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에 대한 남자들의 흔한 환상 하나.

‘여대는 교문 100m 전부터 향기가 나고, 여대생들은 모두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교정을 거닐 거야.♥♥’

남녀 공학에 대한 여대 신입생의 흔한 상상 하나.

‘매일매일 훈남 선배들이 점심을 사주고 과제를 도와주고, 그러다 보면 1학년이 가기 전에 CC가 되겠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이 명제. 사실일까, 착각일까.
[남녀 공학 vs 여대] 뭐? 여대에선 외모 경쟁이 치열하다고?
PART1 ‘전설의 여학교 트리플’ 본 기자의 관찰기

여대에 입학해 1년을 다닌 본 기자. ‘전설의 트리플(여중, 여고, 여대)’을 달성했기에 남녀 공학 라이프에 남다른 환상을 갖고 있었다. 환상인지 착각인지 직접 확인하고자 2012년 9월부터 5개 남녀 공학 대학(고려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대, 숭실대)으로 출동했다. 남학생 틈에 섞여 도강을 하고,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벤치에 앉아 여대와는 다른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기를 수십 차례. 드디어 트리플녀의 눈에 남녀 공학과 여대의 차이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남녀 공학, 이런 게 다르더라

1. 남자와 여자, 안정적인 비율

역에서부터 다르다. 남녀가 비슷한 비율로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 여대는 지하철역에 여성이 80% 이상이다. 말로만 듣던 CC가 다정하게 지나다니고, 심지어 강의 시간에도 귓속말을 주고받더라! 여대에서 절대절대 볼 수 없는 어메이징한 상황.

2. 10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층

여대는 교수님 빼면 거의 비슷한 또래다. 학부생의 경우 나이가 많아봐야 20대 중반. 하지만 남녀 공학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져 있더라! 심지어 30대 초반의 학부생이 있다는 사실. 10년 이상 차이가 나도 함께 공부하는 선후배일 뿐.

3. 학식을 ‘모두 다 함께’

여대에선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남녀 공학에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밥을 먹는 풍경이 더 자연스럽다. 물론 남녀 공학 식당에도 나 홀로 라이프를 즐기는 이가 적지 않다. 조금 다른 점은 빛의 속도로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뜬다는 것.

4. 6시가 지나도 학교가 북적

여대는 8~9교시가 끝나면 학교가 텅 빈다. 이 사실은 얼마 전 여친을 마중하러 학교 앞에 온 한 남자의 말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다. “너희 학교는 고등학교 같아. 사람들이 야자 끝난 것처럼 다 나가.” 그런데 남녀 공학은 수업이 끝나고 해가 져도 사람들이 많다.
[남녀 공학 vs 여대] 뭐? 여대에선 외모 경쟁이 치열하다고?
1. 이런 건 여대가 짱이야

조윤선(동덕여대 보건관리 1): 여대는 더치페이 문화가 잘 발달돼 있어. 식사 후 계산할 때 편하지.

전예은(서울여대 사회복지 1): 학교에 여자만 있어서 외모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이야. 맘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어서 좋아.



2. 이 맛에 남녀 공학 다니지

변석영(고려대 식품자원경제 1): 사회 활동은 남녀가 함께하는 거잖아? 남녀가 어울리는 조직을 미리 경험해서 사회 진출 후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최윤조(극동대 간호 2): 다양한 관심사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아무래도 남학생들과 생활하다 보니 남자인 친구(남자친구·애인과 다른)를 사귀기가 쉽지.



3. 여대는… 이래서 OTL

조윤선(동덕여대 보건관리 1): 남녀 공학보다 동아리 활성화가 덜 돼 있는 게 사실이야. 탄탄한 선후배 관계를 보면 가끔 부러워.

염지연(동덕여대 보건관리 1): 수업을 제외하면 다른 모임이 거의 없어. 무엇보다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이 여자뿐이라는 것!(교수님, 교직원 제외)



4. 남녀 공학에도 단점이 있어

전안성(건국대 영어영문 1): 남자와 여자의 관심이 달라서인지 벽이 느껴질 때가 있어. 같은 또래라도 남학생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아.

최윤조(극동대 간호 2): 남자 동기들과 함께 생활을 하다 보면 시선에 신경 쓰일 수밖에 없어. 공부보다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두는 순간 공부는 뒷전이 되는 거지.



