획표를 쓰니까 일부러 더 하루를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약속이 겹쳐서 취소하거나 당일에 급하게 약속을 잡는 일도 없어지고요.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평소에 강연도 많이 다니시고 최근에는 자기계발서도 출간하셨죠. 대학생들에게는 ‘개그맨’보다 인생의 ‘멘토’로 다가가는 느낌이 들어요.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라디오에서 영어 구절을 말해야 하는데 정확한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던 적이 있었어요.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보려는데 함께 진행하던 정선희 씨가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해”라며 말리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제가 전문 영어 강사도 아닌데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더라고요. 그 일을 계기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니 삶이 훨씬 편해졌어요.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려고요.

지난 2월에 열린 ‘캠퍼스 잡앤조이 특급 강연 릴레이’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죠. 특히 “목표를 높게 잡아라, Think Big!”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기본적인 목표를 크고 확실하게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20대의 젊은 친구들이 이왕이면 발칙한 꿈과 큰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어제 김연아 선수가 15세 때 했던 방송 인터뷰를 우연히 봤어요. 교정기를 낀 채 부끄러워하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당시에는 가능할 것 같지 않던 꿈이 결국 이루어진 거죠. 그 장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발칙한 꿈을 일단 뱉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김영철 씨의 ‘발칙한 꿈’은 무엇인가요?

2018년 즈음에는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요. 조금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괜찮고요. 해외에서 오디션도 보고 싶어요. 그래서 얼마 전에는 미드 ‘로스트’에 출연했던 배우 김윤진 씨의 남편에게 미국 드라마의 오디션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도 했어요. 남편이 매니저 일을 하고 있거든요. 김윤진 씨가 새로 시작하는 미드에 출연하는데, 혹시 시즌 2가 제작되면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웃음)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실패할 경우, 혹은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목표한 바를 다 이루는 경우는 많지 않죠. 그 과정에서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중간 중간 자신을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일에 의미를 두면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거죠. 평소 계획하던 여행을 준비하거나 필요했던 물건을 구입하면서도 ‘이건 날 위해 주는 선물이야’라는 식으로요.

영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는 어학 능력이 커리어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방송인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하춘화 선배님 흉내 내는 것이 제 개인기의 대부분이었죠. 이제는 영어를 하나의 개인기, 특기로 만들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우물쭈물 말하던 톤도 영어를 배우면서 하이 톤으로 높아졌고, 남들 앞에 서서 당당하게 강의도 할 수 있게 됐잖아요.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우리나라 학생들이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 비용이 어마어마하죠. 하지만 투자만큼 실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죽기 살기로 하지 않기 때문이죠. 영어책 한 권을 끝까지 다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죠. 저는 영어 공부를 10년째 하고 있는데 이제 조금 영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많고 CNN을 듣는 것은 어렵죠.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절실함을 가지고 꾸준히,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세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어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올해 나이가 벌써 마흔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만약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웃음) 사실 그때로 돌아가도 지금보다 잘 살 자신이 없거든요. 그만큼 지금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거겠죠?

그래도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일단 사랑을 많이 하고 싶어요. 부딪치고 깨지는 일도 경험해보고 싶고요. 저는 10대, 20대 때 남들이 겪는 방황이나 일탈의 시간이 없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경험이 없는 게 조금 아쉽기도 해요.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고민이 많은 이 시대의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기 개그맨·스타 강사·베스트셀러 작가 김영철 “청춘이여, 발칙한 꿈을 꿔라”
요즘 취업의 과정이 쉽지 않죠. 하지만 그게 인생의 시작인 것 같아요. ‘취업’은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통과의례 중 하나예요.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많은 학생이 스펙 쌓기에 매진하는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한다면 자연스럽게 스펙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해요. 저도 영어를 공부하다 보니 책도 출간하고, 강연도 하고, 방송도 할 수 있게 됐잖아요.

굳이 ‘이런 스펙을 쌓아야지’ 하고 의식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꾸준히 노력해서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 더 신나고 즐겁지 않을까요?

인터뷰를 함께 한 대학생 기자
표진섭(인천대 경제 4)
박지원(충북대 국제경영 3)

글 박해나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