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여성창업에 대한 선입견 깨는 스페이스 살림
소셜뮤지엄 할머니 학교, 스여일삶, 그립컴퍼니 등 여성 혁신 스타트업 입주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스페이스 살림은 ‘성평등 희망도시 서울 실현’을 위해 서울시에서 동작구에 설립한 성평등 창업공간이다. 2021년 상반기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 일자리와 가족의 관계를 살리는 일·가족·생활 혁신공간으로써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다. 젠더 관점으로 접근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여성 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를 만나봤다.
스페이스 살림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페이스 살림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페이스살림은?
스페이스 살림은 '성평등 희망 도시 서울 실현'을 위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운영하는 성평등 창업공간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젠더 관점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도 성장하고 일하는 사람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비즈니스 형태로 이어지도록 지원해 일과 삶의 변화와 혁신이 실현되는 서울 시민의 즐거운 놀이터로써 자리한다.

입주 기업은 어떻게 모집하고 있나요
“‘서류심사-대면심사’를 거쳐 입주기업을 모집합니다. 사업모델의 완성도, 서비스의 독창성과 젠더 관점, 언택트 비즈니스에 대한 접근성 등을 고려해 모집합니다. △성장·일반형 여성 기업 △전시판매형+매장형 기업 △커뮤니티형 조직 기업 △홍보관+편집매장 입점 기업 △예비·초기기업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업을 모집했습니다. 중소기업법령에 따라 기업 직원의 50% 이상이 여성이거나, 여성 기업 인증을 받았다면 남성 대표 기업도 입주할 수 있습니다.”

현재 어떤 기업들이 입주해있나요
“현재 스페이스 살림에는 AI기업부터 비건 매장까지 혁신적인 여성 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기업 모집 때부터 성평등한 세상에 기여할 수 있거나 지속가능한 삶을 제안할 수 있는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모집했죠. 여성 창업하면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달리 입주 기업들은 대부분 테크기반 기술이나 혁신형 스타트업입니다. 고령인들과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기획자 커뮤니티인 ‘소셜뮤지엄 할머니 학교’나 스타트업 여성들의 커뮤니티인 ‘스여일삶’, 라이브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립컴퍼니’, 공동소송 플랫폼인 ‘화난사람들’ 등 사회 변화를 선도해가는 여성 기업들도 입주해 있습니다.”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입주 시 기업들의 경쟁률도 높았다고요
“경쟁률도 상당히 높았어요. 12개 기업 모집에 200여개 기업이 지원할 정도라 저희도 놀랐죠.(웃음) 현재는 97개 업체가 선발된 상태며 2021년에는 150여개의 기업이 스페이스 살림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여성을 위한 창업기관인 만큼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많을 것 같아요
“스페이스 살림은 아무래도 여성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가장 큰 경쟁력이죠. 여성 창업가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분석하고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른 창업 지원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투자 지원을 위한 여성 펀드 운용사, 임팩트 투자사와 매칭도 지원합니다. 성평등 조직관리 교육과 창업가 네트워킹도 이뤄집니다. 입주 기업끼리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공간으로써 스페이스 살림을 일구고 있죠.”

공간 내 판매 채널도 있다고요
“창업가끼리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그들의 제품이 진출할 수 있는 고객과의 네트워크도 지원합니다. 오픈형 공간으로 지어진 스페이스 살림의 기업은 편집매장·홍보관에 제품을 전시·판매하며 고객과의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 살림 공간 내 있는 물리적 공간 외에도 온라인 채널을 지원합니다. 라이브 커머스, 스토어 등을 이용해 온·오프라인 경험을 하게 하죠. 스타트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판로개척인 만큼 활발한 지원과 참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성 스타트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2020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2020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 중 여성 CEO의 비율은 7.2%로 현저히 적습니다. 창업환경은 여전히 여성에게 유리하지 못하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여성 CEO 비율도 5.7%로 저조한 편이죠. 많은 CEO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평가절하 받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여성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나 심사 진행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나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한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스페이스 살림은 젠더 관점의 투자를 제안하려 합니다. 성별에 대한 편향성을 인식하고 특정 성별에 편중된 투자를 지양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목표점 중 하나입니다. 여성창업기업에 대한 편견이나 기회의 불균형 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스페이스 살림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여성친화적(women friendly) 기업들의 경우 일반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성과와 비재무적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죠. 이러한 많은 사례들에 대해서 공유하고, 혁신적 여성기업들을 소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스페이스 살림이 올해 이루려 하는 사업계획이 있다면요
“경제생태계에서 창업지원이나 투자 등 여성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를 만날 때에도 젠더펀드를 구축해 여성에게 투자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어요. 또한 서울시 성평등 기금과 같이 여성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 구성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주한 기업들이 지속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 펀드 구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살림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까요
“스페이스 살림은 성평등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과 시민의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 합니다.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여성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성평등한 환경 모델 확산을 위해 생활 속 성평등까지 이뤄내는 것이 주요 과제죠. 그러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성공 모델이 필요해요. 여성 유니콘 기업을 배출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하고 성과를 낼 계획입니다.”

subinn@hankyung.com