5. 우리는 니들이 부러워!

전예은(서울여대 사회복지 1): 이성인 동기와 선배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러워!

신지은(동덕여대 보건관리 1): 친밀한 선후배 관계, 나도 갖고 싶다.

변석영(고려대 식품자원경제 1): 줄을 서는 소개팅, 미팅을 보면 여대에 다니고 싶어져.

전안성(건국대 영어영문 1): 검도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냐. 여대에선 이런 고민은 없겠지?
[남녀 공학 vs 여대] 뭐? 여대에선 외모 경쟁이 치열하다고?
PART2 지상 좌담회 ‘여대 vs 남녀 공학’ 리얼 학교생활


여대와 남녀 공학은 1부터 10까지 모두 다르기도 하고, 또 같기도 하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리얼 학교생활에 대해 여학생 4명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서로의 학교생활 엿보기 스타트!

여대 대표 : 동희(성신여대 글로벌의과학 2), 나현(숙명여대 교육 1)
남녀 공학 대표 : 석영(고려대 식품자원경제 1), 안성(건국대 영어영문 1)



애프터 스쿨

학교 중앙 동아리에 가입해서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은 모임에 가야 해. 물론 남녀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지. 이뿐만 아니야. 응원 OT 연습이나 사발식 같은 이벤트가 많아서 수업이 끝나도 학교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역시 동아리 활동으로 방과 후에도 바쁜 편이야. 보통 강의 시작 전이나 후에 매주 3번의 모임을 해. 모임이 없는 날도 바쁘긴 마찬가지지. 요즘은 학교 앞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어.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이 4 대 6 정도인 것 같아. 특별한 날이 아니면 바로 집으로 가는 편이지.



MT 문화

MT 가면 여학생들은 아주 편해. 남자들이 고기 굽고 궂은일 다 하니까 먹기만 하면 돼. MT 가면 술은 무조건 섞어 마시는 게 진리지.

우리 과 MT에선 의리주를 돌릴 때 여자들은 냄새만 맡아도 돼. 남학생들이 거의 다 흑기사를 자청하거든. 술 게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 여학생만 둘이 걸린 경우에는 넘어가는 편이지.

여자들끼리 MT 가면 재미없을 것 같지? 그렇게 생각하는 학우들을 위해 다양한 게임과 놀거리를 준비해. 우리 과의 경우 1년에 한 번 총MT를 가는데, 이때 선후배와 친해질 기회를 마련하곤 해. 술은 절대 강요하지 않아.

MT 가면 맥주를 주로 마시는데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야. 단 고기는 우리가 직접 구워 먹어야 한다는 사실.



패션&메이크업

입학하고 첫 학기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어. 하지만 2학기가 되니까 좀 달라지더군. 선배와 동기들이 예쁘게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자극이 생기더라고. 이때부터 옷차림이나 화장에 조금씩 신경을 쓰기 시작했어.

주위에 보면 수업에 따라 패션이나 메이크업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여러 학과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하는 교양 강의가 있는 날이지.

평소에 편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어. 과 전체를 둘러보면 민낯에 편안한 옷차림을 한 친구가 대부분이야. 간혹 풀메이크업에 옷차림까지 신경을 쓴 친구가 있으면 오히려 놀려먹기 바쁘지. “너 오늘 어디 가?” 하면서 따라다니기.

여대에선 외모 경쟁이 심하다고 말을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야. 그보다 각자 취향에 맞게, 편안하게 하고 다니는 학생이 더 많은 것 같아.



동아리 활동

같은 동아리 사람들과 모두 친해. 지난 여름방학에 동아리 MT를 갔는데 이웃에 온 여대 동아리 학생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봤어. 남녀 공학에선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

대개 남자 선배는 여자 후배를, 여자 선배는 남자 후배를 잘 챙겨주지. 그리고 선배가 치킨을 쏘는 것도 진리야.

여대는 학내 동아리보다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연합 동아리가 훨씬 인기가 좋아.

맞는 말! 신입생은 연합 동아리 가입이 필수지. 하지만 이내 그만두고 학내 동아리만 하는 경우도 많아.


글 이민아 대학생 기자(동덕여대 보건관리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